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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30 11: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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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동물군 중 인간/원숭이/유인원 등은 모두 '영장류'로 분류됩니다. (분류체계상 '영장목')
영장류들은 큰 형태는 비슷하지만 그 중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고 꼬리가 긴 부류를 일반적으로 '원숭이monkey'라고 하며, 인간과 유사하게 체구가 크며 꼬리가 없는 부류를 '유인원ape'이라 합니다.
엄밀하게 따졌을 때 원숭이와 유인원은 해부학적 구조가 상당히 다릅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명명된 화석은 해부학적 구조를 따졌을 때 원숭이가 아니라 유인원의 해부학적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유인원에 해당됩니다. (사람도 굳이 별도로 분리하지 않는다면 둘 중 유인원에 포함된다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엄밀한 분류학적 접근이 생겨나기 이전의 일반적인 인식은 사람이랑 대충 비슷하게 생겼는데 털로 덮여있고 사람은 아닌 애들을 싸잡아 '원숭이'라고 불러왔죠. 원숭이와 유인원을 모두 '쉬운 말'인 '원숭이'로 그냥 통일해서 부르는 겁니다.
새로운 동물의 화석을 발견해서 그 이름을 명명할 땐 직관적으로 와닿는 '쉬운 말'을 이용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발견했을 때도 남쪽에서 발견된 원숭이 형태의 동물 이라는 뜻에서 라틴어로 그렇게 명명한 것일 뿐입니다. 라틴어에 원숭이 말고 유인원에 해당하는 단어가 따로 있진 않을 테니까요.
위에 '공룡'에 붙인 saurus가 모조리 도마뱀이라는 사실을 저도 반복해서 상기하고 싶네요. 공룡에 saurus가 붙었다고 해서 공룡과 실제 도마뱀이 같은 부류의 생물은 아니죠. '쉬운 말'로 표현해 줬다고 해서 그 '쉬운 말'밖에 모르는 인식수준으로 논의를 끌어내리려고 억지를 부려선 안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