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장기기증 글 보고 씁니다. 37%의 경우였을까요?
게시물ID : menbung_54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nto
추천 : 12
조회수 : 684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10/11 02:35:43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안녕하세요. 장기기증 글을 보다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인지, 쓰려고 결심하니 이 게시판이 맞는 지 고민했습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랄게요. 자세한 기증 이야기가 써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 싶지 않으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저는 올해 5월 31일 사랑하는 아빠가 사고로 인해 돌아가셨습니다. 


아빠가 살아계셨을 때 평소 장기기증을 원하셨고 자주 말씀하셨기 때문에 가족들도 그 뜻을 존중하고자 했으나, 사고 후에 뇌사 판정을 받기 애매한 증후들로 인하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기기증인 신장, 폐, 심장 등의 장기는 기증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기에 한국장기기증원에 연락해두었던터라 각막과 기타 사후에 기증 가능한 피부와 뼈 등 인체조직기증을 하였습니다. 


사망 선고가 되고 난 뒤에 연락을 취하고 바로 기증원에서 담당자 분이 나오셔서 가족들에게 100% 동의 하지 않으신다면 하지 않을 것을 여러 번 당부하셨습니다. 또한 절대 강요하지 않으셨을 뿐더러 일적으로 접근하는 하는 게 아니라 아빠를 아시는 분일까 싶을 정도로 위로 해주시고 같이 슬퍼해주셨습니다. 장례식장과 기증원이 왕복 2시간 거리로 그다지 가깝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오셨고 오래 계시면서 유가족에게 꾸준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장기기증원에서 장기기증을 원하지 않는 것일까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여하간 결정한 후, 담당자 분께서 인체조직기증 후에 2가지 방법으로 시신을 운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첫번째는 기증 후에 병원 측에서 화장을 해주는 방법과 두번째로는 조직 기증 후에 시신이 그대로 오는 방법이었습니다. 보통 장례비용이나 화장비용이 걱정되거나, 입관식을 하지 않는 분들은 첫번째 방법을 많이 하신다고 하였으며, 두번째는 입관식이나 직접 화장을 원할 때 진행한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는 두번째 방법으로 진행하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친척 중 한 분이 인체조직기증을 하는 것을 모르는 상황이어서 만약 입관식에서 뼈나 피부가 없는 모습이 보일까 염려되었고 이런 상황을 담당자 분께 전달해드렸더니 뼈는 기증 후에 안을 플라스틱으로 채워 팔의 모양을 만들어줄 수 있고, 피부 역시 안 보이는 부분만 채취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분까지 전달받은 후에 시신은 손님이 많지 않은 첫날 밤에 전남대 병원에서 직접 차가 와서 운구하였으며, 기증 후 이동 시간까지 포함하여 약 6시간 후 새벽에 다시 전남대 병원에서 이동해주었습니다. (참고로 장례식장과 전남대 병원은 차로 한시간이 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의사 분께서 말씀하시길 신경써서 기증 후 처리를 한 것 같다고 하셨고 입관 때도 전혀 뼈가 없음이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기증 했다는 것에 대해 기증원에서 근조화환을 보내주셨고, 장례비용도 지원이 있었으며 그 액수가 크게 장례를 치루지 않는다면 엄청나게부족한 액수는 아니었습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화장할 때도 아버지께서 키도 크시고 체격이 좋으신 편이라 오래 걸릴 줄 알았으나 뼈가 아닌 플라스틱이어서 그랬는지 화장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후 상 치루고 나서도 기증원에서 상을 치루느라 고생하셨다는 말과 함께 고맙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 하셨습니다. 한달? 정도 지난 후 여름쯤에는 기증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분기 별로 합동 49제 같이 치루는데 오시겠냐는 연락도 있었으나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분기였는지, 상반기 하반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하여간 이렇게 장례를 치루고 또 기증을 하면서 오히려 저희 가족 모두는 장기기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멘붕게에 있는 글을 보니 제 가족이 겪은 일이 37%밖에 되지 않는 사실에 감사해야했던 것인지.. 또 저 기사를 가족들에게 보여줘야하는 것인지 참 멘붕입니다. 좋은 장기 기증이었던 것 같았는데 참 복잡한 밤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