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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0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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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공.. 아직 여친의 마음을 모르시니 그당시엔 얼마나 당황스러우셨겠어요..
제가 여자로서.. 만약 글쓴분 여친이라면 이렇게 느꼈을 것 같아요.
시험치려고 자기 딴에는 노력했어요.. 그런데도 성적은 적게 나오니 스스로 한심하고 우울해요
사실은 너무 스스로가 한심해서 놀러 나가기도 싫고, 집에 틀어박혀서 헝헝허어허유ㅠ 난 멍ㅊ청이야ㅠㅠㅠ하고싶어요.
하지만 저에겐 남친이 있어요
아마 오늘 남자친구 만나니까 위로받고 싶고, 또 남자친구가 "어구 그래쪄요 우쭈쭈'해줄거라 생각해죠
여차저차 남친을 만나러 왔는데 내 얘기에 반응이 내 생각 같지 않고, 사진을 찍자네요.
전혀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고, 기쁘지도 않아서 이런 상황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지만 말로 다 표현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남친이 삐친 것 같네요. 내가 넘 우울해서 남친까지 삐치게 만들었나 싶어서 잘해볼려고 재밌는 떡밥도 몇개 던졌는데 왕 삐쳤네요.
남친이 사진찍고 싶어했으니까
오늘은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내 얼굴은 두고 남친이라도 찍어주려고 했는데
그나마도 남친이 싫다네요.
오늘 하루가 넘 거지같네요. 내가 넘 한심하고 그걸 알아주지 않는 남친한테 섭섭한 감정이 치밀어오르네요.
눈물이 오토매틱으로 툭툭 떨어지는데 남친은 민망하다며 적당히 하라네요.
기분이 개똥같은데 앞에나온 음식을 먹으래요. 지금 내 마음은 만신창이여서 식욕따위 안드로메다로 보낸지 오래예요.
지금 먹으면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게 뻔해요. 체할 게 뻔해요.
그래서 '지금 어떻게 먹어?'라고 했더니 남친은 '음식집=음식을 먹는 곳' 이꼬르 '음식집=음식 먹지 않으면 필요없는 곳'으로 데이터를 돌리고
그럼 나가자고 하네요. 목소리 톤이 매우 화나있네요. 잘해주려고 하는데 남친은 내 마음은 신경도 안쓰고 화만 내고 있어요.
밥을 개똥같이 먹고 일어났어요. 매우 짜증나네요. 아까 그냥 집 가고 싶을때 잘 말해서 들어가는게 나았던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집에 들어가야겠어요. 남친은 '음식집 이후 영화' 데이트 코스에 꽂혀서
이미 서운함+섭섭함+매우짜증남 상태인 저에게 다음은 영화 코스라며 집 코스가 아니라며 얼척이 없대요
하...
이런 감정이었을 듯.. 그때 어떤 감정이었을지 공감해주면서 글쓴분의 당황스러웠던 그 상황도 설명해주면 여친하고 잘 말씀하실 수 있으실거예요 ㅎㅎ
디씨에서 여기까지 와서 물어볼 정도로 사랑하고 계시니까요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