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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0: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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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18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교정에 학생들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유인물이 뿌려졌다. 유신반대 시위였다. 어쩐 일인지 선언문을 읽기로 한 동료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석에서 몇몇 학생이 시도했지만 학교 관계자들이 모두 제지했다.
3학년 문재인은 속이 탔다. ‘우리 팀은 아무도 모르게 시위 준비만 해준 후 잠적해 버리기로 했다’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문재인이 연단에 올랐고, 동료들이 둘러싼 가운데 그는 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문재인은 기숙사비도 학교에서 주는 법대 장학생이었다. 데모를 하면 장학생 신분이 다 박탈되니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획팀에 있었다. 그런데 74년 10월18일에는 그런 기득권을 버리고 연단에 나간 것이다."
이 단장은 "의기투합해서 악수를 하는데 말은 없지만 손은 뜨겁고, 눈빛이 번쩍이던 게 기억난다"며 "한번 한다면 끝까지 가는 사람"이라고 문 후보를 평가했다. 대선 도전에 대해서도 "평범한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 될 수 있었지만 선망의 길을 버리고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자기희생을 했다"고 말했다.
- 문재인의 비 젖은 선언문을 38년간 보관한 경희대 역사학과 73학번 이상호씨의 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