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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3 16: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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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나는 어릴 적 부터 신호를 잘 지키며 살아왔다.
빨간 불일 때는 멈추고,
파란 불일 때는 건넌다.
이것은 정해진 규칙이며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섭리와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나는 아무리 짧은 건널목이라도 신호등을 지키며 살아왔다.
친구들이 어린애냐고 놀려도, 지키는 것이 익숙한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리고 오늘..
중요한 회사 미팅이 있는 날.
하필이면 늦잠을 자버렸다.
서둘러서 출근을 위해 뛰어야 한다.
그러나 허겁지겁 달리는 나는..
이내 기차 건널목 한 가운데에서 멈춰섰다.
왼쪽에서는 금방이라도 칠 듯이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기차.
띵동띵동 빨리 건너가라며 걱정하는 듯이 울리는 알림음.
그러나,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깜빡이는 두 개의 빨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