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5
2016-08-10 16:50:11
3
농활같은 경우,
예전에(1989년~1990년대)는 학교별로, 단과대별로 늘 가는 곳에 정해놓고 가는 경우가 많았고,
학생회 농활준비위원회에서 농활가기 한두달 전부터 마을 농민회와 협의해서 농사일정을 맞춰서 갔습니다.
잠은 주로 마을회관에서 잤고, 간혹 사람이 많으면 마을회관 마당에 텐트도 몇개 치고 자고,
먹는 것도 농활참가비와 학교지원금으로 해결하고, 웬만하면 얻어먹지 않았습니다.
농활가기 전에 학교에서 미리 "농활교양"이라고 사전교육을 하고 가는데, 거기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는 얘기가
"절대 폐끼쳐서는 안된다. 주는 것까지 사양하지는 말되, 먼저 달라고 해서도 안되고, 줬으면 하는 눈치도 보여서는 안된다."
였습니다.
실제로 마을에 가서도 "뭐 필요한거 있으면 말해."란 농민분들의 말씀에도
"우리 필요한 것은 모두 준비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만, 당장은 필요한게 없네요. 혹 있으면 말씀드릴게요."
하고는, 실제 필요한게 생기면 농민분들 몰래 공판장이나 장에가서 사다 썼습니다.
그런 식으로, 절대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실제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기 때문에, 농민분들이랑 친밀해져서,
여름 방학 때 가는 농활 뿐 아니라 봄 농활, 가을 농활도 간혹 가곤 했습니다.
요즘은 안그런가보군요.
심지어 학점까지 준다니......
(그 때에는 학점은 커녕, 정부에서 농활을 방해하곤 했습니다. 운동권 학생들이 농촌에가서 농민들을 의식화 한다고.......)
어, 퇴근시간이 다되어가니 마무리가 잘 안되네요.
아뭏든, 격세지감입니다.
농활에 학점, 그리고 민폐라서 환영받지 못하는 농활,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