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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서비스업을 낮잡아 보는 이 나라..
게시물ID : menbung_553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DEFGAB
추천 : 2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1/03 00:57:13
안녕하세요. 전국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응원합니다. 

오늘, 아니 정확히는 어제 늦은 밤 9시 40분. 

저희 편의점에 자주 오시지는 않으나 오늘 세 번째 오시는 손님.

매번 오시면 카운터에 물건을 올려놓고 다시 물건을 보러 갔다가 다시 두고 그러시는 분이 계십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맥주 두 캔과 안주를 갖다 놓으시고 다시 가셨는데 평소에 손님이 없을 때에 그러셔서 별 말을 안 하고 그러려니 했지만 하필 오늘은 손님이 많았던 날이었습니다. 

과자를 갖고 오셔서 계산을 하셨는데 계산이 끝나자마자 잠시만 기다리라면서 또 가시더라고요? 뒤에 계산 기다리는 손님이 계시는데. 

그래서 저는 

“고객님, 죄송하지만 다음에는 물건을 한꺼번에 가지고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공손하게 부드럽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희 매장에는 많은 물건을 구매하실 고객님들을 위해 바구니가 세 군데에 비치가 되어있습니다. 

그랬더니 저보고 “네? 뭐라고요?” 라고 하시면서 손님에게 그런 얘기 하는 게 아니라면서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뒤에 기다리는 손님들도 계시고, 바구니가 비치되어 있음을 말씀드렸는데 손님에게 그래도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거 아니라고 화를 내시더라고요. 물론 편의점에는 손님이 많을 때에 포스기에 찍힌 앞손님의 물건을 다른 칸에 옮기고 다음 손님을 위해 계산할 수 있게 기능이 있지만 이 손님은 뒤에 손님이 기다리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계산이 끝났음에도 물건을 다시 가져오겠다고 가셨고 다음 손님분도 불편해 하시는 기색이 보였습니다. 

어찌되었든 손님의 그런 반응에 저도 열이 받더라고요. 그렇다고 욱하고 막말하고 반말하고 그러지는 않고 참았습니다. 제가 왜 그런 말씀을 드렸는지 이유를 말했음에도 꼰대말을 계속 하셔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다음 손님 계산하려고 하는데 저보고 

“여기 정규직이에요?” 라고 묻더군요. 정확히 왜 물어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할 생각이었겠죠. 아니면 본사에 연락해서 자를 심산이었는지는 몰라도 저는 잘려도 상관없는지라.(잘리면 지나가다 보이면 뚝배기를 깨버리려 했을지도 모르죠.) 

저는 이에 정규직은 아니고 아르바이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손님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화를 내고 가셨고 저는 빈말로 죄송합니다, 안녕히가세요 라고 하고 보냈습니다. 뒷손님께 죄송했던 것은 더 시간을 끌게 만들어서 죄송했죠. 그분이 가시자 마자 “어휴-“ 한숨을 내쉬더라고요. 

이런 일이 있었으니 점주님께는 말씀을 드려야 해서 다음 근무자님께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음 근무자님은 경험이 많으셔서 앞으로는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하셨지만 

저는 제 생각따라 이것이 뿌리깊은 차별의 근본적 원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타인이 피해를 받았는데 그 피해에 대해 아무런 말도 없다는 게, 그걸 참아야 한다는 게 이상하더라고요. 

12월 말 즈음이면 그만 둘 편의점이지만 점주님께 죄송스런 일을 만든 것 같아 좀 그렇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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