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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 2017-09-13 18:49:26 4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라이벌' [새창]
2017/09/13 18:05:21
문학가로서 누군가의 라이벌이란 말이 참으로 우습다고 세현은 생각했지만,
그를 향한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
“참 잘 쓴 문장이네..”
세현은 그가 쓴 추도문을 대신 낭독 하는 그의 딸을 보며 나지막히 독백을 하며 의자에 몸을 깊게 늬이며 그와 처음 만났을 때의 당시를 떠올려 보았다.

20여년전. 그녀는 이제 막 대학 졸업 후 등단한 신인 여류작가에서 그친게 아니라, 대중에서 작품성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그런 그녀를 문학 잡지사에서 대대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는데, 그는 그런 그녀를 주로 인터뷰 하던 기자였었다.

“작가님 정말 팬입니다!”
가식 없는 미소, 세현은 실로 기자들에게서 그걸 본게 얼마만인가 싶었다.
의례 첫 대면에 하는 소리긴 했지만, 근 1년 동안 결국은 허울만 좋은 소리였을 뿐 그 누구도 진지하게 자신의 작품을 보거나 혹은 마음 속으로 묻어나온 독자로써의 팬이라는 느낌은 든적은 한명도 없었는데 자신앞에 있는 그는 자신의 팬이 보여주는 익히 드믄 표정으로 자신의 명함을 내밀며 말을 했다.

“문학잡지 나무애(愛)의 박정수라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 숱한 선배들 그리고 자신을 제쳐 두고 스승이자, 대 문호가인 송선생의 초도문을 맡게 되었을땐 자신 역시 여타 다른 이처럼 시샘까지 느껴졌었다.
정수의 딸은 추도문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었다.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문인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던 그때의 선생님의 가르침을...,”

‘그래, 그랬었던 때도 있었구나’
다시금 추도문을 들으며 세현은 과거를 생각했다.
“아, 세현군 날세”
“교수님, 어쩐일이세요 이 밤중에 전화를 다하시고”
세현은 원고를 쓰던 중에 울린 전화기 벨소리에 전화를 받자 익숙한 송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무애의 박정수 군이라고 아나?”
“아.. 네, 알고 있어요”
“역시 알고 있었구만, 하하”
수화기 너머에서 재밌다는 듯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 이어 들었던 수화기 너머에서 흥미로운 듯 한 목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얼마전에 인터뷰를 했네, 재밌는 문학도였네, 그리고 박군이 쓴 칼럼 역시 수준이 꽤 있더구만”
“아.. 네”
“보니 김교수 제자 였더구만, 허허 그런인재를 숨겨두고 있을줄이야”
세현은 자신에 대해 그렇게 한번도 남한테 즐거운 말한적이 없는 송교수가 그에대해 말하는 목소리에 시샘, 질투를 느끼고 있었는데.
젊은 세현은 지금의 시샘이 20년 후에도 느낄 줄 몰랐을 것이었다.
물론, 그때의 시샘과는 조금 다른 감정이지만 서도 말이다.

“그래서요 교수님?”
“어이쿠, 미안하네 전화비 많이 나올텐데. 그래서 말인데 정식으로 말일세, 그를 문하생으로 삼으려고 하네.”
“네..?”

세현은 수화기 너머로 자신의 귀와 머리,
가슴을 어지럽히는 선생의 말에 부정을 하고 싶었다.
자신이 선생의 제자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었고 문학도에서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지만 결단코 선생의 문하생이 된적이 없었다.
그저 대학의 사제지간이었을 뿐.., 게다가 선생의 문하생이 되려고 수 없이 노력한 자신이었는데 송선생은 문하생을 결단코 두지 않겠다 엄포를 했었고 결국 그녀는 될 수 없었던 걸.그는 해 내고야 마는 이 사실에 그저 어안이 벙벙하고 납득이 되지 않았다.

“어째서죠 교수님..?”
“뭐.. 자네가 그래도 내가 제일 아끼는 제자니까 자네 허락이..”
“그것 말고요, 왜 저는 안되면서 정수씨는 되는거에요!?”
“허허.. 뭐 그거야 자네는 이미 등단 했잖나”

‘등단..?’
그 소리에 세현은 그저 허탈했다, 어릴 적부터 선생의 소설에 팬이었던 그녀였고
글쟁이를 꿈꿨던 계기도, 선생의 수업을 듣기 위해 대학을 지망 한 것도,
등단을 목표 한 것도 다 그 때문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안된다니..

“아무도 문하생으로 들이지 않는다고 문인들에게 다 그렇게 이야기 했잖아요!
이건 배신이에요!“
“...허허...,흥분하지 말게나 세현군. 자네에게도 도움이 될거야”
“필요 없습니다! 끊겠습니다 들어가세요”

.
.
몇 달 후.
세현은 문학잡지 한켠에 쓰여진 정수의 신인문학상 수상을 보더니 거칠게 던지며 욕짓거리를 해대고 있었고
담배를 얼마나 피워댔는지 방안이 너구리 굴 그 자체였었다.
‘딩동’
“누구지..?”
따로 독립해서 살고 있는 세현을 아침부터 찾아오는 이는 굉장히 드믈었기에
세현은 아리송 하며 문을 열자. 보고 싶지 않은 인물 1순위가 서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욕짓거리가 튀어 나왔다..
“씨발”
“아..안녕하세요 작가님, 아! 선배님”

정수였다.
첫 인사가 욕을 먹어선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도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인사를 건내는 정수, 세현은 그런 그에게 퉁명스럽게 말을 건냈다.
“뭐하러 찾아왔어요?”
“선배님 한테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그런데 저..”
정수는 이내 고개를 돌리며 헛기침을 연신 했고, 그제서야 자신도 깨달은 듯 황급히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 바지를 주섬주섬 입으며 소리 쳤다
“그러게 왜 아침부터 여자집에 오고 난리야!”

지금 생각해보면 세현 본인도 정수를 안좋아 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자리를 뺏긴 것 같아서. 응당 당연한 생각이겠지 라고.
어느덧 추도문은 중반쯤 다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선생님의 영원한 제자이시자 저의 영원한 라이벌인 이세현 작가님은 선생님의 크나큰 자랑이시자..”

세현은 다시금 과거의 생각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건 정수가 등단하고 좀 뒤의 일이었다.
아마, 정수가 두 번째 작품을 세상에 내 놓았을 즈음 기억이었던 것 같았다.

“그러니까, 너무한다고 봐봐~~~ 이 기사들!”
“아니, 그게 왜 뭐..가 문제,에,요?”

