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94
2020-04-04 11:09:00
11
죄수들 데리고 온 것도 아니고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 구출해 왔으니
당연히 불편하지 않게 해드려야죠.
그런데요...
한두 명이 아니라 300명이 넘어요.
격리시설에 계시는 공부원분들,
기본적인 방역 업무와 관리 업무에다
끼니마다 도시락 챙기기도 버거울 거예요.
그런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요구를 할 게 아니라 부탁을 하는 게 맞겠죠.
민원내용 대부분이 가능한지를 묻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해달라는 거잖아요.
게다가 ‘반찬이 한가지’, ‘배고픕니다’ 처럼
쓰지 않아도 될 사족을 굳이 써가면서
공무원분들 마음 불편하게 한 의도가 뭘까요?
‘지역 경제 활성화’ 같은 핑계를 자꾸 쓰는 건
자기도 이게 무리하고 뻔뻔한 요구란 걸 아는 거예요.
“저희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께 이런 부탁 드려서 정말 죄송한데,
어쩔 수 없는 인간인지라 염치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몇가지 부탁 좀 드릴까 합니다”
“제가 먹는 양이 좀 많아서 그런데, 혹시 밥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추가비용이 필요하면 격리해제 후에 제가 지불하겠습니다”
“혹시 보관이 간편하고 구매하기 쉬운
밑반찬류를 따로 구매해서 미리 나눠주시면 안 될까요?
구매비용은 격리해제 후에 저희가 지불하겠습니다”
“흡연자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끊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혹시 그런분들께 니코틴 패치를 구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비용은 수요자 부담 원칙으로 하구요”
제 개인적인 기준으론 이정도로만 써도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