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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를 가장 놀라게 한 사건은 “나도 잠재적 가해자입니다”라는 ‘운동’이다. 잠재적 가해자라니?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라면, 여성의 현실적, 현재적, 일상적 피해는 누가 저지른 일이란 말인가. 물론 ‘선의’겠지만 무지에서 나온 선의는 지배 세력의 관용과 성찰로 둔갑하기 쉽다. 사회적 모순에 ‘잠재’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빈부 격차를 ‘잠재적’이라고 하는가? 지역 차별, 장애인 차별도 일상적이고 노골적이지 잠재되어 있지 않다. 성차별은 더욱 그렇다.
나는 얼마 전 ‘참자아’, ‘라깡 정신분석’, ‘마인드 코칭’ 등 자칭 힐링 전문가 남성 세 명이 각각 수 명에서 십 수 명의 여성들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 동영상 촬영, 감정/성/금전 착취 사건과 관련, 실명 공개를 요구한 적이 있다. 피해 여성들의 진술과 고소 내용은 일상의 성별 권력 관계, 즉 잠재적 가해를 압축하고 있다. 고로, “나는 잠재적 가해자입니다”는 “나는 성차별 구조에서 가해자의 위치에 있습니다”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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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가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