허름한 술집, 아니 동네 치킨집 정도가 적당한 표현이 맞는 가게에 늦은 밤 취한 남녀가 앉아서 열띈 토론을 열고 있었는데 다름 아닌 세현과 정수였다.
세현은 기사에 쓰인 평론을 보고 불만인 듯 소리를 내고 있었고
정수는 납득 할 수 없는 표정으로 몰아 붙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왜 내가~~ 너랑 라이벌이냐고~~”
“선배님, 라이벌 맞지요. 봐봐요 여기,여기.
[송석영 선생의 두 제자의 라이벌 관계가 IMF 불황에도 그칠지 모르는 서적판매부수를 올리고 있다]. 봐요,봐. 우리 둘 말하는 기사라고요!“
“야! 기생 오라비처럼 웃지 말라고! 콱~~!”

세현은 배시시 웃는 정수를 바라보며 장난스레 인상을 지으며 맥주를 한잔 더 들이켰고
정수는 즐거운 듯 세현을 바라보며 또 한번 더 웃었다.
“에이씨, 너도 나 무시 하는거지? 그래- 어차피 난 그래봤자 여류작가다 이거야”
“그럴 리가요 제가 얼마나 선배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하.. 너 따위가 그래봤자 뭐해, 선생님도 결국 너를 문하생으로 받아들였잖아~~왜 나는 안되냐고~~”
“우아.. 선배 진짜 바보네요”
“뭐 임마~?”

세현은 맥주를 한 모금 더 들이키며 강하게 맥주잔을 내려 놓더니 정수를 노려봤지만 그저 정수는 아이를 바라보듯 미소 지으며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선배 진짜 글쟁이 맞아요?. 선배랑 선생님 글 스타일 완전 다르잖아요. 선생님도 그걸 망칠까봐 일부러 안받으신거 몰라요??”
“뭔 헛소리야~~”
“진짜라고요??. 선생님한테서 배우라고 건네받은 선배글만.. 어휴 지긋할 정도에요! 그만큼 물론 대단 했지만요, 선생님이 입이 마를때까지 비교 하고 선배 칭찬한것만 해도 지긋지긋하고 어휴!”

이젠 정수가 한모금, 아니 한잔 가득한 맥주를 숨도 쉬지 않고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푸우 하고 잔을 내려놓으며 알겠냐는 표정으로 세현을 바라보았고 세현은 아무말 못하고 맥주잔을 매만지고 있자, 따뜻한 손기운이 세현의 짧은 머리칼을 맴돌고 있었다.

“너~너 뭐하는거야”
“가만히 있어요. 옳지 옳지, 선배, 정~말 잘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진짜 제자라고 인정하는건 아마 선배지 않을까요?”

모든 강의가 끝나고 나자 세현은 교수를 간신히 만날 수 있었고,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원고를 보여 줄 수 있었다.

“여전히 세현군은 잘쓰는 구먼 허허”
“그런가요 교수님..,?”
“그럼 그럼, 자네 글은 내가 따라갈 수 없는 표현법이라던가..호오”
“왜 그러시죠?..”

송교수는 안경을 고쳐쓰더니 다시금 원고를 살피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세현은 긴장을 하며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마치 세현의 시계는 1초가 영겁의 시간으로 느껴질 만큼 더디게 흘러만 가고 있었다.

“자네, 연애하나?”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심적 표현이 유순해졌고만,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같이 말일세”
“그,그게 무슨말씀이세요. 저같이 선머슴 같은 여자앨 누가 좋아한다고..”
세현은 자신의 짧디 짧은 단발머리를 손가락으로 베베꼬며 시선을 돌렸고 송교수는 그걸 보며 시익 하고 미솔 지으며 웃었다.
“하하, 그래, 그런게 내가 못따라 가지! 자네도 역시 여자야.”
“에이.. 무슨 농담도 교수님도 참..”
“자네를 좋아하는걸 떠나서 자네가 마음이 가는 상대가 있는지도 모르지, 마치 여기에 쓰여진
‘연분홍 구름이 하늘하늘 가슴을 메었다’ 라는 문장처럼 말이야. 자네가 잘 안쓸법한 문장이네만“
“.. 에이 그만하세요”

세현은 재빠르게 송교수가 가진 자신의 원고를 낚아채더니 이내 봉투에 넣고서는 감상평을 묻기 시작하며 다른 사담을 하기 시작했고 둘의 대화는 한시간 남짓 이어졌는데
세현은 몇 달 전 들은 정수의 말 때문이었을까 송교수의 말이 더 잘 들어왔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끝낸 세현이 교수실을 나가려 했을 때. 등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자네가 마음이 있다면 뭐 도전 해보는게 어떤가? 자네 같이 당찬 여자면 다 넘어올거라 보는데 말일세”
“..참 교수님도, 저 이래봬도 소심한 여자라고요?”
“그렇지 참, 섬세하지”
“그래서, 그냥 이대로 라이벌 관계가 좋아요”

세현은 그렇게 방문을 나섰다.

“언제나 그렇듯 선생님은 저희 곁에 함께 할 것입니다. 2017년..”
어느덧 추도문은 마무리에 들어섰고 세현은 깔끔하게 쓰인 추도문에 감탄을 그지 못했다.
그건 아마도 여기 모인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는 듯 숙연하게, 그리고 때때로 눈물까지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세현은 속으로 생각 했다
‘역시 내 라이벌이라니까.’
---
어저껜 업무에 치여서 못썼었네요 :)...
정수의 선배인 세현의 이야기 입니다.
1713 2017-09-13 16:38:40 6
네이트판) 결혼식 예절 알려준다 -거친말 주의 [새창]
2017/09/13 12:40:59
1~5번까지 안되는 애한명 있었어요
나름 오래 안사이고 친하고 어린 나이도 아닌..
결국 친구5명 다 안가고 인연끊음.
1712 2017-09-13 12:11:22 0
다시보는 국물녀 사건.(푸드코트 화상 사고) [새창]
2017/09/13 08:03:10
예전부터 그런사건 있으면 사실관계가 확인 될때까진 입다물고 있는데.
상식적으론 힘든 사건들 아닌가요?
물론 비상식적인 사람들도 많지만.
범죄가 아닌이상 타인을 그런비상적인 사람으로 치부하는건 자신도 그럴 수 있다라 은연중에 생각하는게 아닌지..
1711 2017-09-13 09:19:04 13
콜로세움금지)출퇴근때마다 백팩매고계신분들땜에 미치겠습니다 [새창]
2017/09/12 09:07:16
전 일부러 그래서 백팩 큰거 메고 들어오시는 분 지나갈때 그거 잡고 한바퀴 돌려드리고 지나갑니다.
제가 많이 까칠한걸 수 있는데, 특히 양옆으로 백팩 서있으신분 있으면 완전 짜증.. 지나가지도 못하게 뭐하는 짓입니까, 좀 들고 타면 덧나나요.
1710 2017-09-11 17:55:29 2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다시 만나.' [새창]
2017/09/11 17:49:58
리제는 며칠째 자신과 무성(無聲)의 기사와의 혈전의 영상을 되돌려 보고 있었다.
다른 녹화 본에서는 볼 수 없는 자신의 캐릭터 시점에서만 확인 가능 했던 어떠한 것을 리제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되돌려 보았고 어느 순간 그것은 확신으로 변했다.
어떤 공략 사이트에도 올라와 있지 않았고, 누구도 존재 할 거라 생각지 않은,
게임 내에 설정으로만 존재할 거라 생각한 아이템을 무성의 기사는 분명 지니고 있었다.
‘사자의 심장’

“너, 어제 밤 샌거니?”
얼마나 집중을 한걸까, 어느새 들려온 아버지의 목소리에 창밖을 보자 비 때문에 흐린날씨에 자신이 날을 새운지도 몰랐을 만큼 시간이 흐른걸 깨달았다.

