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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끝나면 햄스터 방생하겠다는 부모님
게시물ID : menbung_359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loroplastt
추천 : 2
조회수 : 402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8/11 20:54:07
 
밥먹다가 키우는 햄스터 얘기를 하니 엄마가 갑자기
"근데 걔네들 너 개강하면 방생할거야" 그러시더라고요. 너무 뜬금없어서 벙쪘는데
아빠도 "방생해야지~" 아주 당연한 걸 말하듯이 그러시더라고요.
 
원래 이 집의 모든 의사결정은 제 의견이 들어가지 않고 저는 하라는 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하란대로 하는 편인데 이건 너무 어이없더라고요.
키우자 한 것도 아빠고, 며칠 좀 더 생각해보자고 결론이 난 상태에서 아빠가 사러 갈꺼니까 지금 나오라 해서 나가서 사온거고요
밥주고 물주고 톱밥갈아주고 맨날 검색해서 알아보고, 리빙박스니 은신처니 사는 거 비롯해서 얘네 관리 다 제가 했고
다른 사람들은 하루에 서너번 와서 얘네 어딨냐? 귀엽다~ 이러고 보고 가고, 제가 꺼내서 손에 올려주면 만지작만지작 하고 그런 거 밖에 없었거든요.
아빠한테 의견을 구해도 사러 가서부터 몇 마리 살까요? 네가 맘대로 골라라. 밥은 뭐 살까요? 네가 알아서 사라. 그런 식으로 저한테 전적으로 맡긴 상태였고
저 개강하면 어떻게 할건지도 은연중에 얘기 한 상태였거든요. 나중에 고양이도 키우려면 엄마가 신경쓰이지 않게 잘 케어해야한다고 말하길래 저는 아빠가 저 가고 나서 돌봐주는 줄 알았어요. 사기전에 나 가면 어떡할거냐 하니 그런식으로 말해서. 저는 그렇게 알았어요.
 
걔네 7월 31일에 샀고 팔월 말에 개강하니 그럼 우리집에 한달이나 있는 거겠네요.
햄스터 그 작은 게 살아봤자 일이년인데. 겨우 한달 살고..
 
그 뒤에 한다는 말도
너 없는데 어떻게 키워~
쟤들이 새끼때나 예쁘지, 나중에 커지면 진짜 쥐같아서 징그럽다
겨울엔 고양이 키우자
 
애초에 나 있을 때만 키우려고 산거냐 하니
그러겠니~ 키우다 보니 냄새도 나고 그러니까 그렇지. 엄마는 그렇게 대답했구요.
 
고양이..진짜 생각을 어떻게 그렇게 하지. 여름방학엔 햄스터 겨울방학엔 고양이.
아빠가 고양이 고양이 얘기하시긴 했어요.. 종종 햄스터 보고는 키우는 재미는 고양이가 더 있겠다 그러기도 했구요..
고양이도 몇달 키우다 버릴꺼냐고 하니까 아빠가 그 뭐랬지? 무료입양해서 제가 집에 있는 겨울방학 때 몇달 기르고 무료입양보낼거래요..
 
엄마는 내보내면 알아서 살겠지 바로 죽는 건 아니잖아. 그랬고..
 
속으론 진짜 벙쪄서 시야가 불빛 오래봤을 때처럼 일렁 반짝했는데.. 제가 이 집에서 아무 권한이 없거든요. 제가 하고싶은데로 말했다간 또 수틀려서 물건 던지고 괴성지르고 난리가 날께 뻔해서 기분 상한 표도 내면 안돼서. 아 또 아빠 기분 거슬릴 말을 했으려나 고민되네요. 했으려나..
 
암튼 정리해보면 엄마 생각은
냄새난다. 너가면 내가 관리해야한다. 방학 끝나면 애들 더온다(집에서 과외합니다. 거실에서. 햄스터는 제방에 있습니다.) 내보내도 바로 죽는 거 아니고 적응해서 잘 살거다.
아빠 생각은
햄스터 보단 고양이가 키우는 맛이 있다. 동물들 새끼 때나 예쁘지 오래 키우긴 싫다. 너 집에 있는 방학 때만 키우고 집에서 치울거다.
 
글쓰는 중에 엄마가 슬쩍 와선
아이구~ 참 귀엽다. 나도 참 정들었네. 그러더니
제가 좀 얼빠져 보이니까 너 가자마자 바로 방생하는 건 아니고~ 그러셔서
넉달하고 이주정도 해서 2학기가 끝나면 내가 집에 오고 학기중에도 집에 한달에 두번정도 올 예정이었다. 방학 때 내가 돌보고 그다음 학기땐 자취할거니 데려가면 된다고 하니까 엄마가 일단 데리고 있어 보겠데요. 정 안되겠으면 방생하고.
아빠는 안방에서 누워서 티비나 보고 있고요.
백퍼 방생은 아니니 좀 낫지만, 아빠가 버리라 하면 당장 가서 버리겠죠. 그게 우리 집이니.
여기서 얼른 벗어나고 싶네요.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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