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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4 15: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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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수색대대에서 근무했는데 거기가서 전부다 후회하지만 몇가지 건진게 있다면 엄청난 대자연을 가감없이 몸으로 숨결로, 땀으로, 보고 느끼고 체감한게 참 좋았었음..(대신 체력적으로 힘들었음..ㅜㅜ몸 다망가지고 흐규흐규..)
그냥 크게크게 보면 무덤덤하게 넘길만큼 익숙해지는 자연환경이지만 요소요소마다 지역마다 시간때마다 다양한 장면을 볼 수 있었음...
여튼 제가본것중 대박이었던게 울나라에 이런게 남아있었다니 싶었던 소나무들의 크기...진심 둘레가 건장한 성인 3~4명이 팔뻗고 둘러야 할정도의 밑둥을
가진 소나무가 요소요소마다 자리잡고 있고 평균 소나무의 크기가 대부분 직경 80센티는 넘고 다른 나무들도 수령이 어마어마해 보이는건 기본에
자라있는 풀들. 들꽃들은 생전 본적이 없는듯한 종들이 즐비한 진정 사람들이 손대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뚝뚝 흘리는 어마어마한 대자연이 펼쳐져있음....ㄷ
또 기본적으로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경치가 일품임... 진심 그래픽같은 풍경이..아니 어......그래픽같은 풍경이 펼쳐짐,,;;;;;
(표현력 공부를 해야하나.....표현할 말이 진심 이거밖에 안떠오를정도로 환상적이었음...;;)
여담이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풍경과 ㅈㄹ맞은 극심한 날씨변동이 불러오는 판타지적인 현상들이 합치면 그냥 별세계임...지구 아닌거 같은 경우도 있...
인상깊었던게 4월 중순에(강원국가는 그때도 눈이 펑펑..)
말번초 위병소 근무여서 해뜨기전 타임에 위병소 근무를 서고 있는데 저녁에 날이 춥다 싶더니 눈이 오는거임...
거기다 아침에 뭘 하는지 근무교대도 심하게 늦어지고있고..(아마 눈치우기 + 그때 인사계원이 휴가를 가서 부사수가 근무 수정크리였던듯)
죽겠는거임...(그래서 더 자세하게 기억하는지도....= ㅅ=;;)
위병소 앞뒤로 열심히 눈을 치우는데 해가 뜨는지 점점 밝아지는 중이었음...하지만 눈 구름 때문인지 평소같으면 서서히 밝아져야할쯤인데 아직 어둑어둑한 시야였는데 군대에서 눈치워 본 사람들이 느끼는 자괴감 중 하나인 '금방 눈 쓸고 지나갔는데 뒤돌아보면 그대로 다시 쌓여있는'걸 느끼고 싶어서 등뒤로 시야를 돌려보는데 투광등이 켜져있듯할 모양으로 특정 부분이 밝은거임...(투광등의 강렬한 빛이 어둠을 뚫고 직선향을 그리며 퍼지는듯한 빛느낌?)
그래서 시간이 몇신대(우리 부대는 특이하한건지 보편적이었는지 몰라도 어둡던 밝던 정해진 시간에 투광등 온오프를 했음....)
투광등을 아직 안껐나 하며 상황실에 무전할려고 허리를 펴고 기지개겸 하늘을 보는데,,,,
마침 해가 뜨는데 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구름사이사이로 햇살이 무슨 게임에서 먹구름 가득한 어두운 하늘에서 빛이 줄기줄기 퍼지며
천사가 강림할듯하게 퍼져나가며 눈이 내리는데 햇빛을 받은 눈의 결정 결정들이 빛을 발하는데 와 이거 그래픽 쩌내 라고 밖에 할말이 없는 장면이었음...
아 이걸 말로 설명하니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정말 좋았는데....
주둔지 주변도 주변이지만 최고존엄(응?)은 역시나 DMZ안이있었음....
막 아침에 수색 들어가면 계곡 지역인데 그냥 초입부는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평범한 계곡같은 지형인데 조금만 들어가면 영화의 한장면같은 갈대 숲이 펼쳐지다가(소대원끼리 우리 여기 지나갈때 영상 찍어두면 영화의 한장면일듯 ㅋㅋ 소근 거리고 ㅋㅋㅋ)
거길 지나면 몽환적인 늪?같은 지역이 나오는데 거기는 갈때마다 항상 안개같은 운무가 펼쳐져있었음...
진심 이세계같은 기분이었음...풍경은 좋은데 거기서 귀신봤다는 고참들과 부사관들이 많았던건 함정...
여하간 입대 전에 반지의 제왕이니 뭐니 스크린으로 보는 자연환경으로 감탄했었는데 그런거보다 실제로 보는게 다르다 싶던게 진짜 눈으로 보는게
스케일? 파괴력?이 남달랐음...
군생활 하면서, 전역한지 몇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하는거 중 하나가 군대에서 본 광경을 진심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영상장비와 아티스트님들을
불러서 촬영해서 가보로 남기고 싶을정도로 풍경이 끝내줬음; ㅅ;....소대원들이랑 이야기할때 군대 전역하고 오줌도 강원도 방향으로 안눈다고 장난식으로 말했는데 반대로 군대에서 진심 여기 전역하면 내 남은 여생에 다신 여기 못오는게 한이다..라고 생각했을 정도...
자연도 자연이지만 거기 사는 생물들도 우리나라 아닌거같은 경우가 많았음
대표적으로 경비행기만한 독수리랑(응?)
경차만한 멧돼지(???)
호랑이만한 고양....이건 아니고...
근데 진짜 강원도 있으면서 느낀게 이런곳에 왠지 호랑이가 살거같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다큐에서 강원도 산골에서 호랑이 흔적이 발견됐다는 내용을 보고 그럴거 같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길정도로 최소 30년 이내에 사람이 실제로 발을 들여보지 못한 곳이 있을 것이라는게 소대원 대부분의 의견이었던...
그만큼 풍경은 자연이 잘 보존 돼 있는듯하지만서도 아무래도 인간이라는 바이러스가 지구에 끼치는 해악을 어찌하지 못하는 곳 중 가장
일상적인 곳이 DMZ 내외부 지역이라고 생각도 했음...
자연을 보존하겠다는 의지가 안보이는 별다른 여과장치도 없이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각종 오염물을
자연에게 무슨 오바로크 새기듯 쑤셔넣고..흘려버리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지뢰들....
그 대자연 속에 있는 지뢰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다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들이 참 슬프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함...
통일이 이루어 진다면 분명 기존 북한 지역과 연계를 위해 DMZ를 손보는 사태가 올 수 밖에 없을텐데...
과연 자연을 보존하기위해 하나하나 정밀 작업으로 지뢰를 제거하고, 도로모양을 정하고, 건물을 짓고 그렇게 할지
아니면 여타 보여준 기법들인 싹밀어 기법을 사용할지...지금의 우리나라를 봐선 어찌됄지 눈에 훤히 보인다는게 참 아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