“벌써 6시야, 소영아 그러다 너 큰일이다?”
“괜찮다고, 이래뵈도 아빨 닮아서 올빼미 족이니까-”
“궤변은, 얼른 등교 준비해”.

자신의 아버지 정수는 기본적으로 방임주의였다, 리제, 그러니까 소영이 늦게까지 무얼 하던 밤을 지새우던 하고 싶은데로 나두는 편이었고 그 덕분에 내키는데로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소영이었다.
하지만, 결단코 무성의 기사를 이길 수는 없었다.

“그럼 아빠,소미야 다녀올게”

소영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려 교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젯 밤부터 내린 비는 어느새 가는 빗 줄기로 소영의 우산을 툭툭 하고 간지럽히고 있었고
모여든 물길 사이들을 차들이 밟으며 불규칙적인 화음을 넣고 있었다.

교정을 들어선 소영의 눈에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큰 소년의 등이 눈에 들어왔고 소영은 반갑게 큰 소리내 인사를 건냈다.

“안녕 반장!”

소년은 뒤를 돌아 소영의 인사에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화답하며 말을 건내 왔고
수많은 학생들과 비온날의 젖어버린 콘크리트 복도속에서 소년의 목소리는 묻혀 버렸다.
하지만, 소정은 정확히 그것을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응, 나도 잘 잤어, 너는?”

소영은 소년에게 다가가며 물었고 소년은 잘 잤는 듯 한번 더 싱긋 웃으며
잘 잤다는 표시를 보내며 무언가 소영에게 장난스레 말을 건냈다.
그러나, 가까워진 둘 사이에도 아이들의 소음에 막혀서 인지 소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뭐야~헐, 그렇게 티나? 에이 또 밤샘 한거 티나?”

소영은 자신의 눈을 크게 뜨며 소년에게 얼굴을 들이밀었고, 소년은 갑작스레 가까워진 거리에 당황한 듯 뒤로 물러나며 고개를 크게 가로 저었다

“그치? 티 안날거야, 예쁘니까 난!”

당당히 말을 뱉으며 가슴을 펼쳐내는 소영을 보는 소년은 어이 없다는 듯 고개를 한번 젓더니 이내 웃긴 듯 말없이 실소를 내뱉고선 자신의 반앞에 다왔는지 손을 가볍게 흔들었고
소영도 맑게 해답을 했다.

“응! 다시 만나”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난 소영은 졸린 눈을 비비며 하품을 크게 하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창문을 가볍게 두드리던 빗방울은 멈추고 햇살이 멈춰버린 빗방울을 예쁘게 수놓고 있었다.

“이제 일어났냐?”
“아..쩡이다”
“이년아, 점심시간이다, 밥 안 먹을거야?”
“으...... 귀찮은데..”

소영은 그대로 다시 눈을 감으려 했지만,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은체 자신의 의자를 돌려 앉더니 편의점에서 사왔는지, 샌드위치들을 올리고는 다시금 소영을 깨우며 말을 했다.

“이거라도 먹고자 그럼”
“아..응 땡큐”

어쩔 수 없다는 듯 소영은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는 자세를 고쳐 앉더니 샌드위치를 한입물고선 맛을 음미 하려는 찰나, 민정은 소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야 너, 3반에 성현이 있지?”
“아.... 반장?”
“응, 그래 걔, 너랑 그렇다는 소문 돌더라”
“하?, 어째서?”
소영은 어이없다는 듯 샌드위치를 삼키고선 민정을 쳐다보았고 민정은 당연한 반응이라는 듯 말을 덤덤하게 이어갔다.

“이따금씩 친하게 붙어다니잖아, 걔가 뭐 생기긴 했어도..”
“아니아니, 그전에 걔랑 난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건 그렇다고 해도 충분히 이슈가 된다는거지, 걔가 좀 그렇잖..”

그 말에 소영은 다시금 책상에 얼굴을 숙이며 한숨을 내 뱉었다.
‘뭐 그래 그렇게 생각 할 수 있지’
그런데 소영은 그런 것 자체가 싫었다, 그건 자신의 부모님의 교육영향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안에서부터 불쾌한 감정이 들 끓는 것이고, 이내 말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야, 최민정.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그래 걔가 말을 할 수 없어서 그렇다는 거야?”
“아니.. 그런게”
“뭐가 아닌데, 그리고 은근 편하다? 애들 완전 시끄러운데서도 걔가 뭐라는지 잘 알 수 있거든?”

소영은 오늘 민정에게 이야기하며 아침에 성현과 이야기 했던 순간을 말이다.
빗소리와 젖어버린 콘크리트 바닥을 밟는 신발 소리. 그리고 애들소리에서도 확실히 이야기를 하던 소년,
수화를 쓰며, 입모양을 읽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그 순간을 말이다.

“미안, 미안해!”
“아니, 나한테 미안할게 아닌거 같은데? 성현이한테 미안해 하는게 맞는데”

소영은 퉁명스레 말을 내뱉으며 다시 눈을 붙였고
깨어난건 하교시간이 다 되어서였다,
아니 정확히는 어느새 종례까지 마친 후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조용한 교실에서 눈을 떴었다,

“우왁! 깜짝아”
하지만, 아무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누군가 있었다.
자신 앞에서 조용히 앉아 바라보는 소년. 성현이었다.
“뭐야 너, 놀랬잖아 뭐하고 있어?”
‘고마워’
성현은 조심스레 손으로 마음을 말을 한자 한자 그려가기 시작했고, 소영은 그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에이, 쩡이는 뭔 그런 말을 다했데. 여튼 너한테 사과 제대로 했으면 됐지 뭐.”
‘응, 그래도 고마워’
“참~ 고마워 할 필요 없다니까.”

소영은 낯간지러운지 다시금 말을 내 뱉으며 부스스해진 머리를 정리하며 자리를 일어났고 성현은 따라 일어났다.

