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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4 13: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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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작전병이었습니다. 포병대대 작전병이었죠.
작전병의 포지션에 따라 내용이 많이 달라지지만, 대체로 대대의 에이스(라고 쓰고 일등노예라 부르는) 인물이 되긴 합니다. 작전과장(장교), 교육장교와 일심동체로 움직이며 대대의 작전과 정보, 교육훈련 계획 및 관리, 행정지원에 총체적으로 관여하게 되지요. 일선의 부대운영은 작전과가 핵심이니까 말이죠.
영화에서 보이는 작전병은 연대급 이상의 작전병으로서 군인의 탈을 쓴 사무원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쪽은 확실히 짜임새있게 업무분임이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대대급에선 그야말로 만능이어야합니다. 작전과가 다른 참모부 업무를 최종적으로 통합하는 핵심이 되다보니, 결제 직전까지 완결성을 위해 매달려야 합니다. 즉 작전과가 터지면 해당부대 전체에 고생길이 열리게 되는 식이죠; 그래서인지 작전병은 경우에 따라서는 각 참모부 땜빵, 심지어 간부급으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행정병 야근한다는 이야기도 8할은 작전병에서 나오는 이야기이지요. 반대로 작전병이 유능하면 해당부대의 문서작성 클라스(?)가 몇단계는 상승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컴퓨터 실무나 행정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육체적으로 아주 위험하거나 고되진 않아서 관점에 따라선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참모부나 대빵으로부터 내리갈굼도 아닌 직접갈굼을 당할 수 있는 포지션인 만큼 초고위험군에 속합니다. 병사들간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은 덤.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강인한 멘탈을 갖추고 있다면 해봄직하겠지만, 그 정도만 평범한 전투병과가 몸과 마음이 편하다는데 대체적인 이견은 없습니다. 보통의 인사, 군수 등 참모부면 몰라도 작전은 글쎄요.
결론은 행정능력과 한글,ppt 작성능력을 얻고, 불면증과 편집증에 똥뱃살을 얻게되는 자리입니다. 뀔뀔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