21살 여잡니다
바야흐로 제가 초딩 때 일입니다
집 앞에 미용실 하나가 있었는데 동네미용실이라 규모도 작고
주부가 하는거라 애기 한명도 미용실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그러다 할머니랑 미용실 이모랑 친해져서 그 계기로 저도
그곳에 자주 들락날락 했지요 ㅋㅋㅋㅋㅌ
그러다가 이모 애기가 예뻐서 자주 놀아주곤 했는데
이모가 매일매일 용돈 줄테니까 애기랑 놀아주지 않겠냐고
알바하는 거라고 생각하라고 해서 덥썩 물었지요 ㅋㅋㅋㅋ
저랑 애기랑 8살이 차이납니당
제가 10살때부터 애를 봐주기 시작해서 11살때
이모가 멀리 이사를 가시는 바람에 아이랑 헤어졌어요 ㅠㅠ
근데 애가 미용실에서 배움도 없이 보행기만 타고 지내다
보니 3살때까지 엄마 아빠 이 소리도 제대로 못했어요..
잘 걷지도 못하고 뭘 잡고 걸어야 하고
아무것도 안잡으면 금방 풀썩 넘어지고...
그랬던 아이였어요
그러다 제가 13살 때 다시 얼굴을 보게 되었지요 ㅋㅋㅋㅋㅋ
애기는 그때 5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걷고 엄청 큰 거 빼고는 그대로더라구요
말도 어버버하고...
그래도 깨물어버릴 만큼 이뻐서 품에 꼭 끼고 만화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ㅠㅠㅠㅠㅠㅠ
얘가 제 얼굴을 잡고 천천히 다가오더라구요
눈은 게슴츠레하니 입을 살짝 벌리고....
애기를 상대로 이런 상상을 한게 나빴지만 진짜 그 순간에
겁나 움찔해서 도망갔어요 얘는 자꾸 따라다니고
애가 자꾸 뽀뽀를 할라 하더라구요
귀엽게가 아니라 겁나 능글능글하게 ....ㅠㅠㅠㅠㅠ
그때를 마지막으로 그 뒤엔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21살이 되었고 얜 이제 13살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에 저도 바빴고 이모도 바빴기에 그냥저냥 연락없이
지내오다가
몇일전부터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벌써 내년이면 중학생이라고 ㅋㅋㅋㅋ 개멘붕오고
애 과외좀 시켜달라고 해서 맡겨만 달라고 공짜로 팍팍
해드린다고 공언했는데 ........
문제는 지금부터에요
그때의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사건이 오늘 있었어요 ㅠㅠ
이모 카톡으로 톡이 오더라구요
누나 뭐에?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교 6학년인데 저런거 맞춤법도 틀리다니
이상했지만 그냥 공부한다고 톡했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뒤이어 온게
사랑해
?
넌 나라는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어야 하는데
살갑게 오늘 처음 카톡해놓고 거기다 이제 막 두번째 톡인데
사랑해라니 ㅋㅋㅋㅋㅌㅌㅌ
이모가 시킨 줄 알고 당시에는 웃어넘겼어요 ㅋㅋㅋ
근데 이런 저런 말을 이어가보려고 했는데 말짱도루묵이더라구요
도저히 말이 안이어졌어요
무슨말하면 누나 뭐에
또 무슨말하면 사랑해
전화번호 알려줬는데 계속 알려달라 그러고
알려주니까 사랑해
뭐하냐고 물어보면 그난...(그냥)
여기까지만 봐도 초등학생 6학년은 아닌거 같지 않나요?
전 솔직히 얘랑 카톡하면서 유치원생이랑 한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아까 오는거 보고 식겁했습니당 ...
보보하고싶다 (뽀뽀하고싶다)
얘가 유치원생이면 귀엽구나 하고 넘기겠는데
13살짜리 남자애가 이젠 지 기억에도 없는 옛 아는 누나한테
하는 소리가 저겁니다 .... ㅠㅠㅠㅠㅠㅠㅠ
13살이면 머리 다 크지 않나요?
아빠어디가 애들만 봐도 막내인 준수조차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의사표현도 할 줄 아는데....
너무 충격적인 나머지 카톡 씹고 있는데 계속 누나 뭐에 라고
카톡이 와요.........
제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가요?
톡으로 나 00이야 누나 뭐에 자꾸 이러는데
이 아이 좀 정신적으로 아직 또래에 비해 성숙되지 못한건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에에서 뭬에로 언제 바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