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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실에 에어컨 못틀게 눈치
게시물ID : menbung_495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드리가일
추천 : 12
조회수 : 932회
댓글수 : 76개
등록시간 : 2017/07/10 22: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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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멘붕이 와서 조언을 구하고자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저희 아파트 경비실에는 두 분의 어르신께서 일하십니다. 

두 분다 너무나 성실하게 일하시고, 본인의 일이 아니어도 손수 나서서 짐을 같이 날라주시고, 
매일 매일 찾아가지 않은 택배를 전 가구에 가져다 주십니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매일 안하면 매일 엄청난 양이 쌓이신다고...) 
그리고 매일 마주칠 때마다 나이가 한참 어린 제게도 고개 숙여 인사하십니다. 
저는 그럼 더 고개 숙여 인사하고.. 아저씨는 더 고개 숙여 인사하시고.. 

제 멘붕 포인트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1) 엘레베이터 
매일 택배를 가져다 주시는 경비 아저씨가 엘레베이터를 타는 것에 눈치를 주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제가 봐온 2년 내내 아저씨가 엘레베이터를 안타고 다니셔서 왜 안타시냐고 했더니, 
아파트 엘레베이터는 주민들이 타는 건데 제가 엘레베이터 타고 다니면 안되죠. 눈치 얻어먹어요.. 허허 하시며 얼버무리셨습니다. 

저희 아파트 4층이나 5층짜리 단층이 아닙니다. 20층짜리 고층은 아니어도 12층정도 됩니다... ...
12층을 계단으로 다니다뇨... 
경비원 아저씨가 20대도 아니고 20대인 저도 3층부터 엘레베이터를 꼭 탑니다.;; 

엘레베이터 타고 다니시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계단으로 다니십니다... ㅠㅠ

2) 택배 
택배를 아저씨가 매일 집집 가구마다 가져다 주는게 언제부터 경비 아저씨들의 일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경비 아저씨들이 매일 매일 찾아가지 않은 택배를 저녁마다 가져다 주십니다.. 

택배가 매일 가벼운 것만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무거운 것들을 가지고 계단을 오르고 내리십니다. 
한번은 제가 실수로 윗집꺼를 가져왔는데 알아차리고 다시 경비실로 가져간 순간에 제 윗집 분이 경비 아저씨한테 
짜증을 내고 있더라구요.. 

그 택배가 어디갔겠느냐 하며 택배 아저씨를 닥달하는 순간에 제가 달려가서 
정말 죄송한데 제가 착각하고 가져갔다고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씀 드렸더니 저한테는 웃으시며 그럴수도 있죠 이러면서 가시더라구요 
경비실 아저씨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요.. ㅠㅠ 

그 분이 가시고 나서 경비실 아저씨는 제게 또 고개 숙여 말씀 직접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 더라구요 ㅠㅠㅠ;;;; 
이게 감사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인데 경비 아저씨가 여기서 당하시는게 얼마나 많았을지가 훤히 보이더라구요..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3) 에어컨
이렇게 비가 쏟아져도 더운 여름 날에 ㅋ 오늘 날짜 7/10일 기준까지 한번도 에어컨을 안 트셨더라구요 ... 
아까 택배 찾으러 갔다왔는데 경비실이 너무 후덥지근하고 더워서 왜 에어컨 안트시냐고 하는데 
뭐라 말씀도 못하시고 허허 웃으시더라구요 .. 

경비실은 모든 서버가 집합되어 있고, CCTV다 뭐다 엄청 기계가 많이 돌아가고 있어서요 
겨울에도 따뜻할만큼 열이 많이 납니다.. 
그런 곳에 선풍기 한 두대로 땀을 뻘뻘 흘리시며 계신 모습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진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요 조언 구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이 분들을 도울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제가 섣불리 대자보를 붙이거나 하면 주민회에서 경비 아저씨들을 해고 할 것만 같고 그래서 
섣불리 뭔가 액션을 취하기가 어렵습니다...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저는 나름대로 경비실 아저씨들께 잘 해드리려고 이것저것 가져다 드리긴 했습니다. 
바디워시나 영양제, 샴푸 같은 것들  등등 ... 
음식 같은 거는 유통기한 같은걸로 문제 될까봐 못 가져다 드리겠더라구요......... 

하... 진짜 아파트 단지도 작고 오손도손 잘 살 수 있는데 왜 이렇게 각박하게 구는 것일까요 ... 후 

출처 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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