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59
2016-09-30 01:03:27
43
저희 어머니도 신장이 안좋으셔요.
복막투석 몇 년째 하고 계셔요.
이젠 습관처럼 일상의 일부가 되었죠.
가끔 별것 아닌 것 처럼 말씀하시지만..
마음이 아파요.
평범한 생활이 불가능하거든요.
남들은 훌쩍 잘만 떠나는 여행도 투석 스케쥴에 맞춰서...
짐도 한 보따리가 늘어나구요.
찜질방이 제일 큰 사치에요.
가족끼리 찜질방 가본 지가 5년이 넘었네요.
근데요.. 엄마가 제 신장을 안 받겠데요.
이식 대기자 명단엔 올라가 있어요.
동생은 멀리 나가있고.
아빠는 나이가 많고, 고혈압도 있어요.
제가 젤 건강하니 검사 받아보고 싶은데..
사실 저는 간이식 경력이 있어요.
제가 도너였어요.
그래서 의사도 권하지 않더라구요.
이식수술을 한 번 했다고 해서 딱히 몸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에요.
다만.. 엄마가 아들 몸에서 장기를 두 번이나 뺄 수는 없는 모양이에요.
엄마 생각은 이해하는데....
그래서 더 맘이 아파요.
가끔... 아주 가끔... 엄마가 투석하고 있을 때...
'내가 그 때 수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지금 완전히 건강했다면...'
'엄마가 건강해질 수 있을텐데...'
그래도... 제가 기증을 해서 외삼촌이 살았으니까.
위급한 누군가가 살았으니까.
언제나 '옳은 선택을 했다'고 나를 위로해요.
내 배에 커다란 수술자국이 아직도 흉하지만,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는 생각치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