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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8 18: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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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선생질을 해본 입장에서, 일단 가장 중요한건 생각하는 스타일 및 뇌구조입니다.
성적이나 흥미보다 그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떠한 말인고 하니,
어떤 명제에 대해, 이유가 명확하면 수긍이 간다 / 합리적이고 일단 내린 판단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 책을 보고 텍스트를 정확히 분류하고 이해한다 / 글을 쓸 때 구조를 잡고 핵심적으로 하고픈 말만 쓰고 마무리 짓는다 : 이과입니다.
어떤 명제에 대해, 먼저 판단을 하고 이유를 고민한다 / 찬반토론을 함에 익숙하다 /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그냥 글을 읽는 것이 아닌 진짜 독서를 할 수 있다 (의미를 찾는다던가, 텍스트 이상을 본다는 것) / 글을 쓸 때 자신이 아는 모든 것들을 다 끌고 들어와서, 말이 되게 연결지을 수 있다 : 문과입니다.
학생의 목표가 궁금하네요! "과고애들이 다 꿰찬다" 라는 말은 딱 대학 입시 및 대학 들어가서 2학년즈음까지 먹힙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딱 두군데서만 먹힙니다.
일단 문 이과는 본인 스타일 따라 가시길!
다만 앞에 이과가 힘들다는 말에 대해서 첨언하자면, 목표하는 학교 및 현재 성적 수준이 (보통 중학교때 상중하위권이 서른되서 토익볼때까지 크게 바뀌진 않습니다.)
상위 1% 시라면 고민을 해보시고, 그게 아니라면 과고를 두려워할 이유는 별로 없을 겁니다. 그친구들이 상위 1%가 아닐 수도 있긴 한데, 상위 1%가 못되면 재수하거나 유학갈거거든요.
배울 과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은 문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위에 책으로 진짜 독서를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와닿지 않으면 문과 발도 못 들이신거에요. 힘든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자신의 스타일에 안맞는 곳에 가면 정말 힘듭니다. 저는 철저히 이과생 머리고, 미적분 수리물리 현대물리 다 할만한데 300쪽짜리 책 읽고 독후감 쓰라고 하면 반페이지 써요.
선행학습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마시길. 실시간으로 공부해서 안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지, 남들 다 한다고 하니까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만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미리 공부해두는 것은 좋겠으나, 미리 100% 알고 간다를 목표로 하는 괜히 빡세고 비싸기만 한 학원에 돈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과로 가신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원인-결과를 차근차근 귀인하는 방법" 에 대해 고민하고 책 많이 읽고 문과로 갈라질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올라가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