“그럼 내일 다시 만나 반장”
‘응 내일 다시 만나’

학원에 도착한 소영은 민정의 등을 가볍게 때리더니 이내 배시시 웃었다.
화해의 의미였다.
민정 역시 자신의 행동에 경솔함을 깨달았는 듯 따라 웃더니 잡담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 그 말 진짜야?”
“뭐?”
“무성의 기사가 사자의 심장..”

소영은 민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재빠르게 민정의 입을 막더니 손가락으로 쉿하며 제스쳐를 취하며 살며시 손을 떼자 민정은 겁먹은 아이마냥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두 사람의 비밀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게 정말이야?”
“응, 그렇다니까 캐릭터 카메라 영상 돌려보고 알았어”
“헐, 대박인데?. 어디서 구한거래??”
“모르지 나도, 공략 사이트엔 아에 없던데 정보가”
“..그럼 길드 사람들을 풀어볼까?”

민정의 제의에 소영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하고 저었다.
같은 길드 소속이기 때문에 길드원을 동원해 아이템의 습득경로를 아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었고, 아니면 PK를 통해서라도 무성의 기사로부터 강탈 해올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영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냐, 공개적으로 소문내고 싶지 않아. 너도 조용히 알아 낼 수 있으면 알려줘”

그날밤, 소영은 열심히 글을 쓰는 정수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아빠, 엄마는 게임을 좋아했어?”
“그럼 무척이나 좋아 했지”
“그랬겠지?”
소영은 말을 마치며 방안을 둘러보았다.
3년전과 그대로인 안방, 침실이라기 보단 서재에 더 가까운 작업실, 정수의 책상 옆에는 아직도 그대로인 어머니의 책상이 있었고 그옆을 꽉 매운 스케치들이 있었다.
책상에 놓인 태블릿을 보자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소영은 언제나 저기서 세계를 그려내가는 자신의 엄마가 좋았고,
그 옆에서 또다른 세계를 써내려가는 아빠의 모습이 좋았다.
그리고 모니터 옆에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작업을 했던 스케치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응. 그렇지?”
“그러게- 너처럼 말이야”

소영, 아니 리제는 쓰러져 있었고 그녀 위로 새하얀 달이 스쳐지나가고 있었고
무성(無聲)의 기사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또 질 것 왜 덤볐냐는 거겠지.
“그거 우리 엄마거야”
“?”
다시금 고개를 갸우뚱 거리자 리제는 소리쳤다.
“니가 가진 사자의 심장! 그거 우리 엄마가 만든 아이템이라고!”
소영은 기억속 엄마를 떠올리며 한마디 한마디, 강제로그 아웃 전까지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엄마가 마지막으로 만든 아이템이라고! 그러니까, 내놓으라고!”
하지만 무성의 기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바라볼 뿐.
“두고봐, 다음엔 뺏을 테니까! 다시 만나!”

강제로 로그아웃된 소영은 멍하니 침대에 누워 그날을 떠올렸다.
새하얀 병원 침대에 누워 마지막의 순간을 기다리던 자신의 엄마.
워낙에 소탈한 성격이었을까, 남겨진 유품이 별 것 없었고 그건 소영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게임에 대한 열의가 가득했던 스케치들.
또 소영은 그녀가 개발진으로 참여 하던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 했고
알 수 없었던 유언 때문이었을지 몰랐어도 지금은 달랐다.

“게임 속에서 다시 만나”

---
갑자기 ㄱ바빠서 참여를 못했네요.. 주말은 쉬고..
오늘 쓴거는 결말이 없이 냈어요.
이어쓰기로 할거라서..ㅎㅎ 좋은하루 되세요. :)
1709 2017-09-07 18:47:21 1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변덕쟁이' [새창]
2017/09/07 17:48:03
감사합니다 :) 첫 문장은 중간에 수정작업을 하다가 완성되지 않다보니 어색해졌나봐요 ㅠ
또 말씀하신데로 같은표현법은 줄이는게 좋겠네요 ㅎㅎ
그리고 이건핑계인데 전체적으로 세계가 이어지는게 좋아서 (개인적 만족도지만요..ㅎ) 소영이 피곤한이유들은 차후에 알 수 있게 남겨둔 부분이에요..ㅎㅎ
도움되는 평 감사합니다~
1708 2017-09-07 17:50:05 3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변덕쟁이' [새창]
2017/09/07 17:48:03
아침햇살이 드리우고,
세상이 깨어나면 모두들 하나둘 출근길,
등굣길을 하는 가운데 아침을 맞이한 집이 하나 있었다.
“소영아 어제 대체 몇시에 잔거니?”
“우리 소미공주님 어서 일어나야지, 유치원 늦겠어요”

정수는 한창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소영을 위해 특제음료를 내놓고선 또 한편
어린 둘째 딸을 일으켜 자연스레 화장실로 들여보내고는 새벽부터 준비한 아침상을 식탁위에 올리고는 ‘휴’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영락없는 주부 그 자체였는데
그 역시 3년 전만해도 이 모든 것이 서툴던 영락없던 사내 그 자체였었다.

“으으... 나 피곤해서 오늘은..”
“나호 해 아호..”
“이거라도 마시렴, 소미는 이 다 닦고 말하고”

식탁에 앉아서 투덜거리는 첫째 딸 소영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정수는 둘째딸, 소미의 방에서 옷가지들과 짐을 가지고 나왔고 어느새 소미는 다 씻고나왔는지 소영의 옆자리에 턱하니 앉아있었다.

“우아, 언니 눈 새까매!”
“시끄러 바보야. 아빠~ 소미머리는 내가 할께”

소영은 음식을 오물오물 거리며 소미의 머리를 묶는 것을 완벽히 해나갔는데,
특유의 여성의 섬세함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죽은 제 어미를 닮아서 인지 이러한 부분들은 정수가 의지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자동차에 태우고서는 운전을 하고 있는데 뒷좌석에서 소영이 말을 걸어왔다.

“아빠, 다음 주에 소미유치원 부모님 참관수업 있는 건 알고 있어?”
“아, 알고 있다 마다”
“아빠~ 꼭 오셔야 해요~?”
“아, 물론 이지 꼭 참관..잠깐만 얘들아”

정수의 대답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의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그 모습에 언제나 그렇듯 소영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은연중 정수를 비난 하듯 말을 내뱉었다.

“소미야- 아빠 그날 못 올지도 몰라, 변덕쟁이니까”
“변덕쟁이? 그게 뭐야 언니?”
“음.. 너한텐 어려우려나, 거짓말쟁이 같은거야.”
“아빠가 거짓말쟁이야~? 못 와 아빠? 아빠?”

소영의 말에 크게 실망한 듯 소미는 운전 중인 정수에게 매달리려했고
이 덕분에 통화를 신경 쓰면서도 한쪽 팔에 매달려 칭얼거리는 소미덕택에 정수는 신경질이 날 수 밖에 없었기에 날카로워진 신경만큼이나 격하게 차를 갓길에 세우고는 소리쳤다

“하하, 네..네 들어가세요.., 위험하잖아! 너희들 정말 가만히 못 있어!?”
“방금까진 착하더니. 변덕쟁이!”

