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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를 아십니까가 점점 더 교묘해지네요.
게시물ID : menbung_37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플레in
추천 : 1
조회수 : 60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9/22 21:47:03
번화가에서 집에 가는길이였어요.

가는데 어떤 여성분이 붙잡더라구요. 보통은 '좋은 기운이 풍기세요' 이 말 들으면 바로 "감사합니다 ^^"하고 갈길 가는데

간혹 길 물어보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길안내를 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뿌리치지는 않습니다.

그분이 걸어가서 5분도 안걸리는 건물 위치를 물어보더라구요. 저녁이였기 때문에 안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가방에 있는 핸드폰 꺼내서 지도까지 열고 위치검색해서 알려드렸습니다.

핸드폰으로 위치 찍는 와중에 정말 보기드문 친절하신 분이라고 정말 감사하다고 하시는겁니다. 하긴... 제가 굳이 짐 다 내려놓고 가방까지 벗어서 그 안에있는 핸드폰 찾아서 알려줬으니 제 생각에도 좀 과잉친절이긴 했어요.

저도 앱켜고 위치찾는 동안 얘기를 나눴죠. 이것도 수법인게, 목표가 다른 일을 하는동안 말을 걸어서 그 후에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수법같더라구요. 제가 위치를 설명하는 와중에도 '옷 입으신거 보니까 직장인이신가봐요??' '학교다니시면 많이 힘드시겠어요', '이렇게 친절한거 보니까 사람 상대하는 일 잘하시겠어요!' 등등... 딱봐도 제 또래나이같은데 그런얘기를 하니까 좀 이상했죠. 그래도 초면인데 여기서 갑자기 대화 중단하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분이 오지랖 넓은사람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치 다 알려드리고 1~2분정도 길에 서서 대화를 더 하니까 그제서야 제가 호구같고 만만해졌나봐요.

갑자기 자기가 공부하는게 있는데, 정말 보기드문 사람이다. 좋은 기운이 많은데 그걸 사용하지 못해서 정말 안타깝다. 말하는겁니다.

저것도 어색하게 한번에 다 뱉은게 아니라 대화 중간중간 말한건데 제가 그 부분만 발췌한 겁니다. 정말 도를 아십니까 얼마 안당해본 사람은 껌뻑 넘어갈 정도로 자연스러워요 ㄷㄷ...

예를 들면 자기가 공부하는게 있다고 하는 말은 그 전에 '대학 다니시면 무슨과 다니세요??' 로 제가 먼저 무슨과라고 말하면 저 문장을 뱉습니다. ㄷㄷ

어쨋든, 전 그 말 꺼낸게 좋았어요. 제 또래같은데 말하는것도 이상하고, 대충 눈치정도는 채고있던터라 도망갈 명분을 찾고있었거든요. 계속 일상적인 얘기로 빙빙 돌리니까 이게 진짜 도를 아십니까? 인지 아리송하고 그냥 가기엔 무례한것같고... 했었습니다.

어쨋든 좋은 기운 그말 꺼내는 순간 확 깨면서 "아... 감사합니다 ^^ 근데 제가 바빠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이러고 가려고 하니까

호구 놓치기 싫은지 집방향 물어보고 같이 걸어가면서 얘기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냥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 이러고 뿌리쳤습니다.

얘기를 분단위로 한것 치고는 절 안잡더라구요? 뭐지? 하고 뒤돈 순간 다시 고개만 돌아봤는데 절 보면서 약간 똥씹은 표정하는게 찰나에 스쳐 지나가는게 보였어요.

아주 예전 중고딩때나 길에서 잡으면 순진해서 계속 대화하고 영상까지 보곤 했는데 (따라가는건 한번도 안했습니다.)
성인되고 나서는 한번도 이런일로 잡힌적이 없는데, 길 물어보는걸로 참... 대놓고 일반인 코스프레 하니까 당황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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