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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6 17: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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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북부지방에서 유독 인구수 대비 독립투사가 많았던 이유는 유학이 뿌리 깊게 퍼져 있었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원도 많았고, 유생들도 많았죠. 유학의 기본인 충성 충(忠)과 효도 효(孝)를 몸소 실천하던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내 나라가 일본에 강탈되고, 황제가 독살당하고, 그런 일들을 좌시하고 있을 수 없었던 지식인들이 그 곳에 많았기 때문이지요.
세상은 변해서 이제 더 이상 충(忠)의 대상이 나랏님이 아닌 우리 자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경북 북부지방은 유학의 영향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조상님들이 그러하셨듯, 우리도 배웠던 것들을 실천하는 그런 후손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몸은 여전히 고향에서 멀지만, 마음만은 늘 친일세력을 옹호하시는 고향 어르신들이 마음아팠고, 어린 후배들이 그대로 그 길을 답습할까 무서웠습니다.
길원여고 후배님, 저는 비록 안동여고 졸업생이지만 안동의 분위기를 잘 아는지라 용기내어 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안동 시내 중앙로에서 있었던 미선 효순양 추모 촛불집회에서 교복을 입고 시민발언대에 서서
어른들께 '선거날 놀러 가지 말고 제발 우리를 위해 한 표 행사해 달라' 호소했던 여고생이었습니다.
어떤 이가 제대로 된 후보인지 우리 학생들은 알아도 유권자가 아니라 한 표를 행사할 수 없다 울부짖었던 그 때도 지금도 암담하지만
그래도 거대한 역사의 트랙은 점차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후배님들과 저와 제 세대, 저의 선배 세대의 용기와 노력이 우리 후손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