소영은 짜증나는 듯 나지막이 말하며 차문을 그대로 열고선 내렸고,
등교하는 학생들 무리에 섞여 사라져가는 모습을 정수는 그대로 쳐다 볼 수밖에 없었다.
제 아무리 어른스러운 아이라 할지라도 어른과 어른스럽다는 천지차이,
이럴 때면 정수 역시 조금은 지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요즘 들어서 소영이 이따금 신경질 내는 저 모습을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혹여나 자신의 아내가 살아 있었다면, 소영을 이해하기 더 쉬운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안해 소미야 아빠가 화내서, 아빠가 꼭 갈게”

정수는 조용히 회의실 소파에 앉아서 상대방측이 내민 서류들을 보고 있었고
이는 정수뿐만이 아니라 정수의 동문들도 마찬가지였고, 회의는 한참이나 진행되고 있었는데
서류를 넘기던 정수의 손이 한 페이지에서 멈추었다.
‘하필 이날 인가..’

“왜,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있어?”
회의가 끝나고 돌아가려는 정수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세현이었다.
“아,아뇨 선배님”
“에이, 이제 그 선배님 소리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아? 어차피 나보다 오빠면서 말이야”

세현은 정수보다 2년 등단이 빨랐던 작가였는데, 그전부터 정수가 기자생활을 할 적에 몇 번이나 전담으로 인터뷰를 맡았던 적이 있어서 둘 사이는 좀 더 친했던 터라
정수는 자신의 사정을 편히 떠들 수가 있었다.

“참관수업이란 말이지, 그렇지만 이제 와서 안한다고 하면 변덕쟁이라던가. 배신자로 찍히는 것 아니야?”
“그렇겠지? 어휴.. 나도 미치겠네.”
“선생님이 제일 아꼈던 제자잖아, 추도문은 다들 노렸었다고? 하지만 오빠랑 선생님의 각별함을 아니까 다들 양보 했는데 말이지..,”
“알아, 알고 있어 나도”
“이해는 가긴 하다만, 나라면 당연 추도식 쪽이지만”
“그러니까 네가 아직도 혼자인거야”

정수의 말에 세현은 입을 잠깐 삐죽 내밀더니 이내 다시금 담배를 한 모금 들이마시면서
벤치에서 흘러내리듯 걸터앉아 옆에서 같이 담배를 태우던 정수를 힐끗 보며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선배네 애들 그래도 어른스럽잖아, 뭐 어떻게든 괜찮지 않겠어? 이건 선배로서 하는 말.”
“네 알겠어”
.
“이제 돌아오니”
“네 아빠”
정수는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에 안방에서 크게 소리 내어 말했고, 현관에서 신발을 벗던
소영은 짧게 대답을 하며 늦게까지 이어진 학원수업들을 듣느라 지친 몸을 소파에 그대로 뉘이고는 문 열린 안방너머의 정수를 올려다보며 오전의 일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빠, 아침엔 미안”
“아니야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뭐”
“그런데 뭐 쓰는 거야? 신작?”
“그렇지 뭐”
“아~ 그렇구나.”

문득 고개를 돌린 소영의 테이블에 올려 진 봉투사이로 서류더미가 보였고
별 생각 없이 서류를 꺼내 읽어보기 시작하더니 이내 표정이 좋지 않게 변하였는데
그걸 안방에 있는 정수는 알 턱이 없었기에
그저 조용히 말없이 자신의 방으로 향하는 소영의 발걸음 소리에 말을 걸었을 뿐이었다.
“소영아 제대로 교복 갈아입고 자”

다음날, 아침부터 소영은 조용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수에게만 그러한 행동을 취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소미한테는 여느 때와 다른 없는 착한 언니이자, 장난 끼 많은 그 모습 그대로였고 정수와는 의도적으로 말을 섞지 않으려는 듯 대화 주제조차 꺼내지 않았다.

“아빠한테 화난 것 있니?”
“몰라서 물어?”

그 날 저녁 학원에서 돌아온 소영을 기다렸다가 정수는 소파에 앉히고선 연유를 묻자
소영은 무표정한 얼굴에서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변하기 시작하며 대답을 하자,
정말 연유를 몰랐던 정수는 당황해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그.. 아빠가 뭐 잘 못했는지 말해주면..”
“말해주면 뭐? 고친다고? 못 고치잖아”
“아니.. 그러니까 대체 아빠가 뭘”
“소미 참관수업 어떻게 할거야!”

‘아.. 그걸 말하는 거였구나.“
그제야 이유를 알게 된 정수는 아차 싶었지만,
한편으론 그런 이유가 화를 낼 정도의 이유가 되나 싶은 심정도 가지고 있었다.
“아니.. 그건 아빠가 어떻게 할 테니까 걱정 마”
“어떻게 할 건데?”
“그.. 뭐..”
“봐 확실하게 말 못하잖아!”
“그렇지만, 일이잖아, 어떻게든 해결 할 테니까”
“일이 중요한 거 알아 나도! 애는 아니니까 하지만, 맨날 그렇잖아”
“저.. 그렇게 말해도 어떻게 할 수..”
정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당황해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어느새 소영의 얼굴은 짜증을 넘어 눈망울을 글썽글썽 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툭툭, 눈물방울을 떨어트리며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빠, 바쁜 거 알아!, 하지만 늘 그렇잖아, 엄마 돌아가시고 나서, 바쁘니까 내 생일 제대로 못 챙겨 주었던 거, 나 운동회 때 못 왔던 거 다, 다 이해해!..”
“그..흑..근데..흑..소미한테는 흑,흑.. 그런 거 안 겪게..흐아아앙”

어느새 마음 구석까지 참고 참았던 그 눈망울에 고인 눈물은 넘치더니 목소리까지 잠겨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소영은 감정을 울음으로 토해내고 있었고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정수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직, 아이구나. 내가 나도 모르게 자신의 딸에게 너무 의지하고 있었구나.
어른스럽지 어른이 아닌데 나에 대해 너무 많은걸 이해해주길 바랬구나 라고.

