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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3 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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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작년에 저도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있기에 마음이 참 착잡하네요.
제 경우엔 다른 사람을 돕거나 아이들을 돕는 건 잘 하는데 정작 제 욕심을 챙기지는 못하는 인간이다보니 임용시험에 매진하지 못하고 2년 연속 시험에 떨어지고,, 가족들은 금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고,, 뭐 그랬었어요. 그래서 사람 만나기도 무서워지고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서 나중엔 정말 내 자신을 내 방에 묶어버리게 되더라구요.
근데, 인생은 결국 혼자 사는 거더라구요. 나 자신을 누가 가장 잘 위로해 줄까요? 결국 제 자신이에요. 힘들 때 항상 힘들어 하는 내 자신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주변의 어떤 소리도 무시하고 그냥 내가 재밌고 내가 행복한 일을 다시 시작했어요. 기간제(비정규직)이지만,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니 일단 제가 행복하고, 각각의 아이들도 행복해 하고, 우리 반이 행복할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내년이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뭐 까짓거 어떻게든 되겠죠. 그리고 그 속에서 저는 마찬가지로 행복을 찾아나갈 겁니다.
지금 위치에서 누군가의 손을 너무 갈구하지는 마세요. 힘들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는 거지만, 그러다보면 혼자 일어서기 힘들어져요. 게다가 심리학이라면 일단 내가 스스로 혼자 서는 법을 잘 알아야 다른 사람의 생활이나 행동 등의 기저에 깔려있는 심리가 보이는 거기도 하니까요. 지금 그 상황에서, 그 힘든 하루하루 속에서 잘 버텨내고 있고, 이겨내고 있고, 이렇게 글을 올리는 노력도 해 나가고 있는 지금 본인의 모습부터 칭찬하고 격려하세요. 지금 잘 하고 있어요. 아픈 것들, 힘든 것들, 하루에, 한 방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풀어 나가요. 얽혀버린 실타래는 살살 풀면 풀리지만 확 잡아당기면 아예 묶여져서 풀기 더 힘들어진다는 거 아시죠? 천천히 풀어 나가세요. 그리고 사람이 앞 날을 예측하고 준비하고 대비하는 게 중요하더라도 지금 내가 불안한데, 미래의 불안꺼리까지 가져와서 더 불안해질 필요는 없죠. 미래의 일은 닥쳐올 때까지 내버려둬요. 그 걱정 지금 짊어진다고 해서 더 잘 해결 되는 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