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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코트 주문 기계
게시물ID : menbung_497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몽나무
추천 : 7
조회수 : 89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15 11:34:54
얼마전 내년이면 환갑 잔치를 하는 부모님과 임아트에 갔다.

열심히 마트를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서 푸드코트에 갔다.

그리 크지도 않고 이용객이 많이 없었다.

옛날에는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아주고 번호표를 주면 그 번호에 적힌 숫자가 띵동 울리며 밥을 받아오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기계가 대신 하고 있었는데

내년이면 환갑인 젊은축에 속하는 부모님은 이용방법을 모르시고 일단 기계라는 이유로 뒤에 서서  나에게 모든것을 맏겼다.

한식, 돈까스 두종류가 있었고 종류 선택 후 음식과 갯수를 선택한 뒤 포인트 사용 여부, 현금 카드 사용 여부 확인 후 결제가 되면 번호표와 영수증이 출력되는 아주 간단한 시스템.

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유치원 아이 에게 근의공식을 물어보는 것과 같은 난이도 인것 같다.

무튼, 시간이 지나고 밥을 한창 먹고 있은 때 쯤 연세가 지긋 하신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오셨다. 

그분들은 푸드코트 외부에 마련된 기계에는 눈이 가지 않으셨는지 내부로 들어와 식당 조리 직원에게 밥을 먹을수 있냐고 물었다.

내부에는 메뉴도 써있지 않고 주방 안에는 각각 한분씩만 조리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께서 조리 직원에게 다시 또 묻자 조리직원은 빨리 주문하세요. 저기 밖에서 주문 하시면 되요. 라고 말한뒤 다시 조리에 열중.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는 눈치만 볼 뿐 어쩔줄을 몰라 하셨다.

그 마트는 장볼때 눈만 돌려도 여기저기 직원이 많던데 직원 한명쯤 상주해 있어도 되지 않을까? 

당황해 하시는 두분을 지켜보다  부모님께 도와드리고 올까? 물으니 어서가서 도와드려라 하신다.

어르신 두분을 모시고 음식을 고르게 한 뒤 기계로 주문까지 대신 해 드리면서 작동방법을 설명해 드리니...

어려워서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밥을 못먹겠다. 하신다...

가만 생각을 해 보니... 요즘 이런 식으로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는곳이 점점 생겨나고 있다. 

가끔 가던 베트남 쌀국수 식당, 유명한 분이 하는 우동집, 셀프 주유소, 영화관 등등 말이다.

우리 부모님만 해도 스마트 폰을 쓰시지만 기능을 한 한달간 꾸준히 설명 해 드려야 조금 적응을 하신다. 어딘가 가서 기계가 있으면 포기해 버리신다. 그리고 똑같은 사용방법을 열번정도는 물어보신다.

점점 더 사람이 했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세상이 될 텐데.. 기계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어르신 들을 보면 안타깝다.

푸드코트에서 밥을 다 먹고 나오는데 어르신 부부가 우리 부모님께 자식을 참 착하게 잘 키우셨다고 칭찬을 해 주셨다.

우리부모님은 웃으며 감사하다고, 식사 맛있게 하라고 나왔으며 자랑스러워 하셨다.

나도 기분은 좋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씁쓸했다. 저 두분이 우리 부모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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