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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23: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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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일부의 사람들이 그것도 당무를 맡은 이로서, 자신의 주관에만 치우친 독단과 독선으로, 당의 기율을 무시하고 당의 기구를 맡은 자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함으로서 당의 이익과 결속에 치명상을 입힌 사건을 우리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바로 민주노동당 분열의 서막이 된 “일심회 사건” 말입니다.
물론 ‘간첩사건’으로 비화된 사건과, ‘어긋난 논평’은 사건 자체의 수준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허나, 간첩사건에 휘말린 것도 아니고, 결국 ‘어긋난 논평’ 하나에 불과한 것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이상, 당에 대한 실망감이라는 문제에선 도리어 실망감을 배가되게 할 요인입니다.
아무튼, 사건 당사자들의 편향된 대북관 그 자체도 문제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그런 행위를 낳은 ‘배경’의 하나였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주관적 소신과 신념의 배경이 언제나 ‘문제적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당시에도 민주노동당의 많은 당원들을 격앙시킨 더 큰 문제는 ‘당직자’인 이들이, 당에 보고도 없이 북한정부 관계자를 접촉하고, 그 와중에 당내 정보를 전달하고 (사실 당시 ‘간첩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가 있다면, 그건 정부나 그런 쪽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자신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당이 아닌 밤중의 홍두깨 격으로 공안사건에 휘말려 들게 만든 것에 있었습니다. 즉 당의 기율을 훼손하고 무엇보다 당무를 맡은 이로서 당에 대해, 당의 이익에 대해 무책임하게 행동한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관계자들과 관계자들을 무원칙하게 옹호하던 이들이 어떤 ‘신념의 문제’를 방패막이로 꺼내 들었을 때, ‘정파의 틀을 넘어 노동자, 서민의 대표 정당을 위해 단결하는’ 민주노동당의 결속은 결정적으로 손상받기 시작한 것 아니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