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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시절 멘붕 썰 몇개 2(약스압)
게시물ID : menbung_49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madeust
추천 : 14
조회수 : 1066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7/07/05 20: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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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며칠 정신 없었는데 와보니 베오베에 있네요 ^^;;;

일관성을 위해 음슴체


소방은 시청에 본부와 상황실이 있고, 각 구에 본서 하나씩이 있고 나뉘어진 관내에 외곽센터가 있음 동네에 있는 작은 소방서가 외곽센터임.(정식 명칭은 '@%(지역이름) 119 안전센터' 이런 식임) 필자는 외곽센터에 있었음. 거리상 본서랑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본서 구급차가 출동 나갔을 때 본서 관내 구급 출동이 뜨면 우리 센터가 나가기도 함.

그리고 구조대 구급차가 출동 나갔을 시 구조대 출동이 걸리면 내가 있던 구급차가 같이 나가게 되는데 구조 구급은 참,,, 다들 싫어함. 아니... 싫어한다기 보단.... 뭔가 기분이 않좋음
일반 구급 출동 벨 소리가 뻐꾸기 소리라면 구조그급 벨 소리는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괴상한 소리임. 그 벨이 울리면 구급대원은 지령을 들으며 지령서를 보다가 필자에게 지령서를 줌. 필자도 대강 뭔 상황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구조 구급 출동 이야기를 해보겠음.

구조 구급 지령을 받으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이유는 10에 7건 정도는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거나,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그 좁은 구급차가 정신없어지기 때문임. 우선 구조 구급이 울리면 공익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제세동기'를 챙겨야 함. 먼저 말 했듯이 대부분이 고인이 되신 상황이 많기 때문에 심박 체크 해서 이미 돌아 가신 분이면 경찰에 인계하고 돌아와야 하고 아니면 CPR시 필요함

어느날 구조 구급 지령을 받음. 나는 늘 그렇듯이 제세동기를 챙겼는데 구급대원이 필요 없다 함. 지령서를 받아보니 출동 장소가 '산' 임 ㅡㅡ;;;;; 산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다리를 다쳐서 신고 하셨음. 산 밑에서 구조대와 함께 산을 타기 시작했음. 다들 그거 아심? 구조대분들 짱이심. 각종 무거운 장비들을 몸에 걸치고 전력 질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하심. 물론 현장 출동하는 소방 공무원들 모두 나이 지긋 해도 몸 좋고 체력 좋지만 그중에 구조대는 넘사벽임. 특히 구조대는 특전사 출신으로 많이 배치함.

필자와 함께 움직이는 구급대원도 뛰기 시작함. 물론 필자도 뜀. 하지만 필자는 지극히 일반인이고, 어떤 면에서는 공익 판정을 받은 몸에 하자 있는 인간임. 필자 30분 정도 후에 헥헥 대며 산 중턱에서 간신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한 10분 쯤 더가니 우리 구급대원이 나와 같은 속도로 가고 있음. 좀 더 가니 구급 운전 대원이 우리와 같은 속도로 가고 있음. 그렇게 30분을 더 가니 구조대분들이 이미 응급처치 다 해놓고 환자 들쳐메고 내려오고 계심. 허허허 웃으시며... 필자에게 한마디... '젊은놈이... 운동좀 해라 ㅋㅋㅋㅋ' ㅡㅡ;;;

필자 구급대원에게 진지하게 물어봄 "구를까요?" 어차피 병원으로 가는건 우리들인데 그들을 따라 잡으려면 구르는게 제일 낫겠다 싶었음. 하지만 가볍게 뒤통수 한 대 맞고 겁나 열심히 내려감.


점심 시간 이었음. 밥을 꾸역꾸역 쳐 넣고 있는데 구조구급 벨이 울림 바로 숟가락 놓고 튀어 나감. 구급차에 오르자 마자 제세동기 끌어 안고 지령서를 확인 함. 아들이 아버지가 3달 째 연락도 안받고 집에 왔는데 문이 잠겨있다함. 느낌이 않좋았음.

