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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6 23: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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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로배웠어요 님의 지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속초에서 서울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버스입니다. 당시에는 동서울터미널도 없었는데요, 대신 현재의 동대문구청 위치에 동마장터미널이 현재의 동서울터미널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청량리역까지 걸어갈 수 있는 위치이긴 하지만 청량리역에서 1호선(당시는 청량리역이 1호선의 북쪽 종점)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은 서울역까지이고, 그 이후는 수원행 전철/경부선 철도입니다. 용인행이랑은 방향이 안 맞죠. 당연히 동마장터미널에서 다시 자연농원이나 용인쯤으로 가는 버스를 바로 탔을 겁니다.(당시에 삼성에서 외진 곳에 있는 용인자연농원 교통 개선을 위해 없던 영동고속도로 마성IC를 만들고 각지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많이 애를 썼습니다.) 지하철은 당시 1호선만 일부 있었고 구한말부터 운행하던 서울 시내 노면전차는 이미 다 폐선된 상태였습니다. 용인으로 가는 데 이용할 만한 철도나 기타 궤도운송수단이 하나도 없습니다.
속초에서 강릉까지 버스로 이동 후 강릉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서울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다만 지금 기준으로도 속초에서 강릉까지 버스로 이동하는데 1시간, 강릉에서 동해-도계-태백-사북-제천-원주-양평을 거쳐 청량리까지 가는데 5시간, 청량리에서 에버랜드까지 가는데 1시간 해서 7시간 걸립니다. 갈아타는 대기시간까지 하면 8시간 이상 걸려요. 10년 전만 해도 도계-태백 구간 스위치백으로 인해 거기에 1시간 더 걸렸습니다. 77년이라고 하면 열차 등급도 더 낮고 정차역은 두 배 정도 많고, 신호체계의 후진성으로 인한 연착도 흔했습니다. 속초에서 새벽에 출발해서는 절대 용인까지 못갑니다. 기차와 버스를 수 차례 갈아타고~ 는 강원도 교통상황을 하나도 모르는 기자의 과장이라고 보는 게 더 옳다고 봅니다. 강원도를 제외한 다른 지방에서는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올라오는게 더 빨랐으니까요. 하지만 경강선 KTX가 생기기 이전의 강원도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