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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9 1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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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이라서 햇볕 잘 들고, 창문만 열면 새소리 꽃향기에,
하숙집 주인내외는 40대 중반에 친절하고, 아주머니 음식솜씨도 수준급,
하숙집 애들은 딸만 둘인데, 중딩 하나 고딩 하나. 고딩은 좀 불량스럽긴해도 딱히 내게 태클거는 건 없고,
하숙생 열두명 중에서 남자는 나와 내 옆방 남자애 둘 뿐, 나머지 열명이 여자라서
(하숙집 아줌마 30대 까지는, 남자 하숙생 들이기가 부담스러워서, 여자 하숙생만 받았고, 그게 나 들어가기 바로 전까지 이어졌었다고.)
둘 뿐인 화장실과 하나 뿐인 샤워장 쓰기가 조금 많이 불편하다는게 유일한 단점이었던,
그런데 그 단점이 좀 너무 많이 불편하고,
엄청 맛있어서 양 조절하기 힘들던 하숙집 밥상에서 최소 여자 서너명과 늘 함께 밥을 먹어야하는 것도 좀 부담스럽고,
그랬는데......
이제와서 돌아보면, 꽤 괜찮았던 하숙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