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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9 12: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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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에 나온 문구,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는
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요.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시골에 장가 못 가는 노총각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처음에 한 일은, 도시처녀들과 시골 노총각 맺어주기 사업이었어요.
도시처녀들이라고는 해도
대부분 시골에서 올라와 공단지역에서 일하는
일명 ‘공순이’들이었어요.
그분들 더러 다시 시골 가서 농사 지으라는데
얼씨구 좋다 하면서 가겠어요?
거의 성과를 보지 못하고 실패합니다.
그래서 나온게 국제결혼이에요.
특히 같은 유교문화권인 베트남,
그중에서도 북부지역 여성들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인내하는
우리 어머니들과 비슷한 성향으로 인해
국제결혼 상대로 아주 좋은 조건이었죠.
그런데, 이게 돈이 된다는 게 알려지자
심각한 부작용이 생깁니다.
조폭이나 사기꾼들이 끼어들게 된 거죠.
어차피 이 사업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니까
그야말로 개나소나 다 덤벼듭니다.
거기에 베트남 조폭들까지 끼어드니까
아주 아사리판이 벌어진 거죠.
초창기 베트남 여성들이 자신의 가족을 위해
돈을 받고 팔려오는 희생을 한 거라면
나중에는 돈을 노리고 스스로 사기판에 가담한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여성들은 한국에 들어온 뒤 3개월만 버티다가
돈만 받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때, 아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고
그로 인해 오늘날까지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편견이 생기게 됐습니다.
또 한가지... 그 이후 남편에게 신원보증서라는
아주 막강한 권한이 생깁니다.
이 제도는 2011년 12월에 폐지됐지만
한국물정에 어두운 이주 여성들을 상대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절대 그냥 웃어 넘길 수 없는 뼈아픈 부끄러운 문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