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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겪었던 진상교사 썰
게시물ID : menbung_216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rusCato
추천 : 11
조회수 : 1261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5/08/06 16:28:24
40대 아저씨이고 딸만 있고 아들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가겠습니다.

91년도 고3때 '피박살'이란 별명을 가진 체육 선생이 있었음

애들을 때렸다 하면 피를 봐서 별명이 피박살

그당시는 수능이 아니라 학력고사라 체육 시간에 거의 자율 학습이나 수학 영어 등 대체 수업을 많이 했는데

이 선생은 자기 수업 시간에 자부심(?)이 강해서 밖에서 체육을 무조건 해야 했음

맨날 교실에 앉아서 10시까지 야자 하던 애들한테 일주일에 2번의 체육 시간은 고1 고2때는 꿀이였는데

고3이 되면서 또라이 체육 선생이 오면서 지옥이 되었음

3월달부터 시작된 체육 수업은 태권도 태극 1장만 6개월 동안 하면서 여기 멘붕썰에 올라오는 대부분

수위 높은 체벌은 거의 다 받아봤음

 여름방학이 지나고 매미가 힘이 없어 고꾸라질 무렵 지겹던 태극 1장이 끝나며 시작된 가을 즈음에

왠일로 체육 시간에 야구를 하자며 배트와 글로브를 왕창 구해와서 운동장에 백색 가루로 야구장을 만들고

반을 두동강 내어 팀을 꾸려 야구를 했음

사건은 여기서 일어 나는 데 난 왼손잡이 인데 왼손 글러브가 없어서 오른손 글러브를 차야 했음

던지는 손도 왼손이라 공을 받으면 글로브를 빼서 왼손으로 공을 던지고 다시 글로브를 끼우고

좀 복잡하고 느렸기 때문에 외야에서 수비를 보던 내쪽으로 공이 날라오면 무조건 2루타 정도는 되었음

오른손에 왼손 글러브를 끼워 봤는데 이게 손에 안맞아 계속 왼손에 끼웠던 게 화근이였음

안타가 자꾸나니 1회만 30여분을 소비했고 화가 난 피박살이 갑자기 나보고 포수를 보라고 하였음

포수 글로브가 좀 크니 오른손에 끼워도 될듯 해서 그런듯 한데 주둥이만 큰 포수 글로브 역시

내 손에 안맞아 두어번 공을 받다가 다시 왼손에 글러브를 끼고 포수를 봤음

문제는 이렇게 되니 공을 받아 글러브를 빼고 다시 투수한테 던지고 글로브를 착용하고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리니

번트를 대기 시작했고 1루에 나간 애들은 무조건 도루를 하기 시작했음

2시간 체육 시간중에 1시간이 지나갔음에도  2회초에서 멈춰 있고 점수는 10점 가까이 내준 상황이니

우리팀은 사기가 저하되고 피박살은 분노하기 시작했음

피박살 : 너 장난 하냐? 이리와 새꺄

나 : 저..왼손잡이라 오른손으로 공을 전혀 못 던지니 다시 외야를 보거나 선수에서 빠지겠습니다.

피박살 : (허허 웃으며) 체육 시간이 우습냐? 한시간 지났다 벌써...밤세 야구 할꺼야? 눈감아 새꺄

피박살이 실실 웃으며 얘기 했길래 별 생각 없이 눈을 감은 순간

정말로 하늘에 별이 번쩍 하고 무슨일이 있었는 지 기억이 안났음


약 5-10분 정도 기절해 있었다고 나중에 들었는데 눈 감은 순간 야구 방망이로 내 머리를 후려 친 거였음

맞은 순간 뒤로 꼬꾸라져서 기절했고 때린놈도 당황했고 반 아이들도 내가 죽은 줄 알았다고 함

가을이지만 더운 날씨에 땀흘려 혹시 모를 갈증에 대비해 준비 한 마실물을 온통 내 얼굴에 뿌려서 흠뻑 젖은 체로

5-10분 만에 깨어났고 난 깨질듯한 통증에 이마를 만져보니 야구공 만한 혹이 하나 생겨 있었음

잠시 잠깐 고통에 앉아 있었더니 무슨일이 있었는지 짐작 하게 되고 순간 이성을 잃은 나는

야구 배트를 들고 너 오늘 죽인다고 욕을 하며 피박살을 쫒아가기 시작했음

당황한 피박살도 학교 건물로 도망쳤고 머리를 맞아 반쯤 미친 나는 학교 유리창을 야구 배트로 

깨며 피박살을 잡으러 다니다가 교무실에서 나온 건장한 선생들한테 되려 잡혀 신나게 두드려 맞았음


학교가 벌컥 뒤집어질 정도로 큰 사고를 쳤고 다음날 부모님을 모셔 오라고 집에 보냈는데(병원을 보냈어야지)

집에 가자마자 이마에 혹을 본 울 어머니는 바로 경찰에 신고 하고 학교로 내손을 잡고 다시 갔음

그날 순하디 순한 울 어머니가 그렇게 분노 해 하시는 걸 태어나서 처음 봤음


어느정도 지나서 혹은 가라앉았지만 혹시 모르니 난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동안(돌대가리라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음)

울 어머니가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놨고 다음날 학교에 가서 정학이나 또 뚜드려 맞을 생각을 했는데

학교 가자마자 교무실에 불려가서 피박살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것이였음

울 어머니가 내앞에 무릎 꿇고 진정성 있게 사과 하면 경찰에 신고 한것도 없던 일로 해주신 다고 

해서 교장 교감 입회 하에 무릎꿇고 사과를 하는데 솔직히 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그러라고 하셨으니 알았다고 하고 그날 이후로 체육 시간엔 안나가게 됐음

물론 학교에서 정학도 없었고 유리창을 박살낸 값도 물지 않았으며 치료비까지 다 받았음

피박살에 대한 징계도 없었는지 계속 체육 수업을 했음


졸업식때 학교에서 잘(?) 나가던 몇몇이 피박살 잡으러 간다고 뛰어 나가는 걸 봤는 데

정작 당사자는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아서 참사는 안 일어 났음(영리한 놈이였음)




20여년이 지났지만 이때 생각 만 하면 아직도 욕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고 언젠가 길에서 만나게 되면

진짜로 때리고 싶은 선생임.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 지 모르니

그냥 끝! 으로 마무리 짓겠음.
 

출처 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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