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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6 02: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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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이 이렇게 다가온다, 시간은 너무나도 야속해서 오지마 오지말라고 애원해도, 애원을 무시하는 듯 더 빠른 속도로 무섭게 돌진한다.
이렇게 10분 쯤 앉아있자, 내옆에 앉아있던 XP가 나에게 한마디 꺼낸다. 짐작컨데 이제 간다는 마지막, 그런 인사겠지.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지만, 귀를 막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영원히 그의 목소리를 다시는 듣지 못하게 되기에 살짝 눈물을 머금고 이야기를 듣는다.
"그동안 말이야."
아니, 그런말 같은 건 별로 듣고 싶지 않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가끔은 너무 게을러서 바탕화면 정리도 전혀 안했지만, 지저분하게 폴더만 많이 만들어놨지만. 그래도, 그냥 너무 고마워."
아니 우린 언제나 함께 했어야 했어, 제발... 제발 그런 말 하지 말아줘.
"우리 울지 않기로 했잖아. 왜 울고 그래?"
쿡하고 작게 웃는 모습은 여태까지 내가 봤었던 XP의 모습 그대로다.
아마 그는 주인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하는 거겠지.
그는 나를 이렇게 안심시키려 노력하는데, 나는 눈물이나 머금다니 정말 한심해서-------
"이제 끝... 난 것 같네."
귀를 막아서라도 들어서는 안될 것 같은 말을 XP가 했다.
"어?"
엉겁결에 그런 소리가 입에서, 나온다.
나의 소리가 신호가 되었는지 XP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나 내옆이었던, 내옆이었어야 했던 XP는 마침내 끝을 고하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목이 너무나 메어 소리가 나오는지도 확실하지 않았지만 나의 입을 열어본다.
"다시, 볼 수 있을까?"
"당연하지, 언제나 기다리고 있을게. 근데 말야, 세븐이가 더 멋있고, 재미있을거야. 하하."
---- 너무나도 시원하게 XP는 이런말을 했다.
그러고는 저 흰색 문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XP를 위해 나는...
A. 잘 가.
B. 이제 바탕화면 정리 잘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