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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9 01: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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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낚시 좀 다니던 시절엔 인천 살면서 대구에 낚시 다니느라 대구에 있는 낚시점에 짐 맡겨놓고 KTX타고 내려가곤 했었습니다
그때 비밀터라고 추천 받은 소류지 제방에서 낚시했는데 제방은 경사가 가파른 시멘트 구조물이었고,
붕어낚시는 90%가 밤낚시라 해 질때까진 기대감만 부풀었었는데,
문제는 해 진 뒤엔 갑자기 이 소류지에 나 혼자 있다/제방 가파르고 수심도 깊다...
이런 사실을 다시금 인식하면서 한 번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까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게다가 결정타가 앞에 산이 보이는데, 산 중간에 밝지는 않지만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주황색 불빛...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께선 아시겠지만, 예전에 상가집에 거는 등 불빛..같은 주황색이었습니다
거기 아무 구조물 없는 숲인데...그걸 보고나니까 무서워서 낚시텐트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렇게 밤 새 소변까지 참아가며 졸다깨다 반복하다 새벽에 날 밝아오는데 천만대군의 지원을 받는 기분;;;
제방 위로 올라가서 시원~하게 물 버리고 후련하고 피곤한 몸으로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데
아무리 피곤해도 발이 헛딛거나 걸림도 없이 붕 떠서 시멘트바닥에 헤딩을 했습니다
경사가 있어서 진짜 높은데서 떨어졌고, 다행스럽게(?) 이마로 떨어져서 뇌진탕은 없었지만
순간적으로 섬광탄이라도 맞은것 처럼 몇 초동안 하얗게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는게 그 순간에 정말 바로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내는듯한
젊은 여자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진짜 심하게 웃었음...너무 웃기다 보면 웃는 중간에 돼지 울음소리 흉내내듯이 코로 크릉~ 크릉~
들이마시는 소리나는 경우가 있는데 진짜 그렇게 웃길래 옆에 정말 귀신이 아니고 개념없는 여자가 있나...생각까지 들었죠
근데 아무도 없었고, 무서움 90% 쪽팔림 10%(그 상황에 쪽팔림이 가능하다는게 놀라웠음;;)에 얼른 장비 걷어서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물 속에 안 데려간걸 고마워해야하지 싶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