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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아동 패딩 논란에 대해
게시물ID : menbung_569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ohnGandy
추천 : 15
조회수 : 3663회
댓글수 : 62개
등록시간 : 2017/12/14 10:13:50
아마 다들 본인 생활을 기준으로 생각하니 의견이 갈리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맥주 값도 아까워서 소주사서 집에서 마시고
백수생활 중 도서관도 도시락싸다니면서 힘들게 살아도 정기후원 그 3만원 못 끊었어요.

난 그래도 밥은 먹고 살지 않나, 
내 3만원 없으면 혹시 이 아이는 밥도 못 먹고 최소한의 교육도 못 받을까 
걱정되어서 도저히 못 끊겠더라구요.
그래서 초등학교 막 입학한 아이 후원시작해서 지금 중학생이 되었어요.

제 기준에는 그래요.

내가 먹고싶은 거 못 먹고, 사고싶은거 못 사고, 술 한잔 값, 과자하나 값 그거 아껴가며 후원하고 있거든요.
내가 남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나도 아껴가며 사는데 나보다 못한 아이에게
내 어릴때처럼 배 곪아서 힘들지 말라고 하는 후원인데
의외로 아이가 내 삶의 기준보다 더 큰 걸 누린다고 알 게 되면
저같이 아낀 돈으로 후원하는 입장에서는 '어 내가 오히려 후원받아야할 입장인데?' 이렇게도 생각될 거 같아요.


물론 후원받아 피아노배우고 바이올린 배우고 고마운 일이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후원받는 아이가 그런걸 누리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후원하는 나는 무언가 배울 여유도 없는데 내 후원받는 아이는 그런 여유를 누리는 구나 하면
후원자 입장에서는 머리속에서 괴리감이 들 수 있어요.
(패딩문제 후원자도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걸로 후원을 끊지는 않았죠.)

저만 해도 패딩을 2년전엔가 10만원 주고 샀어요.
보세는 아니지만 유명한 브랜드도 아니고 아울렛가서 할인상품 사서 그 가격에 살 수 있었죠.

그러니 내 삶이 이러니
내가 돕고 있는 아이도 이정도나 이것보다는 하향된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후원자 분 생활이 어떤지는 몰라요.
만약 후원자 분이 50만원, 100만원짜리 패딩 사입는 분이시라면
20만원 패딩은 싸다라고 생각하며 사주셨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만약 그 분도 본인이 저처럼 10만원 정도 패딩을 사서 입고
선물도 그정도 비용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20만원짜리 패딩을 딱 집어서 사달라고 하면
'내가 입는 것보다 더 좋은 걸 요구하는구나. 정말 내 후원이 필요한가?' 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이도 친한 친구가 입고 있는 게 좋아보여서 그거 그대로 요청했을 수도 있어요.
아이니까 가격대를 몰랐을 수도 있고
가격을 알아도 나를 후원해주는 분이니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고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후원자가 물어봤으니 우선 이야기정도는 해보자고 생각해봤을 수도 있죠.

전 아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패딩사달라는 말에 후원자가 충격받고 후원을 끊게 된 것도 이해해줘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후원자도 처음부터 명확히 이야기했으면 좋았겠죠.
예산이 얼마까지다, 라던가 생각한 브랜드를 아예 먼저 언급하던가.

아니면 아이가 아이더패딩 요청했을 때, 
후원자가 '미안하지만 내 예산보다 고가의 제품이라 힘들 것 같다. ** 패딩은 어떻니?' 라고 
아이에게 이야기해줬던가.

좀 더 어른스러운 대응을 할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사실 어른이라도 자기 삶을 기준으로 주변을 재단하지 않나요?
내가 하루 한끼 만원짜리 밥 먹으면 남들도 이정도 먹겠거니 생각하고
삼만원짜리 밥은 비싸다고 생각하겠죠.

내가 30만원짜리 패딩 입으면 남들은 50만원짜리도 입기는 하겠구나 생각하지만
100만원짜리 패딩은 말도안되게 비싸다고 생각할테구요.

아이가 아이라서 모르는 것 처럼
후원자도 어른이지만 사람인만큼 완벽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후원자의 대응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해는 해줘야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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