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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7층 사는데 수해 입었었네요
게시물ID : menbung_498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나단빈센트
추천 : 15
조회수 : 2019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7/07/17 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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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지난 토요일 새벽...
게임을 하다가 3시 정도에 냉장고에서 맥주 한캔 가져다가 마시면서 게임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번개가 치면 비가 엄청 오더라구요.
별로 신경 안썼습니다.

3시 30분경 아내가 저한테 오더니 거실이 물바다라고 합니다.
나가보니 정말 거실이 물바다입니다.
부엌쪽 베란다에서 물이 넘어오고 있습니다.
층간 소음 방지를 위해 깔아놓은 쿠션매트리스 4개가 둥둥 떠다니고 있네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상황파악하는데 몇 초가 소요되었습니다.
다행인지 거실과 부엌 쪽 바닥이 방들보다는 낮아 물이 방에는 유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을 퍼낼 도구를 찾는데 마땅히 그럴만한 것이 없네요. 하...

부엌 베란다 쪽 우수관에서 빗물이 역류하는것 같았습니다.
일단 부엌쪽 베란다 물을 닫아보았으나 물은 계속 넘어오더군요.


부엌 베란다쪽 전기 콘센트를 모두 뽑은 후 빨래 바구니를 이용해  부엌 베란다 창문쪽으로 물을 퍼냈습니다.
아내는 제가 감전될까봐 걱정된다며 나오라고 했지만 콘센트가 제 허리정도 되는 위치에 있어서 걱정 말라고 했구요.
아내한테는 관리실에 전화해서 알리라고 하고, 119에도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좀 비가 소강상태가 되면서 퍼내는 양이 역류되는 양보다 많아서 수위가 줄어들더군요.

일단 부엌 베란다 샷시를 닫아놓고 거실의 물을 퍼내야 하는데 마땅히 퍼낼 도구가 없어
일단 거실 베란다 샷시를 모두 개방하고 매트리스를 접어서 눈 치우듯이 거실 베란다로 밀어냈습니다.
이 방법이 거실과 부엌 물을 빨리 빼내는데 큰 역활을 했네요.

이때 관리실 직원과 동시에 119 대원들이 도착 했습니다.
관리실 직원분의 원인 파악을 하고 119 대원분들은 이 상황이면 따로 도움 주실게 없다고 하시네요.
물퍼내는 펌프가 어느 정도 수위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고맙다는 말씀과 바쁘신 와중에 호출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네요.

관리실 직원분은 왜 물이 역류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윗층과 아래층은 역류하지 않고 있다고 하고요.
우수관 관리 직원이 와야 관을 분리해서 확인할수 있다고 합니다

열심히 물을 빼내다 보니 이제 걸레로 처리할 정도의 상황이 되서 아내는 걸레로 적셔 짜내고 저는 자동차에 물 닦아내는 실리고 패드를 이용하여 남은 물을 정리했습니다.
일단 마무리 되는 것같아 관리실 직원분도 다시 내려가시고...

그런데 비가 또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역류를 시작하네요.
관리실에 전화해서 상황을 알리고 관리실에서는 우수관 담당 직원을 비상 호출했습니다.

우수관 담당직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물을 퍼냈네요.
그 분이 도착하셔서 배관을 분리시켜 보니까 배관이 검은 비닐 봉지로 막혀있는겁니다. 하....
2달전에 이사하면서 인테리어 변경을 했는데 부엌 베란다 타일공이 작업을 하면서 막아놓은 비닐 봉지를 제거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네요.

이로 인해 아래층으로 새어나간 물때문에 아래층 거실 벽지가 다 젖었고 부엌 베란다로도 물에 좀 젖었다고 합니다. (아래층 주인분이 올라오셨어요)
수리하시고 비용 청구해 달라고 말씀드린 상태인데 괜찮다고 하시면서, 저희 쪽 정리에 신경쓰시라고 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이래저래 정리를 하고 잠을 청했구요.
바닥재를 원목으로 시공했는데 일요일에 보니 물에 오래 잠겨있던 가실 바닥의 나무 블럭 모서리들이 약간 일어납니다.
마음 아프네요.

정말 17층에 살면서 수해를 입을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금요일 저녁에 제주도로 놀러가서 수요일에 집으로 올 예정이었는데 다른일로 한달 연기했던 거였어요.
제주도에 갔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발생할 뻔했네요.

하늘이 도운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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