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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해장국집 다섯남자 (정치글 주의)
게시물ID : menbung_465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쾌변의의미
추천 : 6
조회수 : 6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07 02: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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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바로 10여분 전 상황
늦은밤 출출해서 시켜놓은 자주가는 해장국집의 해장국.
우거지와 야들야들한 살들을 와사비장에 찍어 혼자만의 풍요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던중
 
딸랑! 혼자있던 해장국집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이미 1차를 달리고 온 다섯남자. 많아봐야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
내 건너편 테이블에 진을 치고 주문을 한다
 
자신들은 이미 많이 먹고와서 감자탕 대자같은 중자를 달란다
주인아줌마는 남자 5명이 왔으면 대자를 시켜야지.. 하며 타이르다
남자들이 우기자 그냥 중자를 준다.
 
소주를 시켜놓고
얘기를 푸는데
 
귀가 솔깃하다
 
마침 텔레비전에 각 대선 후보들의 일정이 소개되고 있던 중
'문재인은 빨갱인데, 빨갱이 뽑으면 나라 망하지~'
한놈이 포문을 연다.
 
소주를 시켜놓고 한잔 한 잔 따르며
그놈은 말을 끊을줄을 모르는지 연거푸 개소리를 내뱉는다.
나는 말야 박정희가 진짜 잘했다고 봐 박정희 아녔으면 우리 다 굶어 죽었어"
"근데 사실 나는 노무현은 잘했다고 봐 김대중때도 그렇고 근데 문재인같은 빨갱이 뽑으면 나라 망해"
"북한을 주적이라고 못하는게 빨갱이지 진짜 이해 안가"
"NLL때도 문재인이 북한한테 그거 팔아먹었다며?"
 
그놈의 입에서는 쉴새없이 멍청함을 줄줄 흘리며 듣던 나는 너무 웃퍼서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힐끔거린다.
마침 그쪽으로 텔레비전이 있어서 그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 눈치,
 
다른 한놈은
"나는 누가 돼도 상관없는데 돈만 많이 벌면 돼"
 
또다른놈은
"나는 안철수 뽑을건데 봐봐 다 그놈이 그놈이야 안철수는 똑똑하잔아"
 
나는 순간 욕이 나왔다.
 
(여이 히사시부리~ 저도 같이좀 얘기좀 할까요?)
라는말이 입에서 소리없이 나오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는다
또한 그놈들이 1차였다면 좋았을터, 약간 술이 올라 지금 내가 끼어서 설교를 해봐야 들을것 같지도 않다.
 
이미 내 해장국은 다 비웠지만
그놈들 얘기에 쓴웃음을 짓느라 해장국집을 나오지를 못하겠다.
 
그래, 멍청해서, 단지 멍청하고 우매하고 지식이 얕아 생기는 문제.
사실관계도 이해관계도 원인도 결과도 모르는 그들의 멍청한 대화는
이 개막장 대한민국을 만든 그 동력을 그들을 보며 깨닫는다.
 
해장국집 앞에서도 잠시 머뭇거렸다. 지금이라도 들어가 그놈들과 말을 섞어볼까..
이마에 찬바람이 불고 이윽고 이성이 지배한다. 그놈들은 술을 마셨고 5명이다. 여기서는 끼는게 아니다
그렇게 비겁하게 차에 올랐다.
하지만 못내 아쉽다.
 
노통이 잘했다는 그놈한테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장이 문재인인건 알고 있던건지.
박정희가 멍청하게 조세개혁 잘못해서 나라가 ㅈ될뻔한것도 아는지. 박정희 시절 경제성장 엄청 더뎠던건 아는지.
대통령이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면 남북관계와 세계정세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왜 문재인을 좋아해야 하는지 알려주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홍이나 안 유가 되면 왜 안되는지
그리고 늬들이 살려면, 돈을 벌려면 어떻게 투표해야 하는지
 
그냥 그정도 그런것들은 얘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정도 논리는 가볍게 털 수도 있었을것을.
 
아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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