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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4 21: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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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에게는 처음 본 순간부터 신경이 쓰였다. 어쩐지 그랬다. 패션감각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옷차림, 언제 잘랐는지 알 수도 없는 더벅머리에 유행이 한참 지난 디자인의 뿔테안경. 눈길을 끌 요소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강의실 구석에 그녀석이 앉아있을 때면 어쩐지 시선이 자꾸만 그쪽을 향하고는 했다.
대체 이유가 뭘까.. 그는 눈을 옆으로 흘깃 돌려 애게를 바라보았다. 종강파티라고 반 강제로 끌려온 녀석은 소주 두 잔에 벌써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술기운에 열이 오르는지 셔츠는 단추가 두어개 풀려 흐트러져 있었다. 희고 고운 목덜미까지 붉게 달아올라 있다.
아,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열이 오르는 기분이다. 패게는 손부채질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야, 애게. 그렇게 가면 가다가 얼어 죽을 것 같은데. 목도리는 안 하고 온거야?"
"어? 응."
애게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았다. 액정에는 마도갓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시계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전 12시 30분.. 아, 막차 끊겼겠다. 심지어 경계의 저편도 못 봤어. 역시 이런 자리에는 오는 게 아니었는데... 차마 입 밖으로 내지는 못 하고 속으로민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그의 앞에 그림자가 졌다. 패게다. 목덜미에 따듯한 것이 닿았다.
"...나, 나닛?"
"자, 내걸 빌려줄게. 그러다 감기걸려요."
....쓰기 전까지는 참 재밌겠다 싶었는데 쓰고나서 보니 별로네요. 역시 필력이 딸려서 그런가...ㅎ..ㅎㅎ.....ㅎ...ㅠㅠㅠㅠ(손목을 자르며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