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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보이스피싱전화 썰
게시물ID : menbung_217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쟁E
추천 : 4
조회수 : 7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8/07 11: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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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이가 털려서 싹다 가출했으므로 음슴체
 
27세 꽃다운 여징어임 ㅋ
불과 약 1시간에서 30분 정도 전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이야기임
나름 똑똑하고 영리하게 살고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이렇게 맥없이 속다니....
여러분은 당하지 말라고 말씀드림
스포하자면 재산 피해 음슴..

오늘도 난 출근하기 싫다며 최후의 순간까지 누워있으리라.. 하며 소파에 누워서 게임하고 있었음
그러다 마침내 최후의 순간에 도달하여 씻으려고 일어나는 찰나 전화가 옴.
내 직감은 이것은 돈을 내라는 독촉전화다! 라고 울부짖었지만
(사정상 잠깐 연체가 된 게 있음 ㅜㅜ)
그래도 경험상 일단 받아서 이야기를 하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아 받았음

젊은 남자 목소리로 서울중앙지검:₩@(&/₩@ 입니다. 이렇게 얘기함.
겁나 또박또박하고 당당한 목소리로.
내용인즉슨 내 명의의 통장으로 중고나라 거액 사기가 발생했다는 것임.
내가 명의도용 피해자로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 명의 통장이므로 아직은 조사인 신분으로 이야기를 하는거라고 함.

일단 직감으로 이건 보이스피싱이다! 하고 소속과 번호를 적으려고 종이와 펜을 준비함
내 통장계좌나 주민번호 같은거 물어보면 바로 소속 직함 이름 물어보려고 대기타고 있었음
근데 그런 얘기 전혀 없이 이 사건은 이러이러한 사건이고 그래서 내가 어떤식으로 연루가 되어있는건지 매우 상세하게 얘기해줌
중간에 물어본건 89년 x월 x일 맞으시죠? 하고 생년월일 물어본 것 밖에 없었음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 인간을 믿기 시작...

나는 아직 용의자와 피해자 그 어느 선에 있는 사람이었음..
그래서 피해자라는 증명을 해줘야 한다고 함
내일 재판이 있는데 오늘 중에 내가 만든 통장이 아닌 통장은 다 막을거고 입출금 거래내역 확인 후 피해자증명? 뭐 그런걸 해준다고 함
그러면 내일 재판 오실 필요는 없을거라고 ㅋㅋ

아, 내 명의로 사기친 이 일당은 은행 근무하는 사람들로 추정되고 용의자가 총 15명이 있는데 지금 12명이 체포되지 않은 상태라 이 사건은 피해자라고 인정되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발설되면 안된다고 함.
발설시 일당으로 간주 될 수 있으며 벌금 몇천 또는 징역 몇년 살 수 있다고 겁도 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가까운 사람한테 말한 들 지들이 어찌 알거? ㅠ
암튼 그러니까 지금부터 증언을 녹취를 할건데 듣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같이 노트하면서 들으라고 메모지와 펜을 준비시킴
근데 난 아까부터 준비해 놨었네? ㅋㅋㅋㅋㅋㅋ
가족도 듣지 말라고 하니 방에서 전화를 이어받음
 말씀하시라고 하니까 지 소속하고 이름을 먼저 밝힘ㅋㅋㅋㅋㅋㅋ
받아 적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걸 먼저 말해줘? 하고 난 한층 더 이 상황에 빠져들어갔음
 
그리고 몇가지를 추가로 묻는데 하는 일, 어떤 은행에 통장이 개설되어 있는지, 얼마정도 들어있는지 물어봄...
근데 난 가난한 여징어ㅠ
앞서 밝혔다시피 지금 연체건도 있어서 스트레스 받고 있는 상태 ㅠㅠ
통장 개수는 여러개지만 다 빈통장임 ㅜㅜㅜㅜㅜㅜ
잔고 얼마 있냐는 말에 돈 없어요ㅠㅠㅠㅠㅠ
천만원, 백만원 단위의 돈 들어있는거 없냐며... 없다고...
수사(라는 이름의 사기)에 응하면서도 돈 없다고 말하는 내 맴은 찢어짐 ㅜㅜㅜ 투잡 알아보는 중인데...ㅋ 
아니 이것도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입출금 내역 조사할 수 있으면 통장잔고는 니네가 알아볼 수 있잖아!!

이걸 한참을 통화하고 나서 걱정하며 씻고 나와서 검색해봤더니 보이스피싱일당이라고 해서 지금 어이가 털려서 ㅋㅋㅋ 출근하면서 글 씀 ㅋㅋㅋㅋㅋㅋ
내가 당한거랑 똑같은 수법들임 ㅋㅋㅋ
여러분 서울중앙지검은 국번이 6으로 시작하지 않는대요ㅋ
걸려온 번호는 02-6-뭐시기였음.. 까묵..

걱정되는건 그나마 알려준 생년월일과 통장 개설한 은행 목록임.
그니까 저쪽은 내 생년월일, 통장 개설은행, 내폰번호, 이름을 알고 있다는거..ㅠ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다른 범죄에 이용될까봐 걱정됨

경찰서에 바로 전화해서 신고할까 하다가 아직 나한테 금전적인 피해가 없어 접수가 되는지 몰라서 일단 넘김
지금 출근중인데 도착하면 온라인 민원을 넣으려고 함.

항상 이런 전화오면 소속과 이름 확인하고 내가 직접 다시 알아보고 연락하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니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함ㅠ
돈이 없어서 다행이지 빚이 아니라 잔고가 천만원이 있었으면 당했겠네ㅋㅋ


ㅋ....


....ㅋ

 
  ㅠㅠㅠㅠㅠ 눈물이 주룩주룩..ㅠㅠㅠ 내 빚 ㅜㅜ

 혹시나 이런 전화 받으면 나처럼 속지 않길 바람

세줄요약)
1. 보이스피싱에 속음
2. 하지만 돈이 없어서 금전적 피해 음슴
3. 서울지검 번호는 02-6으로 시작하지 않으니까 여러분은 속지 마시길



덧.
민증 잃어버린 적 없냐고 해서 엄청 많다고 했더니 술마시고 잃어버리신건가요? 막 이럼.. 그러면서 잃어버리지 말고 제깍제깍 재발급 받으라고 한소리 하고
직업 있다고 하니까 왜 출근 안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저런 오지랖을 부리더라는..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어이가 없네 

덧2.
이건 멘붕게 감이다! 했다가 발설하지 말라는 말에 시무룩 했다가 사기라는거 알고 신나서 쓰고 있는 난.... 골수 오유인인듯 ㅋ 
출처 오늘 아침 내게 일어난 따끈따끈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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