당시 겨울 막바지 였는데 도착해서 경찰들과 함께 문 따고 들어갔는데, 집 전체가 썰렁함. 그리고 방 하나 문을 열고 본 장면은 TV와 난로가 켜져있고 그 앞에 전체적으로 피부가 까맣게 된 미라화 된 시신 한구가 있었음. 아들의 말로 판단하다면 돌아가신지 대략 3개월 되신거임. 아들이라는 분은 말로만 듣고 죄책감에 쳐다보지도 못하고 현관에 주저않아 통곡했고, 본인과 구급 대원들은 누가봐도 고인이 되셨지만 제세동기를 부착함. 우리는 의사가 아니라 사망선고를 할 수 없고, 제세동기로 심박수 체크후 심박수가 없다는걸 서류상으로 증명 해야 함.

그렇게 심박체크 후 제세동기에서 나오는 종이 쪼가리를 들고, 현장 경찰에 인계 후 귀소함. 이러한 일들 때문에 구조 구급은 착잡해져서 귀소하는 일이 잦음


한가한 늦여름 오후였음. 필자가 있는 지역 전체가 정전이 됨. 낮이라 상관 없지 싶었는데 구조 구굽이 울림. 도착해보니 아저씨 한분이 발을 동동 구르고 계심. 사정을 들어보니 와이프 되시는 분이 식물 인간인데 집에서 케어 한다함. 집에서 산소 호흡기로 호흡하는데 아저씨가 잠깐 쓰레기 버리러 나왔을 때 정전이 되서 집에 가보니 문이 닫히면서 체인이 걸린거 같다함. 

문 열고 들어갔을 때 구급대원이 "아 인적사항 적는거 안가져 왔어 그거 좀 가져와" 거기는 10층이었음. 먼저 말 했듯이 정전임 엘레베이터 당연히 멈춰있음. 뒤지게 뛰어서 가지고 오니, 조금 있다가 또 뭘 찾는데 없다고 또 갖다 오라 함, 또 뒤지게 뜀 . 헥헥대고 있는데 구급대원이 CPR교대 하자 함. CPR최선을 다 해 함. 그와중에 정전이 끝남. 그리고 5분 쯤 후 아주머니 숨쉬심. 

아저씨 우심 저렇게 아내 돌본지 9년이 넘었다 함. 대단하다고 생각함. 아저씨도 많이 야위고 지쳐있는게 눈에 보이지만 끝까지 놓지 않을 거라 하심. 우리는 아저씨께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요구르트 하나씩 받아 귀소함. 원래 아무것도 받으면 안돼서 거절했는데, 사람들이 어찌 그리 박하냐고 뭐라 하셨서 음료수 싸이즈를 계속 줄여 요구르트까지 가게 된거임.


비가 오는 날이었음. 센터 음침한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 구름과자를 먹고 있는데, 구조 구급 벨이 울림. 몇개만 추려서 글을 쓰다 보니 그렇지 전 글에서 말 했듯이 필자가 있는 관내가 헬인 동네라 별의 별 꼴을 다보고 볼거 못볼거 다본 후라 그 쯤엔 어떤 상황에서도 그냥 한숨쉬고 구급차에 탐. 지령서를 보니 음독자살시도 라 써있음. 

도착해서 제세동기로 심박 체크 후 구급차로 옮김. 이런 상황은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야함. 좁은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과 필자가 번갈아 가면서 CPR을 함. 구급차 운전 대원도 각종 신호 무시 등등으로 최대한 빨리 가고있었음. 차가 심하게 흔들려도 CPR을 멈추면 안됨. 구급차 안에서 거친 말들이 나오기 시작함. 뭐 당연히 구급대원이 운전 대원에게 하는 말 "빨리가는데 얌전하게 가" 라는 말임. 뭐 대충 뭔 말인지는 다들 아실거 같으니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음

병원 응급실에 들어가면서도 CPR을 계속함. 병원에 인계 후 구급대원과 필자는 녹초가 되 있음. 

그리고 그거 앎? 필자도 몰랐는데 '하트 세이버' 라는게 있음. 거의 죽을 사람을 CPR등등으로 살린 사람에게 주는건데 뱃지도 주는거고 이름도 등록 된다 함. 그 날로 며칠 후 구급대원과 필자는 '하트세이버' 가 됨. 믈론 구급대원은 이미 몇번 했던 거지만 아무튼. '하트 세이버' 된다고 해서 뭐 별 거 없음, 업이 그 일인 사람에게는 있으면 좋을지 모르겠으나, 업이 그 일이 아닌 필자는 있으나 마나.... 다만 그래도 사람을 살렸다는건 뿌듯했음.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엔 피가튀고, 뼈가보이는 일들을 써볼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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