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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2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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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하나의 ‘정무적 실책’이라는 작은 불씨가, 그러나 무책임과 안이한 사태판단, 아집과 독선이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산불처럼 번져, 불과 3주 만에 700 명의 탈당자가 속출하고,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정의당을 아끼는 다수의 평범한 당원들이 보내는 다급한 SOS 신호입니다.
정의당을 지지해달라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건 고사하고, ‘정의당이라는 세 글자’를 꺼내기도 쉽지 않아진 분위기를 온/오프라인에서 체감하는 당원들이 요구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 당원들이 지금 당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흩어진 지지자들을 다시 설득하고 불러 모으고, 당에 대한 오해와 외면을 풀어나갈 ‘필수조건’을 마련해 달라는 것입니다.
제발 주위의 사람들에게 말 한마디 해명 하나 건넬 기회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뭔가 신호를 보내달라고.
그것이 여러 당원들이 요구하는 ‘선긋기’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그것이 수사적으로 현란하나, 전혀 아무런 실질적 대안은 없는 앙상한 원칙론이나 편벽한 이념, 정치적 결벽증 등에 가로막혀 좌절된다면, 당에 대한 다수 당원들의 신뢰는 회복되기 곤란할 것입니다.
이는 '젠더 TF' 혹은 어떤 ‘젠더문제 논의’에 앞서,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선결되어야 할 조치입니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로도 혐오적 행동은 옹호할 수 없다’는 “선긋기”는, ‘젠더문제에 대한 논의’로 가부가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 평행선을 달릴 뿐인 날선 분란을 넘어 ‘정의당의 젠더정치’를 제대로 논의하기 위한 당에 대한 당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행조건’임을 당 지도부는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