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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를 해야겠어요
게시물ID : menbung_479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게뭡니까
추천 : 0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10 03:47:48
다 마음대로 안 되는 시기네요

공부고, 마음이고, 하다못해 사소한 것들까지도.

그런데 제일 짜증나는건 이것들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나라는 사실이죠.

내가 나태해서, 내가 게을러서.

어떻게 하면 나태해지지 않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까.

매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살까.

아무리 다짐해도 순간 스마트폰에 마음을 뺏기고, 노트북에 정신을 뺏기고,

공부하기가 싫다고 딴생각이 가득 피어오르고.

이런 작은 순간들이 나를 좀먹는것 같다는 사실이 너무 싫습니다.


아직 나 한명조차 이기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고민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가족의 반대랄지, 자기가 가진 병이랄지, 자신의 가치관이랄지, 이런 고민들.

나는 고작 나태한 나 자신조차 이기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특히나 오늘 새벽 세시까지 이렇게 멘탈 나간 상태로 있으니까 더욱 자괴감이 드네요!

웃긴건 이와중에 유튜브에 들어가서 또 무슨 동영상이라도 보고싶다는 겁니다.

재밌는 사실은 뭐가 보고싶은지는 모르겠다는게 재밌는 포인트에요! 맙소사. 그냥 뭔가 움직이는 활동사진이 눈앞에 있어서

그게 나한테 어떠한 일련의 자극을 주고, 그 자극을 받아들여서 내 뇌 어딘가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었으면 좋겠다, 고 느끼는겁니다.

이쯤 되면 정신병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제대로 글을 쓸 때에는 10분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서, 공부를 할 때에는 그렇게 다리를 떨어가면서

어째서 그런 동영상들, 인터넷 기사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들에는 그렇게 오래 집중하고, 그런 걸까요.

뇌를 굴려서 풀어야 했던 오늘 산업조직론 과제는 그렇게 답답해하고 어려워했으면서..

언제부터 내가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던 걸까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이라는 책을 정말 감명깊게 읽었었는데요.

음, 내가 그렇게 되어 가는 모양입니다. 생각을 못하겠어요, 생각을 하는게 직업인 학생인데.

한때는 공부만 하다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한 나인데. 왜 이렇게 생각을 못하게 됐을까요.


디지털 디톡스라도 해볼까 싶습니다.
아예 이 망할 것들을 멀리 떨어뜨려놓고 살까봐요.
글쓰고 책읽는걸 그 대신으로 하면서 말입니다.

단호하게 끊어내고, 절제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마약을 끊을 수 없듯이, 나는 이것들이 끊임없이 가져다주는 도파민에 중독된 모양입니다.
지금도 그래요,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보면 어떨까 생각만 했는데, 뭔가 뇌에 신호가 오나봐요! 막 보고싶어요!
새벽이고 조용하니까, 나에게 몰입을 하니까 이런것도 느껴지네요.
지금 정신없이 손 가는대로 글을 쓰고있는데 꽤 재밌네요.

어쨌든. 나는 내가 외유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에게는 부드럽고, 하지만 나에겐 강한.
하지만 나에게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나를 발견합니다. 안됩니다. 나는 나에게 강해질 거에요.
진짜로 이것들 없이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는 한번도, 내가 이런 디지털 기기들에 중독되거나 할 일이 있을거라곤 생각해본적 없습니다.

내가 의지가 강한 사람인 줄 알았죠.

그런데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닌 것 같네요.

그러고보면, 내가 유일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스펀지처럼 지식을 빨아들였던 그 시기에는

이렇게 주의를 끝없이 빼앗는 하찮은 물건들이 없었던 것 같네요.

대학생이라는 자유와 디지털 노마드라는 근본없는 캐치프레이즈가 만나서, 나에게서 깊은 사유를 앗아간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쓴 독후감은 정말 좋았어요, 왜냐하면 그곳에는 이 망할 기기들이 없었기 때문이죠.



디지털 기기들이여, 잘 있거라.
당분간 도파민을 갈구할 나의 뇌에게, 조금만 참으면 괜찮을거야, 라는 말을 해주면서.
다짐해야겠습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으로든 이 노트북으로든 동영상따위를 보거나 웹서핑 하는 일은 없이.
밥을 먹을 때마저도 정 뭐가 보고싶으면 책을 보면서 밥을 먹어 임마.
친구들과 연락은 정해진 시간에만, 그리고 차라리 전화통화를.

O, me. O, life.
Powerful play goes on, and you may contribute a verse.
파워풀한 연기를 계속 해 나갑시다. 그리고 하찮은 내 정신이 한 구절의 시가 되도록 합시다.

많은 시간 내게 즐거움을 주고, 고민도 들어주던 오유에게도 작별인사를!
지금은 최선을 다해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이고, 성과는 오로지 몰입에서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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