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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 22: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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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마약성 진통제 때문에 늘 몽롱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 했음.
암 때문에 먹지도 못하고 수액만 맞고 있는게 너무 마음 아파서
죽 한통을 사 갖더니 정말 맛있게 드셨음.
절반은 남겨서 냉장고에 놔뒀었는데,
다음날 죽 남은 거 어딨냐고 해서 데워다 드렸더니
그것도 맛있게 잘 드셨음.
그게 마지막 식사였음.
이튿날 심정지가 왔는데, CPR로 겨우 살렸음.
중환자실에 있다가 겨우 안정이 돼서 일반 병실로 옮긴 거 보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음.
그날밤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음.
"교회 속회 모임을 우리집에서 하기로 했는데
엄마가 병원에 있어서 못 가니 어떡하면 좋겠냐"며...
내가 알아서 목사님 모시고 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더니
"그래 고맙다. 네가 최고다. 너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니? 부탁할게"하고 끊었음.
그리고 다음날 돌아가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