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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5 06: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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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 야당이 지리멸렬하잖아요, 요즘. 지리멸렬한 부분이 있어요. ‘당이 지리멸렬하고 당대표가 지리멸렬하니까 목소리를 낸다’라고 스스로 생각하겠지만, 자기가 그런 목소리를 냄으로써 그 지리멸렬이 강화되고 더 그런 면...본인이 그 책임이 있어요. 이 지리멸렬에...
이 거절은 불신에서 오는 거라고 봐요. 기본적으로. 어떤 불신이냐면...‘아니 왜 당 망하게 생겼는데, 내가 왜 거기 들러리 서가지고 왜 망할 책임을 내가 나눠져.’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사실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내가 같이 힘을 합쳐가지고 그 망한 상황을 역전시켜 돌파해볼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김보협> - 혁신전당대회 제안은 정치인으로서 ‘자기정치를 하겠다’, ‘앞으로 내가 좀 주도하겠다’ 이런 생각에서 나올 수 있다고 봐요, 저도. 문제는 문재인 대표 시절에 혁신위원회 제안을 1차 거부를 했잖아요. 김상곤 위원장이 들어와서 혁신안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혁신안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지만, 그 안이 집행이 되고 있다고요. 그런데 안철수 의원이 이 모든 걸 깡그리 부정을 해요. 존중하지 않아요. ‘그것으로는 부족해서 나는 더 큰 혁신을 하려고 한다. 그 방안이 전당대회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주 좋지 않다는 거죠.
<김어준> - 절차...어쨌든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라서 절차가 이루어졌어요. 절차를 밟아서 안이 만들어졌다고. 그 안을 다음 총선에 적용해야 하는데, ‘그거 다 필요없고...다 필요없고, 일단 다 나와서 다시 당대표 다시 뽑자’...
지금 이렇게 복잡한 현실정치 속에서 개인적으로 혼자 결단한 진심이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면요, 진심이 이 복잡한 생태계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받아들여지고 효과를 내는가...이게...나만 내마음만 이러면 되는 게 아니고 어떤 효과를 내는가 생각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지금 현재 안철수의 진심은 생명을 부지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찬 그 사람들이 끌어다 쓰는 레버러지예요. 그렇게 이용당하는 거예요. 본인 뜻대로 안됩니다.
<김보협> - 이것은 좀 비하인드 스토리 좀 비슷한데. 안철수 의원이 처음...당시에는 민주통합당이었나요...합칠 때, 그 당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한 뒤에 누군가한테 전화를 걸어서 ‘제가 드디어 민주당을 먹었습니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 그건 기업의 M&A로 보는 거죠.
<김어준> - 그렇죠.
<김보협> - 정당이 무엇이고, 정당의 운영원리가 어떻게 되는 것이고, 공적기관의 의사결정은 어느 정도의 존중을 받아야 되는지. 이런 데 대해서 좀 깊이 생각하는 게...깊이 고민하지 못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