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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 날. 일기주의. 긴글주의.
게시물ID : menbung_475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IUU
추천 : 1
조회수 : 3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5/31 18: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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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별볼일 없는 30대 중반 아재입니다.
오늘 괜히 어쩌다 단톡방에서 나온 얘기들 때문에 나름 좀 심란했었던 경험을 저도 기억하고 조심할 겸 해서 올려봅니다.

한 단톡방엔 그냥 같이 어울려서 게임하고 종종 술마시고 그런 친구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중에 한명은 삼성을 삼성 제품을 좋아하지요. 그에 비해 전 애플빠입니다. 아이폰을 쓰고 맥북을 쓰죠.
처음 접한 스마트폰이 아이폰 3GS였고 그 이후에 편의성때문에도 또 그동안 산 앱들 때문에도 구지 바꿀 필요를 못느껴 계속 아이폰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갠적으로 디자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아이폰을 쓰라고 주변에 강요하고 아이폰이 더 좋다고 이야기하진 않습니다. 사실 아주 초반에야 그럴만 했을수도 있지만 이제 뭐... 취존이죠.

발단은 S8을 구입한 한 친구의 말이었습니다. '아 아까워 기다렸으면 노트7 사는건데'
그 친구는 이미 S8을 사서 쓰고 있었는데 그 전에 노트7을 사려고 했다가 못샀었기 때문인지 아쉬워하더라구요.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제가 '또 터질지 어떻게 알고 그래' 라고 했더니 대뜸 '삼성은 안터져 애플이라면 몰라도.' 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넌 그동안 뉴스 안보고 뭐했냐'고 하니까. 갑자기 '넌 사대주의자야 사대주의 절대 반대. 넌 사대주의에 빠져산다. apple sucks. 넌 트럼프빠야.'라고 그러드라구요. 뭐 친구사이에 저정도 농담이야 종종 하기야 하지만.. 
그동안 제가 애플제품 쓰는 것에 대해 항상 그런 후진 디자인의 폰을 쓰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간다며 불편하고 나쁘다고 욕을 하고 또 제가 어떤 특정 브랜드의 옷이 괜찮다고 이야기를 꺼내면 그딴거 입는 사람들 이해 못하겠다고 역시 미국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그런거 좋아한다고 비하하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한꺼번에 떠올라서 괜히 열이 받더군요. 뭐 그 이전에도 항상 자신은 옳고 넌 그르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는데 뭔가 정도가 지나치진 않았었죠.
그걸 보면서 참 자기가 생각하는 쪽, 좋아하는 것 말고는 전부 다 비하의 대상이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사고방식에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아주 순간적으로 그냥 확 마음을 접을까 생각도 했지요. 

그 다음은 술친구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이었습니다. 
이직한다는 이야기에 '축하한다 이제 연봉 올랐겠네. 이번주엔 축하주를 들자.' 라고 기분좋게 이야기를 했더니 뭐 한두번 빈정대더니 갑자기 '야 이 씨발 (제이름) 나 운전면허 딴 사람이야. 이 씨펄놈아' 라고 저에게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그친구가 술마시면 그렇게 욕을 하긴 하지만 맨정신에 대낮에 저런 얘기를 들으니 순간 벙 찌더라구요. '어쩌라고. 그걸 더 축하해줄까 그럼. 이제 조심해라' 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냥 읽고 답이 없는데. 
그 친구가 몇년전에 음주운전을 해서 택시를 친 일이 있었습니다. 그 현장에 저도 함께 있었구요. 그날 술을 마시고 좀 취한 그 친구가 운전을 하겠다는걸 극구 말리다가 고작 한 200m만 가면 되길래 조심해서 가고 거기서 갈땐 대리 불러야지 생각하고 가는데 이친구가 갑자기 확 밟더니 반대편의 택시 사이드 미러를 쳐버린겁니다. 그리고 택시는 바로 돌아와서 현장에서 잡혔구요. 그 이전에도 경력이 있어서 벌금도 세게 받고 면허 취소도 오래 되었어서 한참을 택시만 타고 다녔습니다. 뭔가 그날의 사건에 대해 억하감정이 저에게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고 해서 가능하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 여자에게만 그랬나. 
그런 반면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저에게 주는 일이 벌어지거나 행동을 하면 적당히 거리를 두다가 관계를 정리하기도 합니다.
사실 요즘들어 썩 좋은일도 없고 기분도 그냥 그랬는데 갑자기 대낮부터 저런 말들을 들어서 진짜 '확 끊어버릴까 한두명정도 ㅅㅂ'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냥 우선 좀 꾹 누르며 참으며 있다 보니까 똑같이 대해주는 저만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찌보면 제 기준에 남들을 맞추려는 첫번째 친구와 같은 과오를 저도 범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없던일처럼 하기로 했지요. 뭐 제가 저 친구들보다 뛰어난점도 별로 없고 이 관계들에서 얻는 콩꼬물이 너무나 달콤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제 빡빡한 기준들 때문에 그동안 제가 놓친 것들이 많다는 생각도 들어서 스스로 좀 관대해지자고 생각을 하던 차라..

어떻게 해도 참 내 맘대로 되지 않는게 인간관계인 것 같습니다. 
어따가 속시원히 털어놓을 곳도 없는 지금 제 모습이 어찌보면 현실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많은 관계가 다 무언지.
모두들 즐퇴하시고 좋은밤 되시기 바랍니다. 



출처 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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