“미안하다, 아빠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각각의 여러 복장을 한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예쁜 모습으로 또, 열심히 연극을 하고 있었다.
“우리 미소가 제일 예쁘다!!”
“어휴, 미소 아버님도 참, 목청도 좋으셔라”

옆에 있는 어머님들이 깔깔 웃어대며 정수를 핀잔주었지만 정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외쳐댔다
“암요! 우리 미소가 제일 예쁜걸요! 미소야 파이팅!
-
단석에 검은색으로 예복을 입은 소녀가 올라서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소녀는 단상위에 올라가 백여 명의 앞에 서있었지만 기죽지 않은 채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박정수 작가님의 장녀 박소영입니다.
금일 이렇게 제가 감히 아버님을 대신해 대 작가님이신 ..,“

그날 저녁, 정수는 식사를 하다 소영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네가 대신 추도문을 읽겠다 한거니?”
“추도문 준비한다 했을 때 들떠 있던 아빠 생각나서, 아빠 그 할아버지 되게 좋아했잖아?
돌아가셨을 때도 엄청 술에 취해 와서 집에 왔으면서.., 하고 싶었을 것 아니야? 변덕쟁이 딸이라고 생각하셔!“
“으이그, 고맙네. 우리 딸 그런 것도 이해해주고 말이야”

배시시 웃으며 다시금 밥을 먹는 소영과 소미를 쳐다보며 정수는 흐뭇하게 웃었다.
자신이 진정 지키고 싶었던 건 바로 이 행복이었으리라.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준 어른스러운 소영이 너무나 기특해 보였으나
정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어른스러운 거지 어른이 아니니까, 아이니까 내가 좀 더 분발해야지’ 라고
---
오늘도 덕분에 부족하지만 신나게 쓰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707 2017-09-07 15:25:27 2
팀쿡 사장님... 우리 중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새창]
2017/09/06 18:30:47
성 쌤!
1706 2017-09-07 13:39:26 1
[새창]
저도 이분 의견에 동감.

오히러 난 아니랬는데 얘는 왜이러지, 거절했는데도 계속 친구로 안남으면 나중되면 그냥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었고,
그냥 친구로도 보기 싫다고 해야하나.. 껄끄러워지기도 하고요..
남자라고 여자면 다 OK는 아니니까요.
1705 2017-09-07 09:46:18 0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한결같아.' [새창]
2017/09/06 17:24:19
역시 이쪽은 더 어려운 것 같네요..ㅎㅎ
스킬을 금지 시키기 위해 쓴 건데 뭔가 표현부족이 많이 보이네요 ㅠㅠ ㅎ 역시, 의성어 부분이 약하니 박진감이 떨어지나봐유 ㅎㅎ
좀 더 연마 해야 겠어요 :) 감사합니다~~ㅎㅎ
1704 2017-09-06 17:35:12 2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한결같아.' [새창]
2017/09/06 17:24:19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려앉을 즈음, 여럿 무리가 술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오늘도 한탕 두둑하게 벌었는지 기분이 꽤 좋아보였다.
“어서 오세요”
“응응 마스터, 우리 왔다고?”
등에 자신키 만한 창을 메고 있는 여성과 동료들이 지정석과 다를 바 없는 테이블에 앉더니
자루를 펼쳐놓자, 금화부터 은화들이 넘쳐흘러났고
그 모습에 가게안의 사람들이 시선이 쏠렸다.
“이야, 리제- 오늘은 어디 던전에서 그렇게 번거야?”
“며칠 전 발견된 백색거목의 지하던전, 뭐.. 그래도 한결같아, 최초 던전 파괴자는 녀석이더라고”
“아.. 녀석인가”
또 다른 테이블의 누군가 납득했다는 듯 가볍게 소리를 내뱉는다.
‘녀석’이라고 불리는 그는 이미 이 가게, 아니 이 게임에서 내에서 유명했다.
랭킹 비공개, 무소속, 한 번도 그가 말한 것을 본 것을 본 사람이 없다 하며 붙은 별명.
무성(無聲)의 기사
컨셉 플레이어라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었지만 그는 지독할 정도로 그것에 몰입해 있었기에 욕을 먹기에 충분할 수도 있었지만, 그의 실력만큼은 일류였고
탑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리제 역시 그의 실력을 직접 느꼈기에 보장 할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었다.
그가 하는 표현이라고는 그저 가벼운 목례라든지, 고개로 까닥거리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정도뿐이었다.

그리고 언제가 한결같이 가게 앞에서 잘 보이는 광장 분수대의 기단에 걸터앉아서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너, 또 먼저 클리어 해놨더라?”
“...?”
그런 모습이 짜증난 리제는 동료들이 말릴 틈도 없이 그의 옆에 다가가 소리쳤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가볍게 목례를 할 뿐 역시나, 아무 말도 없었다.
“이익, 넌 사람이 말하면 말이지!”
리제는 짜증에 섞인 목소리로 그에게 손을 뻗자 그는 오른손으로 그녀를 막더니 왼손으로 자신에 등에 맨 대검자루에 손을 뻗었다.
그의 표정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건 분명한 경고였다.
“그래 해보자 이거지? 좋아 ! 오늘이야 말로, 이겨주겠어”

-‘음소거’님에게 결투신청을 하시겠습니까?

그와 거리를 벌린 리제는 당연한 듯 확인버튼을 눌리고선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 언제나 그렇게 사람 말에 대답 안하고, 컨셉플레이 좀 작작하란 말이야”
둘의, 아니 리제의 일방적인 언쟁이 한참이나 이어졌고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어느새 조금씩 광장에 생성되기 시작한 거의 투명한 반 구체 모양의 경계를 보자 허겁지겁 그 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결투 신청을 받아들었어!!”

이윽고 반 구체 면은 확실하게 그들과 사람들의 경계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 경계면 밖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심지어, 저 멀리 성당 첨탑위에서 망원경을 써서 보는 이들도 있었다.

‘3...2...1’

“저승사자의 강림이여 지상에 울려 퍼져라! 아즈라엘의 창!”

그녀는 시작하자말자 자신이 구사 할 수 있는 높은 단계의 마법을 외쳤고
창을 그에게 향하자 수어개의 창모양의 그림자들이 무성(無聲)의 기사를 삼킬 듯 맹렬히 돌진했다.
-콰콰쾅 투두둑
그와 같이 삼켜진 분수대에서 파편들이 이리저리 흩날렸고 먼지 구름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정도로 그가 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는 리제였다.
그리고 쉴 틈 없이 그대로 공중으로 점프해 소리쳤다.
“천상으로 그대를 이끌리라! 발큐리아의 창!”
하늘이 갈리며 창을 올곧게 지상으로 향한 거대한 천사모습을 한 것이 내려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기사가 있던 그 자리를 짓눌렀다.
-끼기긱.

‘끼기긱..?’
순간 리제는 무엇이 잘못 된 것임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는데
파열음이 아닌 금속이 뚫는 소리. 정확히는 멈추는 소리였다.
이윽고 흩날리던 먼지가 가라앉자 구경꾼들은 환호성을 쳤고 리제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가, 그의 대검으로 고룡까지 죽였던 스킬인 발큐리아를 막고 있었다.

