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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앞가림이나 잘해!! 니 인생이 지금 제일 큰일이야!!!
게시물ID : menbung_417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꼭꼭씹어먹기
추천 : 5
조회수 : 7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03 21:51:42
베오베 보니 나이 참견하는 사람들 얘기가 있네요.
저도 오늘 비슷한 일 있었어요.

제 나이가 30대 초반(이라 우기는 중반 ㅠㅠ)인데 
친구 중에 아직까지 공부만 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요. 
아직까지 구직활동은 한번도 안하고 계속 9급 공부 중이에요.

저는 24살부터 프리랜서 일을 시작해서 8년 정도 하다가
2년 전 프리랜서 일이 너무 힘들고 4대보험 혜택을 받고싶다는 생각에
급여가 전보다 적어도 남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쉴 수 있는 작은 회사에 입사했어요.

직장에 들어갈때쯤 저 친구에게 그 소식을 알리니 
'나도 거기 구인 뜬 거 봤고 넣으면 될 것 같았는데 
급여가 너무 적어서 안간 회사다'라고 하더군요.
심플하게 적었지만 본인이 지원했으면 당연히 그 회사에서 본인을 모셔갈테지만
규모도 작고 급여도 적은 회사라 수준 이하여서 본인이 안갔다는 어투였습니다.
저한테 뭐 그런데를 가냐라는 식의 말도 했고요.

저한테 저 이직은 나름 오랜 시간 20대를 다 바쳐 하던 일을 뒤로 하는만큼
많은 고민 끝에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거든요.
거기에 친구라는 인간이 잘했다까지는 아니어도 힘내라라는 말은 커녕
저런식으로 절 후려치니 상종 못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이 좋아 공무원 중비중이지 맨날 집 어렵다 돈 없다 하면서도
뭐라도 뛰어들어볼 엄두조차 못내고 이력서 한 통 내본 적 없는 인간이
혼자 힘으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진짜 밤낮이고 평일주말이고 명절이고 없이 일했던 나한테!!
그 이후로 그 친구랑 연락 끊었었어요.
먼저 연락안했고 전화와도 대충 받거나 밤늦게 오는 전화는 안받고...

그러다 같이 아는 친구 결혼식 자리에서 만났는데 왜 연락 안받냐고 묻더라고요.
너 말하는 거에 기분 상했다라고 말해줬습니다.
본인도 기분 상했다고 하길래 그러냐고 하고 말았고
뒤풀이 자리에서는 사람들 많으니 내색할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어울렸습니다.  
그 후에 한번 더 아는 선배가 놀러와서 만날수밖에 없는 자리가 생겼는데
셋밖이 없는 자리라 그때도 그냥저냥 얘기하고 어울렸어요.
따로 연락은 안했었고요.

그리고 오늘...
늦은 새해 인사 지인들에게 하다가 그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나이는 한살 더 먹었는데 아직도 공부만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싶었고
오랜만에 연락이나 해보고 조만간 저녁이나 한번 먹자해야지 싶었어요.
솔직히 이러니저러니해도 스무살때부터 알아온 사이고
마치 철없는 남자형제를 보는 것 같은 짠한 마음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오랜만에 전화해서 서로 안부를 묻는데
'올해는 시집가냐?' 그러길래 '글쎄 아직은 모르겠는데'하니
'잘 생각해 너 그러다 못가는 수가 생겨'라고 하더군요.

저는 남자친구와 6년 만났는데 남자친구가 저보다 어리기도 하고 
아직 직장을 못 잡은 상태여서 결혼 생각은 아직 없거든요.
아니 그걸 다 떠나서 저 자체가 아직 결혼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저 친구는 예전부터 제가 저보다 어린 남자친구랑 만나는거에 대해
니가 뒷바라지하다가 버려질수도 있다는 둥 하면서 헤어지라고 했었어요.
위 얘기도 그런 얘기였어요.  
남자친구 취직 기다리다가 버려져서 
다른데 시집도 못갈 소위 안팔리는 노처녀될 수 있다는 얘기 ㅋㅋㅋ
 
저 말에 첨엔 그래도 웃으면서 '못가는게 아니라 안갈 수도 있지'했습니다.
그러니 계속 '암튼 잘 생각하라고. 너 그렇게 1,2년 더 있다가 
안가는게 아니라 못간다니까??'라고 하더군요.
저도 욱해서 '니 앞가림이나 잘해. 여자친구도 없는게'라고 하니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하고'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니 인생 알아서 하듯 내 인생도 알아서 할테니 됐다'하고 끊었어요.
새해돼서 맘 착해져서 불쌍한 인생 친구라도 옆이 있어줘야지 했던 마음
전화 한통만에 식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먹고사는것도 연애고 결혼도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닌 인간이 어디 남 걱정인지 
니 앞가림이나 하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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