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54
2014-01-23 11:50:18
3
본문과 그리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밀리터리 쪽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공병느님에 대한 수많은 전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저 우람한 견인포를 방열하는데 땅이 거칠기가 돌이 발에 채일 정도라 포병이 삽을 꽂다 돌에 맞아 튕겨나가기가 일쑤요, 날씨는 오라지게 추운데다 바닥에 습기가 그득하니 돌 없는 땅은 언 땅이더라. 그리 얼고 돌 많은 땅에 삽을 꽂다 삽자루가 부러지니 포병이 '아이고데이고 나라에서 친히 내려주신 삽을 분질러먹었으니 난 이제 행보관님께 죽은 목숨이고 방열을 위해 땅을 평탄화시켜야하거늘 그러질 못하니 나는 곧 선임들과 중대장님께 죽은 목숨이로구나 아이고 데이고'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더라. 이 때 지나가던 한 공병이 서럽게 우는 포병을 보더니 '아이고 참으로 사정이 딱하도다'를 읊조리더니 어느 새 뿅하고 사라지더만 거대하고 우↗람한 굴-삭긔를 몰고 왔더라. 크고 아름다운 굴삭기가 슉슉 몇번을 하니 얼은 땅이 갈라지고 박힌 돌이 제발로 기어나왔으며 샥샥 몇번을 하니 거칠은 피부같던 땅바닥이 곱디고운 새색시 뺨이 되더라. 그렇게 포병은 방열하기 좋은 평탄한 땅을 얻게 되고, 저 멀리 굴삭기 떠나가는 방향으로 크게 절을 했다 카더라.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