‘어떻게 막은 거지?’
스킬명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분명 그는 스킬을 썼었다.
그 증거로 그의 대도(大刀)에는 좀 전 까지는 없는 검은 오로라가 휩싸여있었다
결국 발큐리아는 그를 뚫지 못한 체 사라졌고 검을 가볍게 휘두르며 자세를 잡으며 리제를 바라보는 그를 리제는 ‘역시나’란 표정으로 말을 내 뱉었다.

“그럼 이건 어때?!”
리제는 이제 접근전을 노리며 그에게 뛰어가기 시작했고 그 역시 그녀에게 뛰어오기 시작했다.
“에코여, 그의 목소리를 훔쳐가기를., 사일런스!”
그의 목에 보라색 띠가 생긴 것을 확인하자 말자 창을 높게 들며 소리쳤다
“극의, 심장 찌르기”
촌스러운 기술명 이었지만 효과는 확실한 기술이었고
그가 대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훨씬 빠른 속도로 그의 심장에 리제의 창이 박혀 버린체
그는 툭툭 하며 피를 흘리며 주춤거리고 있었다.
이전번 그와 싸웠을 때는 익히지 못했던 기술이었지만 이번에 선보인 첫 기술,
확실히 효과는 있었는지 그가 쥔 대검이 점차 낮아지더니 이내 주저앉자. 그녀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기 시작했는데, 어쩐지 그는 리제를 살짝 올려보더니 씩, 미소 짓고는 무어라 입을 열어 말을 했고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마나가 급속도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알아차렸다.
‘뭐..뭐야’
갑자기 그는 언제 데미지를 입었는 듯 일어서더니 자신에게 박힌 창을 그리고 그걸 쥔 리제를 뽑아 밀어내더니, 소리 없는 비명을 치기 시작하며 중얼거렸다.
비록 그것이 아무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지만..,

이제는 검뿐만이 아니라 전신이 검은 오로라에 휩쌓인 그였고, 누더기 같았던 적갈색 망토는 그 영향에 의해서일까, 본래의 새빨간 모습으로 돌아갔으며, 신체강화라도 한 듯 어느새 양손으로 쥐던 대검을 한손으로 쥔채 그녀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 흡사 다크나이트 같기도 하였다.
‘대체 저 녀석은..’
이제 리제에게 남은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음을 그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연유 때문에 거의 바닥이 나버린 마나, 그리고 어째선지 사일런스가 발동했음에도 그는 스킬들을 시전 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절대적으로 리제가 불리한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단 한 수 밖에 없었다.
“신의 창을 빌리노니, 릴라프의 창”
갑자기 새하얀 빛이 그녀의 창을 휩싸기 시작하더니 이내 창 전체를 덮기 시작했고 그 틈에 그녀는 바지춤에서 작은 나이프를 꺼내어 자신의 손목부분을 베어내자
스테이터스에 엄청난 체력 손실과 함께 지속출혈이라는 문구가 뜨기 시작했는데
리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입을 열어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나, 그대에게 내 피를 바치니. 내피로 모든 마를 멸하리라, 엘리아의 창!”
그러면서 리제는 떨어지는 피를 빛에 휩쌓인 창으로 받아내자, 갑자기 엄청난 풍압과 함께
선분홍색 문양을 한 창으로 변하더니 이내 그의 주위에 같은 모양의 수십 개나 떠올랐다.
그 모습에 모인 수많은 궁중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오리지널 스킬이 개방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해당 스킬은 리제밖에 사용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버서커”
순식간에 리제의 눈은 충혈이 되고, 마법은 금지로 묶인 체
오직 기술만 가능한 상태였는데, 그래도 신체능력은 비약적으로 상승되는 효과가 있는 기술이었다.
그런 리제를 보며 그는 고개를 저었는데
그 모습에 화를 더 돋게 했는지 리제는 순식간에 그에게 다가가 창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같이 떠 있던 수많은 창들도 의지가 있는 듯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으나...
그는 쉬이 쓰러지지 않았다, 다만 그의 입이 분주히 움직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만큼 방어마법이 쳐지기도 하였으며 그가 휘두를 때마다 검에서 검기가 나가기도
하였다
무성(無聲)이지만 분명 엄청 바삐 스킬들을 구사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아, 이렇게나 자신이 강해졌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어느덧 스킬 시간이 다되어가는 게 보였고 이대로 면 명백히 리제의 패배가 분명한 사실임을 직감했을 때, 리제는 또 다시 외쳤다.
“극의, 심장 찌르기!”
이번엔 더 확실히 그의 심장에 리제의 창이 박혔고 그의 갑주까지 깨지기 시작했고 거기서 얼핏 걸린 아뮬렛을 보자 그녀는 소리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너, 그건 사자의..!”
하지만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는데, 어느 샌가 그녀는 땅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하늘에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거대한 핏빛 검이 그녀를 관통한 체 지하까지 뚫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의 체력박스는 0를 갱신하고 있었다.
.
.
그날의 대결 후 리제는 더 유명인이 되었고 무성(無聲)의 기사는 전설이 되어갔다.
1.Q)그날의 대결 후.리제씨는 초 유명인이 되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A)그냥.. 얼떨떨하네요.
2.Q)그런데 어째서 한결같이 무성의 기사에게 도전하시는 겁니까?
2.A)그건.. 비밀이에요 (웃음)
.
.
그녀는 자신이 나온 인터뷰 기사를 보더니 이내 분수대에 한결같이 앉아있는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신을 구해주던 기사.
초보시절 언제나 도움을 주던 기사.
자신이 그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리고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또..
그날의 고백의 대답을, 거절의 이유를 제대로 듣고 싶어서 이러는걸 알게 할 수는 없었다
‘응, 비밀이야’
1702 2017-09-06 12:39:53 3
여친이나 딸을 군대 보내고싶냐 [새창]
2017/09/06 06:33:11
부장: 이러면 나좀 멋져보이지 않니? 훗
(지랄용천하세요 꼰대야)
1701 2017-09-05 17:57:17 3
(문장 연습 오늘의 상황) '비밀이야.' [새창]
2017/09/05 17:39:36
“선생님 건강하셨습니까?”
청년은 디딤돌에 신발을 가지런히 놓으며 인사를 건냈다.
한적한 시골, 도심으로부터 두 어시간 떨어진 곳 자신의 은사가 기거하고 있는 곳이었다.
“아, 정수군 왔는가?”
안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는 듯 청년을 당최 내다볼 생각은 없는 듯 했다.
늘 그런 사람이었다.
청년은 대청마루를 지나 안방 문을 열자, 중년의 사내는 서투른 타자로 노트북너머로 무언가 타이핑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얼 그리 적으십니까 선생님”
“별거 아닐세, 그리고 선생님이라니 그러지 말게나.”

중년의 사내는 타이핑을 멈추더니 피곤한 듯 줄 달린 돋보기안경을 벗어 목에 걸었다.
지난번 보다 더 수척해진 모습이다.

