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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바리스타 5년차 넘나 멘붕인것...(발암주의)
게시물ID : menbung_337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낮에도병나발
추천 : 25
조회수 : 1846회
댓글수 : 88개
등록시간 : 2016/06/20 00: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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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다래끼가 나서 뵈는게 없으므로 음슴체.
 
카페에서 일한지 어언 5년. 늘어가는 월급만큼 세상에는 수많은 인격과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것을 알게 됨.
 
1. 저희는 호텔 카페테리아가 아닌 프렌차이즈 카페입니다.
 
한밤중에 손님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음.
딱 보기에도 30대, 많아봐야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들 일행이 들어옴.
 
나: 안녕하세요~ 주문 도와드릴까요?
아저씨(이하 '아') : 커피 네잔 줘.
나: 우유나 설탕이 안들어간 아메리카노로 드릴까요?
아: 아니 커피 네잔 달라고.
여기서부터 슬슬 빡침.
나 : 고객님, 원두만 들어간 아메리카노가 있구요, 우유가 같이 들어간 라떼가 있는데 어떤걸로 준비해드릴까요?
아 : 어, 원두커피.
(왜 근데 반말?)
나 : 네, 아메리카노 네잔 준비해드릴게요. 뜨거운 걸로 드릴까요, 차가운걸로 드릴까요?
아 : (얼굴에 어마어마한 짜증을 담은채로) 아이C.. 차가운거!!!!(소리침)
나 : 네. 아이스아메리카노 네 잔 준비해드릴게요.
근데 갑자기 아저씨일행이 자리로 돌아가려함.
나 : 고객님, 결제 하시고 진동벨 가져가셔야 되요~
여기서부터 아저씨의 본격 진상.
아 : 야. 너는 물건도 안받고 돈줘? 니가 커피를 내와야 내가 돈을 줄거 아냐!!
나 : 고객님, 저희는 선 결제 후 음료제조 해서요~ 먼저 결제하시고 진동벨 울리면 왼쪽에 픽업대로 가지러 오셔야되요~
아 : 아~ 돈도 먼저 내야되고, 내가 커피도 가지러 와야 된다? 개같은 소리하지 말고 커피나 내와. 싸가지 없이 어딜...
...
나도 있는대로 빡침. 참는데도 한계가 있음. 결제를 안했기 때문에 음료 안나가고 다른 손님들 주문받고 음료 나가고를 한 15분쯤 했을까..
저 멀리에서 그 아저씨가 소리침.
아 : 야!!!!! ㅆㅂ 커피 가져오라고!!!!!
계속 소리지르기에 아저씨 일행 자리로 가서 말함.
나 : 결제 먼저 하셔야 하세요.
아 : 아니 ㅆㅂ 여긴 무슨 서비스가 이따위야!!! 야 여기 책임자 오라그래. 어디 손님한테 꼬박꼬박 말대꾸하고 어린놈의 새끼가 싸가지없이...
      대가리 나오라 그래!!!!
결국 나도 못참고 폭발.
나 : 여기 점장 저니까 저랑 말씀하시고, 저희 카페는 선결제 방식이니까 와서 결제하시고 음료 받아가시던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세요.
      그리고 제가 손님께 반말 들어야 할 이유는 없는거 같은데요? 주변에 보시면 아저씨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 계시죠? 저 분들도 모두 선결제하고
      음료 받아가신 고객님들이에요. 저분들도 다 따라주시는데 아저씨가 뭐라고 가져오라마라에요? 그리고 큰소리내지 마세요. 여기는 카페고 와서
      커피마시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공부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 곳이에요.
이때부터 아저씨가 욕이란 욕은 다함.
아 : 야이 ㅆㅂ새끼야 어른이 말하는데 어디 말대꾸야 이 개ㅅㄲ야 너는 ㅆㅂ 서비스가 뭔지도 모르냐? 니 부모는 니한테 어른한테는 반말 씨부리면서
      말대꾸하고 고개 빳빳하게 쳐들고 그따위로 하라고 가르치던?
나 : 서비스가 뭔지는 당신보다 내가 잘 알고요, 니를 어른대접 해줄지 안해줄지는 내가 판단해요. 그리고 니는 내 부모 본적 있어? 어디 본적도 없는사
      람 들먹이면서 교육이니뭐니 지랄이야! 그래. 니 애미애비는 그따위로 나이어린 사람한테 막대하라고 가르치디?
      니한테 음료 팔 생각 없으니까 당장 나가. 아니면 경찰에 영업방해로 신고할테니까.
...
결국 그렇게 실랑이 끝에 경찰 부르고, 아저씨 난동부리다가 끌려나감.
 
