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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4 14: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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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선택을 단순히 하나의 경우만 짧게 보니 진화가 아니지 않나라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경우도 단순한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보시니까 그렇습니다.
기린의 목을 예로 들었을 때, '옛날에 목이 짧은 기린과 목이 긴 기린 두 종류가 있었다'라고 이해하는 건 초보적인 오해입니다.
다윈은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생각한 게 아니라, '한 집단 내에 다양한 개체변이(개체간의 다양성)'에 주목한 것입니다.
기린이라는 한 집단 내에 목 길이라는 형질의 차이는 다양하게 서로 다르죠. 그리고 그에 따라 풀을 뜯어먹고 자라기 수월한 정도에 차이가 생기고, 성장과 발육에 차이가 생기고, 번식과 존속에도 차이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자명한 사실이죠?
그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목이 짧은 편일수록('목이 짧은 기린이' 라고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번식과 존속에 불리했고, 목이 긴 편일수록 유리했을 것입니다. 목이 짧은 놈은 멸종하고 긴 놈만 살아남았다는 게 아닙니다. 다양하게 점진적인 차이를 보이는 목 길이에 따라 번식과 존속의 성공률도 다양하고 점진적인 차이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차이가 생기는 자연선택의 과정이 수십 수백세대를 거치면, 점진적으로 선택압이 가리키는 특정 방향(목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집단 전체가 쏠리게 되는 진화가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