“저에겐 영원한 은사님이십니다.”
“거참 이 사람이 낯간지럽게 왜 그러나, 그래 정수군 오늘은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이긴요 그저 선생님을 뵈러 왔지요, 그리고 이곳의 풍광을 애법 좋아합니다.”

정수는 그리 말하며 창 너머의 산세들을 보더니 이내 들고 온 선물을 내밀었다.
“이 사람이 뭘 이런걸 또 다 준비해왔나 잘 먹지도 못하는걸 알면서도 말일세.”
“..그래도 건강은 챙기셔야지요.”

중년의 사내가 정수가 가져온 건강식품의 상자를 보는 동안 힐끔, 정수는 자신도 모르게
상 옆에 있던 약통에 눈이 갔다. 저번 보다 훨씬 늘어난 양이다.
“아아. 신경 쓰이나 보구만, 그새 더 늘어났지 뭔가 하하!”

중년의 사내는 어느새 정수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약통을 하나 집더니 멋쩍은 듯 웃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어갔다.
“뭐, 인생사 누구나 왔던 길이 있으면 가는 때가 있는 거 아니겠나. 단지 그 뿐일세.”
“선생님...”
“거, 사람 아직 난 제대로 피어있는 꽃 아닌가? 아직은 안 졌네만 너무 그런 표정 짓지 말게나, 그것보단 요즘 그 쪽엔 재밌는 일 없는가?”

중년의 사내는 어느새 양반다리에 두 손을 넣은 채 흥미로운 표정으로 정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수는 이 표정을 옛날부터 참 좋아했었다.

“아, 이걸 봐주시겠습니까?”

정수는 자신의 서류가방에서 프린트 된 서류들을 내밀어 중년의 사내에게 내밀자,
사내는 연신 ‘호오’하며 감탄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요새 인터넷 사이트에 특정 문장을 제시하여 글을 쓰도록 사람들에게 독려하고 있습니다.”
“오, 그렇구만, 자네다운 생각이야!”
“네, 저 역시 같이 쓰고 있지요”
“그래서 자네 글이 어떤지 봐 달라 이거구만? 허허...,”

중년의 사내는 곰방대에 불을 붙이더니 이내 프린트된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 모습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십여 년 전부터 같은 모습, 여전히 긴장된 그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진지한 표정으로 마지막 장을 다 읽은 중년의 사내는 한숨을 쉬더니 정수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자, 정수는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역시 정수군 일세, 잘 쓰는구만 잘써! 이 뒷방 늙은이가 뭐라 할 말이 없네,
여기 다른 이들도 잘 쓰는구만 하하 재밌구려! 재밌어!“

중년의 사내는 얼굴을 아이마냥 활짝 피더니 신나게 말을 이어나갔다. ok사인이다,

“휴.. 걱정했습니다, 이거 또 선생님에게 한참을 욕먹는 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자네같이 이제 대성한 작가에게 내가 뭐라 하겠는가, 그런데 말일세 여기. 이 작성자의 글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년의 사내는 정수에게 프린트를 내밀며 한 댓글을 가리켰다.

언제부터인가 열심히 자신의 글에 참여하는 사람이었다.
어디선가 낯익지만 무언가가 투박한 글, 주제 선정은 나쁘지 않지만 무언가 아쉬운 글.

“아아.. 그 글말이지요..”

정수는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자신의 스승인 사내에게 전달했고 중년의 사내는 그것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선생님..?”

정수의 말을 다 들은 사내가 곰방대를 또 다시 물고선 침묵이다.
곰방대에서 나온 연기가 방안을 가득 매웠고 숨쉬기 힘든 것은 비단 담배 연기뿐이 아니라 분위기 탓이 더 큰 것 같았다, 한참을 말없이 곰방대를 태우던 중년의 사내를 보다보니 순간 정수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것이 하나 있었다.

“설마, 선생님???”
“하하, 비밀이야”

비밀이라고는 말했지만, 그건 분명 그의 글이 분명했다,
신명나게 비평을 한 자신을 생각하자, 아득해 지는 전신줄을 간신히 붙잡을 뿐 말을 잇지 못하는 정수였다.
중년의 남성은 그저 미소를 보인 체 방을 나가서는 정수에게 대접할 차를 가져왔다.
정수는 아까보다 예의 바르게 또 죄스러운 마냥 무릎을 꿇고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는 그런 정수 맞은편에 앉아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 자네 말대로 내가 그 글을 쓴 장본인이라 칠세, 그래서 이렇게 태도를 바꾸는 건가?”
“그건...,”
“난 말일세, 어느새 내 글이 명성에 가려진 게 아닌가 싶었네.
그러다 자네 글을 보게 되었지. 그리고 거기에 글을 쓴 걸세, 그리고 그 밑에 내 글에 대해 좋은 호평도 그리고 비평도 좋았네 마치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말일세“

그는 차를 한잔 마시더니 정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금 옅은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자넨 방금 나의 글을 모욕한 게 아니야, 그저 순수한 감상평을 한걸세.
정말, 정말로 기분이 좋았네! 사죄하지 말게, 그게 더 불쾌하네.“
“선생님!”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수는 그의 말에 얼굴을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의 눈엔 생기가 가득했다.
물론 그가 자신이라는 꽃이 흐드러질 날을 알았을 때에도 절망하지 않았지만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생기였다.
그것은 열정이었으며 갈망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건 같은 글을 쓰는 정수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정수는 이내 자신이 얼마나 그에게 결례를 한 것인지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고,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 선생님. 앞으로도 계속 써주십시오. 얼마든지 비평이든 호평이든 해드리겠습니다!”
“하하. 그래야 자네지! 암 그렇고말고!”

중년의 사내는 진심으로 기쁜 듯 호탕하게 웃었고, 정수도 따라 웃으며 차를 들다 문득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 그런데 선생님, 이게 제 글인지 어떻게 아셨습니까?”
“이 작성자라고 되어있는 것 자네 본명이잖은가?”
그는 프린트 된 페이지 중 작성자라 되어있는 란을 가리켰고
정수는 “아” 하고 단말마를 외쳤다.
정수라는 이름은 그의 필명에 불가 했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의 본명을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일부러 자신의 본명으로 올린 게 자신의 스승님이 알아 볼 수 있는 게시 글이 될 줄이야.
그 사실을 깨닫고 나자 정수는 더욱 웃음이 나왔다.

“앞으로도 더 좋은 문장들을 던져주게 인석군”
“네..선생님!”
“아, 그리고 오늘의 문장은 이미 말로도 표현했네. 비밀이야 라고”
“참 선생님도 짓궂으십니다. 제대로 글을 쓰셔야지요.”
“이 사람 보게나, 자네가 돌아간 뒤에 확실히 쓰겠네!”

중년의 사내와 정수는 서로를 보더니 또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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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족한 글 올려놓고 갑니다 :)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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