2. 여러분, 여기는 파티하우스가 아니에요....
 
한창 연말 회식시즌이었음.
초저녁에 사람도 많고, 단체손님도 막 들어오는 때, 회사원 일행인듯한 정장부대들이 들어옴.
한잔들 걸치셧는지 시끌벅적해서 마냥 부러워하고 있었음.(나도 초저녁에 친구들이랑 술한잔 하고 싶다..!!!)
그런데 일행중 한 사람 손에 케잌과 샴페인이 들려있었음. 여기서 눈치 챘어야 하는데...
그렇게 주문을 마치고 음료를 픽업하려는데, 음료 가지러와서 포크를 일곱개를 달라고 함.
다들 아시다시비 외부음식 반입 금지. 취식 금지, 주류 판매도 금지임.
그래서 내가 물어봄
나 : 손님, 포크는 어떤것 때문에 필요하세요?
그쪽 : 아, 저희가 케잌좀 먹으려구요.
나 :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는 외부음식이 금지되어있어서요... 포크 여분제공은 안되세요.... ㅜㅜ
그쪽 : 왜 안돼요? 다른데는 다 해주던데?
나 : 죄송합니다 ㅠㅠ 저희는 따로 제공이 안되세요...
그쪽 : 그러지말고 좀 줘봐요 다들 기분좋게 와서 커피한잔 하려는데
(그럼... 지금 내가 포크 안줘서 기분 망쳤다는거? ㅡㅡ)
나 : 죄송합니다. 저희는 외부음식 취식이 안되는 매장이어서 포크제공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쪽 : 아 예예~~
그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는데... 셀프바에서 스틱(뜨거운 음료에 사용하는)을 한무더기 집어감.
그걸 젓가락으로 씀.
거기까진 백번 천번 양보하려고 했는데...
했는데...
샴페인을 꺼냄. 흔들기 시작하더니....
뻥 소리가 나면서 온 사방에 샴페인 폭탄이 터짐.
주변에 있던 손님들 당황해 하고, 짜증내고 난리가 남. 그래도 지들은 뭐가 좋은지 히히덕대고 떠듬.
결국 여기서도 못 참고 폭발해서 그 테이블로 감.
 
나 : 저기요 손님. 뭐하시는거에요?
그쪽 : 아~ 그쪽이 포크를 안줘서 어쩔수 없었어요.
나 : 포크를 안준게 왜 안준건데요. 먹지 말라고 안준거잖아요. 근데 드시는걸로 모잘라서 샴페인까지 터뜨리세요?
      여기 손님들만 있는거 아니잖아요. 다른 손님들 옷에 다 묻고 바닥에 다 떨어진건 어떻게 하실건데요?
그쪽 : 아 저기요! 여긴 원래 이렇게 안되는게 많아요? 뭐 다 안된데??
나 : 예. 여기 어떤 손님도 외부음식 가져와서 드시는 분 없구요, 샴페인 가져와서 터뜨리는분은 없는데요? 여기가 파티하우스에요? 그런건 장소를 잡고
      하시던가 해야지 왜 다른 사람들도 다 있는 공간에 와서 피해를 주시냐구요! 그리고, 당신들은 횟집 가는데 회 다 떠가요? 밥집갈때 밥 다 싸가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세요?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뒤에있던 테이블에서 들리는 소리.
 
