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2011-05-15 14:05:46
0
내가 어젯밤에 술을 많이 마셨다는 것 까지는 기억이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때문이었는지, 그 친구가 데려온 여자 때문이었는지는 잘 긱억이 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평소 주량을 훨씬 상회하는 양을 마시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술을 마셨던 막걸리집 이후는 기억이 희미하다.
분명히 그 막걸리집에서 한 명은 먼저 집에 간다고 일어 났던 것 같은데, 머리를 쪼갤 듯이 다가오는 숙취가 기억을 더 흐리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그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 보다는, 현재의 상황으로 다시 추측해 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나는 발가벗은 채로 처음 보는 침대에 누워서, 처음보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 모텔은 아닌 것 같지만, 문제는 덭고있는 이불에서, 그리고 이 방에서 미묘하게 여자의 향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나는 눈을 뜬 직후부터 친구의 연인과 밤을 보낸것일까, 하는 의문이 진실로 확인 되는 것이 두려워 지금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의 숨결을 느낄 뿐, 돌아 보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 벌써 얼마나 되었는지 모른다.
차라리 저쪽에서 빨리 깨어나서 강제로 진실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할 무렵, 정말로 옆에서 자던 사람이 일어날 기척이 보였다.
그리고 스윽하고 이불을 걷는 소리와, 또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리곤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뒤는 아무나 이어주세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