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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06: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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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빗소리. 폭우의 밤이었지만...
그 날은 비가 온지도 모른 채 지새웠다.
낡은 창문의 비명소릴 들어가며
세상에 퀭한 얼굴을 들어냈을 때
비로소 아스팔트 위에 웅덩이가 생김을
모든 이들의 마음이 젖어있음을 알았다.
나는 왜 비가 온지 몰랐을까?
싸구려 커피에 마지막 남은 설탕을 모조리 털어내어
반 잔을 들고서 앉아있다가 생각이 났다.
그 날 빗소리보다 컸던 소리가 하나있었다.
나는 이불 속에 베개를 입으로 하나하나 뜯어가며
마음을 긁어내고 있었다.
서걱이는 그 소리가 화타의 그 소리보다
관우보다 약한 나는 그저 식은땀을 쏟아내며
그렇게 마음을 긁어내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