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국민학교는 매일같이 한여름 운동장에 학생들을 오와열을 맞춰 줄세우고 어떤 율동을 할것을 강요했었는데 그것은 무척이나 불유쾌한 경험이었다. 뙤약볕 아래에서 같은 동작을 수십번이고 반복하는데 지쳤던 당시 8살이었던 본인은. 그때 율동중에 단 한번 등뒤로 박수를 치는 기존에 없는 동작을 추가하여 주변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었을 뿐인데. 그런 시간이 끝난후 나는 교실에서 담임선생놈에게 회초리를 종아리에 피멍이들도록 맞았다. 종아리가 너무 아파 울면서 집에갔고. 내 종아리를 본 부모님은 크게 놀라 다음날 구두상품권을 들고 교무실을 찾았다. 그때부터 무려 40년 가까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그때의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 언젠가 그때 담임을 만나면. 그때 그게 그렇게 맞을 일이었냐 하고 묻고 싶다. 부모님이 건네준 구두상품권은 잘 썼느냐 묻고 싶다. 그때까지 제법 외향적이고 활기찼던 나는 그날 이후로 큰 충격을 받아 내향인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선생놈의 그때 그 채벌이 내향인으로 살게 된 개기의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음을. 그 처벌이 한 아이의 인생관을 크게 뒤틀고 말았음을. 그 선생놈이 알았으면 좋겠다.