'어? 전원 나갔다.'
...
네... 바로 뒤에서 샴페인 직격탄을 맞은 분의 노트북이 다운된 겁니다.
결국, 그 손님도 합세해서 물어내라 마라 따지기 시작하고, 주변에 있던 모든 테이블에서 한소리씩 함.
테1 : 술취했으면 조용히 집에가지 무슨 소란이야
테2 : 기본도 안되었네
테3 : 아 C 옷 다 젖었잖아!! 니들이 내 세탁비 물어줄거야?
테4 : 지들만 전세냈어? 존ㄴ 짜증나 ,,
 
결국 내 승질도 대폭발함.
바에 들어가서 행주랑 걸레 들고나와서 그쪽 테이블에 집어던짐.
 
나 : 다 치우고 여기 피해입은 사람들 다 변상하고 가세요. CCTV 다 있고, 여기 증인들도 많으니까 어디 튈 생각 하지 마시구요. 당신들 회사 어딘지 알고 있으니까(양복 마이에 뱃지 달고있었음) 내가 내일 본사 찾아가서 CCTV 내밀고 난장피우는 꼴 보기 싫으면 좋은말로 할 때 다 치우고 변상하고 가시는게 좋을거에요. 그리구요, 기본이 없으신거 같아서 알려드리는데요,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입히면 안되구요, 외부음식 반입 금지라고 써져있는 곳에서는 외부음식 안드셔야 하구요, 파티하는곳이 아닌 곳에서는 당신들 맘대로 샴페인 터뜨리고 멋대로 파티하는거 아니에요 알겠어요? 내가 아니더라도 여기 계신분들이 당신들 회사 쫓아가서 항의할거 같은데, 어쩔래요? 예?
 
결국 궁시렁대면서 다 치우고, 한시간 가량 걸려서 전화번호 주고받으면서 변상약속 받고 돌아감.
 
3. 커피는 카페에서, 싸움은 링 위에서.
 
드라마를 재현하고 싶으셨던건지, 아니면 나 화났다는걸 만천하에 알리고 싶었던건지...
왜 꼭 남녀가 카페에서 싸우면 음료를 집어던짐?
그래요. 화나면 이성을 잃을수도 있어요. 그래요. 거기까진 이해합니다.
근데 왜 꼭 던지는게 스무디임?
왜 꼭 소파자리에서 던짐?
왜 꼭 유리창에다가 던짐?
 
이런 커플들, 지금까지 다 행주 쥐어주고 청소하고 돌아가게 했음.
네커플 봤는데, 세커플은 한쪽이 미안하다고 치우고 갔지만, 한커플은 그냥 나가려고 하길래,
 
출입문 잠궈버림.
사장님 불러서 개쪽주고 경찰불러서 그쪽 신원알아내서 부모던 뭐던 불러내기 전에 치우고 가라고 했음.
 
이런 일들을 겪고 난 뒤부터, 진상은 절대 웃음으로 대하지 않음.
내가 편하자고? 아니. 내가 인상 찡그리는것도 내 감정 다치는건데 미쳤다고 그럼?
그런 진상들 상대하면서 매장에 있는 선한 고객들이 피해입는걸 본 뒤로,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진상은 절대로 그냥 안참음.
보안업체를 부르건, 경찰을 부르건, 사장님을 부르건(사장님도 성격이 괴랄하신지라 그런거 못참아넘김.)
똑같이 대함.
 
생각해보면, 왜 진상에게 착하게 굴어야 하고 다정하게 굴어야하고 내가 고개숙여야 하는지 모르겠음.
서비스정신이 결여된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그건 서비스가 아니라 그냥 숙이는거임.
내가 서비스해야하고, 정성을 다해서 음료를 만들어 드려야 할 수많은 고객님들에게 쏟아야 할 에너지와 서비스마인드를 그런 진상들에게
단 한개도 내주기 싫음.
앞으로도 그럴 생각임.
 
'손님은 왕이다. 그리고 왕은 진상을 부리지 않는다. 진상을 부린다면 그 사람은 왕이 아니다. 그러니 곧 내 손님도 아니다. 고로 내가 왕대접 해줘야
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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