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섯명의 사람들이 버스에 탔다. 반쯤 포기한 목소리로 뒷자석에 탄 아주머니께 여쭤보았다. 혹시 부안 주민이십니까? 그러자 기사님이 내 말의 뒤를 이어 아주머니께 물었다. 부안에 24시간 하는 찜질방이 있지 않아요? 있지요. 부안 가는 길목에 외곽쪽에 하나. 그래그래. 저도 그거 봤다니께. 근데 그게 진짜로 24시간 하는거 맞아요? 그렇죠.
개암죽염힐링은 블로그리뷰등에는 나왔지만 전화번호는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블로그등지에서도 상호가 통일이 되지 않았다.
꼼짝없이 군산으로 가겠구나. 싶었다. 기사님은 부안에 살고 있었지만, 찜질방은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하셨다. 우리같은 시골에 뭐하러 찜질방을 가. 기사님 목소리는 큰삼촌을 닮아 있었다. 나도 여행을 좀 해봤어야 하는디, 허구한날 돈벌기 바빠가지고...하면서 말끝을 흐리셨다. 그리고 경유하는 정거장에서 버스를 세웠다.
해수찜사우나 여사님께 말했다. 여사님. 여사님이 전국일주를 하는 가난한 학생이에요. 그리고 막 지금 부안가는 버스를 탔어요. 그런데 찜질방이 없대요. 그럼 어떡하시겠어요? 여사님은 예상외로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는게 아니라, 마치 진짜로 자기가 그 상황이 된 듯 안절부절 못하면서 어쩔줄 몰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