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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층간소음의 가해자가 됐었습니다.
게시물ID : menbung_477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꼽서린
추천 : 10
조회수 : 3489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7/06/05 20:37:00
베오베 글을 읽다가 층간소음으로 인해 엘레베이터에 글 써서 붙이셨다는 내용 보고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저희 부부는 선천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걸 엄청 예민하게 생각하고 항상 조심하는 성격입니다.
 
전에 살던 24평 아파트에서 12층에 거주했는데 13층 아이있는 부부로 인해
 
층간소음의 고통을 절실히 겪었고, 그 고통을 알기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32평짜리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죠. 걸음마도 안땐 딸래미와 함께~ ㅎㅎ
 
이사 당일이면 아파트 공지도 붙어있고 이사하는게 눈에 훤히 보이잖아요?
 
이사 끝나고 짐정리 하고 있는데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경비실인데 아랫집에서 너무 시끄럽다고 항의전화가 와서 연락드린다고..
 
사실 가구 이동하고 그럴땐 조금씩 소음발생할수도 있고 이사 당일이니 이해해주거니 생각했는데
 
이사짐차 빠지고 1시간도 안되서 인터폰이 울리니까
 
기분이 나쁘더군요 그래서 알았다고 신경쓰겠다 하고 끊었습니다.
 
어느날 아침에 와이프와 딸래미가 늦잠자고 있는데 인터폰이 울렸답니다
 
경비실인데 밑에집에서 항의전화와서 연락드린다고
 
와이프도 자고 있고 딸래미도 자고 있고.. 심지어 딸래미는 걸음마도 안땐 아기인데 말이죠
 
와이프가 황당해서 전화를 했더라구요 저한테..
 
그래서 제가 옆집에서 쿵쿵거리는게 울리는거 아니냐고 당황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11시경 보일러 배관청소를 불러서 물빼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소음은 발생할 이유가 없죠
 
호스 꼽아서 빼내기만 하니까요
 
와이프는 아기가 기어다니면서 만질까봐 안고 서서 작업하는거 구경했고
 
작업하시는 사장님도 앉아서 물빼는 호스 잡고 있는데
 
인터폰이 또 울렸습니다 역시 소음으로 연락을 했더라구요
 
배관사장님이 아무짓도 안했는데 어떻게 연락이 오는지 참 신기하다고ㅎㅎㅎ
 
와이프가 저한테 전화해서 어이없다고 아랫집 이상하다고 한탄을 하더라구요 스트레스받는다고
 
그래서 제가 밑에 집에 내려가서 정중하게 정황 설명하고 오해하지말라고 말하라고 시켰는데
 
한 10분뒤에 제가 다시 전화했는데 와이프가 엄청 화가 난 상태로 전화를 받더라구요
 
울먹거리면서 완전 미친x이라고
 
그래서 왜 그러냐고 설명해보라니까
 
밑에집에 아기 앉고 내려가서 벨누루고 여자가 나오길래 정중히 인사하고 윗집에서 왔다고
 
이래이래한 상황이였는데 아무래도 소음 부분은 저희 집이 아닌거 같다
 
혹시 저희 옆집에서 소음발생한게 옆으로 퍼진게 아니냐며
 
원인은 모르겟지만 우리집은 아니니까 오해하지말라며 얘기했는데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며
 
아랫집 - " 너무 시끄러워요~ 뒷꿈치 안들고 다니세요? 저희는 뒷꿈치 들고 다녀요"
 
와이프 - " 저희 배관청소 하느라 움직이는 사람도 없었는데.. 소음이 날수가 없었을텐데 이상하네요 " 
 
아랫집 - " 그럼 아기가 뛰어다녔겠죠 "
 
와이프 - " 아기가 아직 걸음마도 못땠는데 어떻게 뛰어다녀요"
 
아랫집 - " 그럼 배관 청소 하시는분이 뛰어다녔나보져 "
 
와이프 - " 배관 청소하시는분은 앉아서 작업하시느라 움직이시지도 않았어요 "
 
아랫집 - 꺼지라는듯이 손사레 치며 " 아 몰라 몰라 문닫게 나오세요 시끄럽다면 시끄럽지 괜히 내려와서 ㅈㄹ이야 "
 
쾅!
 
