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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때 담임 이야기
게시물ID : menbung_223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1g
추천 : 1
조회수 : 4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3 23: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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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고3때 담임 생각이 나서 적어봐여

여자 체육선생님이었는데, 나이는 40대 초중반? 정도 되었었어요.
제가 다니던 학교는 걍 평범한 인문고였구요.

원래 고3 담임 맡으신 적이 없었는데 본인이 강려크하게 원해서 맡았다고 열심히 할테니 기대하라고 그러시더군여... 여기서부터 참 믿음이 안갔죠

학기초에 제 친구가 반장이 되었는데 반장을 대하는 담임 태도가 요상했어요. 대놓고 무시하는 듯한 느낌? 이름도 맨날 틀리게 부르고 막 이것저것 보고하면 아 됐고 이런식으로 반응하고.. 제 친구 진짜 착한애였는데ㅠㅠ 그러다가 어느날 저한테 슬쩍 오더니 담임이

"니가 반장이 됐어야 하는데~" 라며 반장을 투표로 뽑지 말았어야 했다더군요. 2학기에는 자기가 저를 반장으로 뽑겠다고 하는데 저는 대놓고 이게 뭔 개소리지 하고 쳐다봤네요.

그래서 저는 xx이가 훌륭한 반장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반장하기 싫은데요 하고 걍 가버렸어요.

 알고보니 담임이 애들 아버지 직업으로 애들 평가하고 그랬더라고요-_-^ 저는 그런 사람 정말 싫어하는데 그렇게 대놓고 속물인 사람 처음 봤어요. 제 아버지가 사자직업이신데 저 반장시키고 뭐 좀 얻어먹으려고 그랬나...

고3인데 진로상담도 1학기 내내 안하더니 수시 원서쓰기 몇주전에 후다닥 하는데 하라는 진로상담은 안하고 내내 저한테

"우리 글쓴이 대학 잘가야되는데 그치? 그러면 글쓴이 부모님이 나한테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셔야지 그치~? 우리 글쓴이 반장도 되야하고.. 내가 우리 글쓴이 참 아끼고 있지~ 대학 가면 뭐 좀 성의같은거 보여야하지 않겠어? 부모님께 잘 말씀드려야지?"

헐......ㅁㅊ.................. 표정관리가 안되더라고요. 썩은 표정으로 아......왜요? 이랬네여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눈치없이 계속 저딴소리하길래 아 네네 대충 흘리고 돌아섰어요.
 
더 대박인건 이때 진로상담할때까지만 해도 이분은 정시에 가나다군이 있는지도 모르는 분이셨어요.....하...
제가 이분께 무슨 도움을 받았다고 성의를 해야되는지..

물론 부모님께는 절대 그런 소리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제 걱정에 괜히 작은 선물이라도 할까봐서요. 

2학기 때 반투표로 제가 반장이 되었는데ㅠㅠ.. (다들 하기싫어서 저 시킨거에요..) 이때부터 진정한 헬을 느꼈죠
1학기때는 별로 신경안써서 몰랐는데 알고보니 담임이 자신의 일을 대부분 반장에게 위임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렇게 내친구 갈궜으면서ㅠㅠ)

야자감독 반장 시키는건 당연하고 정규수업시간에도 교무실 맨날 비우고 전화하면 안받고..

야자 감독 맨날 빼먹는것도 학생부장 선생님한테 눈치보였던지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야자 끝날때 잠깐 얼굴 비추러 오더라고요. 아침에 조회하고 내내 없다가 끝날때만...
 
아픈 애 있으면 담임에게 말하고 조퇴시켜야되는데 담임이 없으니 어떡하나요..

그래서 그냥 제가 학생부장 선생님한테 직접 보고하고 집에 보내고 그랬어요. 학생부장 선생님이 다행히 저랑 1학년때부터 사이가 좋았던 분이라 항상 ㅇㅋ해주셨어요.(제가 교무실가면 다른 선생님들이 하.. 저 불쌍한 반... 이랬네여ㅠㅠㅋㅋㅋㅋㅋㅋ 저희담임 몰래 저희반애들 진로상담 해주시고..)

근데 자리에 있어도 문제이긴 했네요.

제 친구 중에 하나가 하루는 너무 아파서 조퇴하려고 교무실에 가서 담임에게 말을 했대요. 근데 애가 너무 아프니깐 울고 있던 상태였는데 담임이 갑자기

솔직히 말하라면서, 너 왕따당하고 있는거 아니냐고 하더랍니다.

제 친구가 어안이 벙벙해서 네????? 아닌데요????? 이랬더니 담임이 

네 아버지 막일하시는 분이라서 너 왕따당하는 거 아니냐고....ㅇㅁㅇ..........

제 친구 아버지 석.수.셨어요. 돌 조각 하시는 분이요. 제 친구는 아버지 직업에 대해서 안좋게 생각한 적도 없었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담임이 저딴식으로 말해서 정말 어이없어 하더라고요.ㅠㅠㅠㅠㅠ... 애 괜히 상처받고ㅠㅠㅠ

 그외에도 정말 많은 구구절절한 일들이 있었는데 걍 생략할게요... 사실 공부에만 집중해야하는 고3시기였는데 담임때문에 기분망친 날들이 꽤 됐네요.ㅠㅠ

여차저차해서 담임도 저(에게서 뭔가 얻어먹기)를 포기하고 저와의 관계도 안좋아졌어요.

반 아이들에게 제가 상담을 위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정시에 가군 나군 다군이 있더라고요^^ 하면서 입시상담을 오라고 하더라고요. 

 상담에 어쩔수 없이 갔더니 (번호순으로 한명씩 불러서 안갈수가..ㅠㅠ)저에게 정말 단 한번도 생각도 안했던 학교들을 쓰라고 하더군요. 고등학교 3년 내내 피토하게 공부해서 전교 상위권이었는데요... 거기 갈거면 그렇게 공부 안했죠...

제가 가나다군 대학 세개 말하면서 여기 아니면 안쓸거라고 했더니 그럼 자기는 원서 안써주겠답니다.ㅎㅎㅎ 그러면서 저한테 호언장담하더라고요. 여기 쓰면 셋다 떨어질거라고요.

제가 제가 결정한 곳으로 알아서 쓰겠다고 얘기하고 나왔는데 옆에서 귀 쫑긋 하시던 옆반 선생님이 다음날 와서 몰래 다시 상담해주셨어요ㅋㅋ 그러면서 걍 제가 결정한 대학대로 쓰라고 하더라고요.

결국엔 셋 다 붙었다는게 자랑
교무실에서 다 떨어질거라고 큰소리치던 담임한테 엿을 날려준 기분이었네요 (이건 사이다게로 가야되나요?ㅠ)

그리고 엄마는 담임이 저에게 추천했던 대학들 이름을 듣자마자 조용히 분노하시고는 졸업식에서 담임을 본체만체하셨죠...

암튼 진짜 최악의 담임이었네요
다음 해부터는 고3담임 못 맡으셨다고 하니 다행입니당
 


역량이 부족한 담임을 대신해 1학기 반장이었던 제 친구와 2학기 반장이었던 제가 다른 친구들에게 입시상담도 정보 모아서 해주고 수능비법도 가르쳐주고 했었네요.......

원하던 대학을 갔으나 그때의 경험을 살려 과외선생이 되어버렸어요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각종 멘붕 담임을 만난 학생들과... 멘붕 동료 교사와 같은 교무실을 사용하시는 교직원 분들.. 힘내세요ㅠㅠㅋ

제 동생도 n수생이에요. 입시생 여러분들 수능 얼마 안남았는데 오유 자제하시고 건승하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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