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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선의를 베풀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네요...
게시물ID : menbung_538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과육십원
추천 : 18
조회수 : 1086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7/09/25 19:24:33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맥주한캔하러 집더하기에 갔습니다


간단히 안주랑 맥주 사서 집 가는 길에
횡단보도 앞에 이제 다섯살쯤 되보이는 꼬맹이가 혼자 멍때리고 서 있길래 평소 아기덕후인 저는
바가지 머리가 귀여워서 혼자 속으로 엄마미소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주변에 보호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없고 애가 신호등이 바뀌어도 멀뚱멀뚱 서있기만 해서 덩달아 저도 길을 못건너고 뒤에서 지켜봤어요

신호가 세번 정도 바뀌었음에도 아이가 혼자인걸 보고 혹시 미아인가 싶어 말을 걸었습니다


“꼬마야 여기서 뭐해??”(작성자 조카도 많고 학창시절 유치원 봉사 다녀서 아이들이랑 금방 친해지고 애들도 작성자 좋아하는 편입니다)

대답안하고 멀뚱 멀뚱 쳐다봄


“^^;;; 혹시 엄마 잃어버렸니? 여기 차도 앞이라 혼자 있으면 위험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말하자 꼬맹이가 엄마소리에 울컥했는지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저도 순간 당황해서 어버버버 하다가 다시 한번 보호자와 떨어진걸 확인하고 급한데로 안주로 샀덤 카라멜 팝콘 뜯어서 쥐어주니 단걸 먹고 기분이 좋아졌는지 얼추 울음을 그치더라구요.


그 사이에도 보호자가 나타나질 않아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꺼내서 번호 누르고 있는데 딱 타이밍 좋게 신호등 건너편에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아줌마가 꼬맹이를 보고 @@아!!!!!! 하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구요


애기도 엄마!!!! 하고 소리지르길래 저는 잘됏다 ㅎㅎㅎㅎ 하고 한것도 없이 괜히 뿌듯했는데
그 아줌마....
신호 바뀌자 마자 득달같이 건너오더니 제가 말 건낼 틈도 없이 애를 되게 거칠게 잡아끌고 엄청 화를 내기 시작...

그러다 제가 손에 쥐어준 과자 봉지 보고 그거 어디서 났냐고 애를 닥달하길래

애기가 울어서 제가 줬다. 혼자 있길래 걱정되서 지켜보던 중이었다. 어머니 되시냐

라고 말했죠

근데 그 아줌마 진짜 건성으로 아 네네 이러더니 과자 애 손에 휙 뺏어서 저한테 거의 던지듯이 건네더라그요..... 저는 아뇨! 아기 다 먹어도 되요! 하고 거절하는데 “저희 애 원래 과자 안먹여요” 이러더니 마침 신호 바뀌어서 애 데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렸어요....


순간 무슨 폭풍 지나간것 마냥 저는 혼자 벙쪄서 서있다 안주 다시 사서 집 돌아왔습니다..ㅠ


허락없이 과자 먹여서 화가 난건가..
아니면 낯선 사람이라 그냥 경계한건가...
나는 걱정되서 같이 있어줬던거 뿐인데 괜한 짓 했나 싶고 기분만 잡쳤네요...
맥주 말고 소주를 사왔어야 했나 싶습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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