하며 문이 닫힌거죠
 
뒷꿈치를 안들고 다니냐고? 정말 어이가 없더라구요
 
와이프가 빡이쳐서 울먹거리고 분이 안풀려서 막 힘들어 하더라구요
 
일하느라 가보지도 못하고 저도 너무 화가나서
 
아파트 관리소에 전화해서 소장님 바꿔달라고 하고
 
상황설명하고 딱 짤라서 아랫집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해 우리집에 민원을 하게 되면 차단하시라고
 
일하시는 모든 경비원 분들께 전달해주시고 다시는 아래층으로 인해 인터폰 울리게 하지말라고 했습니다
 
관리소장도 알았다고 그렇게 한다고 했고 와이프한테도 알려주었죠
 
저는 퇴근 후 바로 그 집에 내려가서 벨을 누르며 문을 두들겼죠
 
근데 외출을 했나 반응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다음날 가야겠다 생각하고 퇴근 후 그 집에 또 들렸는데 또 없더라구요
 
집에서 티비 보면서 있는데 이번엔 벨이 울렸습니다
 
제가 나가보니 아랫집 남자였습니다
 
뭐 때문에 올라오셨냐고 공격적으로 쏴 붙이게됐고
 
남자분은 정중하게 죄송하다며 와이프가 임신을 해서
 
너무 예민해져서 그러니 이해해달라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좀 심하신거 같다. 우리 애기 걷지도 못하고 우리가 정중히 상황 설명했으면
 
들어주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지 다짜고짜 몰아붙인건 정말 화가났다.
 
정말 아닐수도 있는거 아니냐 라고 했죠
 
남자분은 죄송하다며 조금만 더 신경써달라고 부탁한다고 하며 다시 내려갔습니다.
 
그 후로 인터폰은 오지 않았지만 제가 출근해있을때 아랫집 남자분이 세번은 더 올라왔습니다
 
한번은 화장실 1세트를 가지고와서는 신경써달라고 하고
 
너무 자주 올라오길래 한번은 제가
 
집에 여자 혼자있는데 자꾸 불쑥 올라와서 벨누르는것도
 
스트레스받는일이다. 적당히 해라 매번 뛰지도 않고 시끄럽게 하지도 않았는데
 
층간소음 가해자 취급되는것도 기분 나쁘다. 라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사실 갑을을 따지면 웃긴거지만 밑에 집이 자꾸 이런식으로 건들면 자기들만 피곤해진다는걸 모르나봐요
 
어찌됐건 윗집은 우리집인데 우리가 맘먹고 쿵쾅거리고 살면 자기들은 자기무덤을 파게 되는 꼴이라는걸
 
처음에 저는 슬리퍼도 신지 말고 앞으로 거실에 아이들용 쿠션매트도 깔지말고 편하게 뒷꿈치 찍어대면서
 
지내라고 올라오거나 인터폰울리면 나한테 전화하라고 와이프한테 시켰었죠
 
근데 와이프가 하도 착해가지고 그런짓은 못하고 오히려 30mm정도 되는 쿠션매트로 거실전체를 깔았어요
 
추후 아기가 걸음마를 하고 걸을것도 신경써야한다면서
 
저같으면 절대 안깔았을텐데말이죠 ㅎㅎㅎㅎ
 
어찌됐건 그 매트를 전체 시공하고 저는 내심 한번 올라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근데 아랫집이 이사를 갔는지 어느날 부터 너무 조용해진겁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저희 부부는 억울하지만 가해자가 됐었습니다. ㅎㅎ
 
아파트는 공동시설이니까 정말 이웃분들의 새심한 배려와 노력이 아니면 안될것 같습니다.
 
나만 노력해도 안되는게 공동생활이니까요
 
나만 편하게 살고 우리새끼는 편하게 놀아도 되고 그런 생각은 버리고
 
타인을 배려하고 노력해서 층간소음 없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이사를 가게되고 아주 혹시라도 층간소음에 피해자가 되어
 
대화도 안통하는 막무가내 윗집을 만나게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윗집에 윗집으로 이사를 갈것입니다. ㅎㅎ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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